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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성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2014/07/05  10:53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성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마태오복음 10,17-22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하느님과 조선의 복음화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다. 순교하신 증조부와 조부와 아버지를 잃고, 패가망신을 당하고, 조정에서 약속한 큰 벼슬을 버리고, 깊은 학식과 덕망을 죽음으로 사장시키며, 25살의 고귀한 목숨을 버린 것이다. 이러한 희생은 오로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동포들이 그분을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안드레아 신부님의 마음은 오로지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가득 찼던 것이다. 이기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배교하고 말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기심을 줄이고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점점 키워가는 과정 끝에 이르면 사랑 그 자체가 되고 죽을 때는 하느님의 사랑과 일치하게 된다. 사랑으로 얻은 힘과 희망이 없다면, 영적 성장의 불은 꺼져 버릴 것이다. 하느님 사랑의 열기가 우리 마음의 중심에서 조금씩 연기가 나면서 타오른다. “우리 하느님은 다 태워 버리는 불이십니다.”(히브 12,29) 김대건 신부님은 하루 내내 하느님을 향한 사랑으로 불타오르는 사람이었다. 신부님은 최고의 사랑을 드러내며 목숨을 바쳤다. 이 최고의 사랑은 나약한 인간이 자기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 예수님이 특별히 허락하시는 은총에 힘입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김 신부님은 날마다 성령의 감도 깨어 응답하는 신앙생활을 충실히 했기 때문이다. 그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여 언제나 모든 것을 내 놓고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칠 마음을 가졌던 것이다.

 

성 김대건 순교자가 실천한 사랑의 신비를 십자가의 성 요한과 함께 묵상해보자(십자가의 성 요한과 함께 하는 기도). 모든 사랑은 하느님의 은총에서 온다.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면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꽃을 피운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할 때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게 된다.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이웃을 향한 우리의 사랑도 주춤하고 만다. 영혼이 사랑 안에서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 가면 이웃을 향한 자비심이 늘어간다. 우리가 많이 사랑하면 할수록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사랑하기를 더 많이 바라게 되고, 이 바람이 크면 클수록 이 목적을 위해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되고, 이에 필요한 다른 활동도 더욱 많이 하게 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기심을 채우라는 유혹 속에서 믿음의 위기를 겪고 있다. 본능과 이기심의 노예가 되면 물질 만능주의와 무신론적 가치관을 최고로 여기고 늘 편하고 풍족한 가운데 쾌락을 찾아 헤맨다. 물질적인 풍요는 슬픔과 비리와 원한과 폭력을 낳는다. 이기주의자는 타인의 이기주의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과 공권력을 휘두르는 자들과 언론인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더라도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가장 현명한 생활원칙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것 같다. 그 결과 304명이나 되는 고귀한 생명들이 차디찬 바다 속에 빠져 죽는 것을 보고도 발만 동동 구르고 한 사람도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김대건 신부님의 영웅적인 삶을 생각하지 않고 일상의 분주함에 휘말리는 자는 이기심과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다. 이기심을 죽이는 일이 곧 순교의 본질이다. 신부님을 본받는 삶이 곧 온 가족, 온 공동체, 온 사회, 진 인류가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이다. 모든 기쁨과 행복은 이타주의에서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자기 말을 하기보다 이웃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남에게 순서나 길을 양보하고, 쓰레기를 먼저 줍고, 먼저 용서를 빌고, 먼저 고맙다고 인사하고, 먼저 칭찬한다. 이처럼 이타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는 늘 웃음과 기쁨의 환성이 울려 나온다. 이와 반대로, 이기심은 사랑할 힘을 잃어버린 상태요 통곡소리와 미움과 폭력과 죽음을 불러온다. 모든 불행은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나의 보살핌과 주의를 끌게 되는 사람은 누구인지 살펴보고 어떤 방법으로 이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그럴 때 혹 망설인 적은 없었는가? 그렇다면 왜 망설였는지를 생각해 보고 이런 망설임을 극복할 수 있는 은총을 하느님께 간청하자. 병든 이를 돌볼 기회가 주어졌거나 어떤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가? 이러한 경험들로 내가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나는 더욱 연민이 많은 사람이 되었는가? 도움이 필요한 처지에 놓여 있는 가족, 친구, 이웃, 원수, 그밖에도 평소에 잘 아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이들 가운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우리는 복음을 선포하면서 거절당하거나 욕을 먹기도 한다.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가 되어 하느님의 왕국에서 영원히 행복의 극치 속에서 살기를 바라면 이러한 고통을 피할 궁리를 하지 말고 과감하게 당신을 온 세상의 구세주로 증언하라고 하신다. 영생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김대건 신부님처럼 예수님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사랑은 사람을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는 힘이다. 사랑 없이 사는 것은 정말로 사는 것이 아니다(Moliere). 사랑을 거절하는 자는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자이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가 6,36)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7.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문 번역, 해설?

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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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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