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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가장 가깝기도 하고 제일 멀기도 하다(연중 제26주일)
   2014/09/27  10:21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가장 가깝기도 하고 제일 멀기도 하다

(연중 제26주일)

마태오복음 21,28-32)

 

하느님의 신비, 사랑, 진리, 인격의 존엄성과 같은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마음으로 보아야만 제대로 본다. 마음으로 본다 함은 믿음의 눈으로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분의 신비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하느님을 알기 위해 마음을 많이 쓸수록 그분의 사랑과 심오한 신비를 더욱더 깊이 깨닫고 그분을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처럼 마음으로 하느님을 날마다 새롭게 체험할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 이토록 아름다운 인생을 주신 그분을 더욱더 사랑하게 된다. 현세생활이나 자기중심주의에서 해방된, 깨끗한 마음이라야 사랑할 힘을 가진다(마태 5,8). 이러한 마음이 곧 예수님의 마음이요 하느님의 왕국에서 살 자질이라 하겠다.

 

마음의 문을 항상 열어두는 사람은 하느님을 자기의 한정된 인생체험이나 지식체계나 사고방식에 가두지 않는다. 그래야 사람의 지능과 힘을 한없이 초월해 계시는 그분의 신비를 거듭 새롭게 배우고 그분을 체험할 수 있다. 하느님은 인간의 얄팍한 지력을 무한히 능가하고, 그분의 신비를 인간의 좁은 마음속에는 담을 수 없는 영원하고 무한한 분이심을 잊지 말자. 하느님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느 한 순간이라도 만족해버리면 그분은 나를 떠나가 버리신다. 제사장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그러한 사고방식 때문에 하느님을 모르면서도 그 누구보다 그분을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느님이 율법을 통해 당신의 모든 뜻을 밝히셨다고 여기고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새로운 계시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하느님은 율법에 갇힌, 살아 계시지 않고 경직된 신일뿐이다. 우리도 유다인 지도자들처럼 옛날에 배운 교리지식으로만 하느님을 안다고 자부한다면 그분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신앙인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만남과 사건 가운데서 하느님의 새로운 뜻을 찾으려고 애를 써야 날마다 그분의 왕국을 체험할 수 있다.

 

하느님과 그리스도에 대해 정확하고 폭넓게 터득해 머릿속에 담은 지식을 마음속으로 옮겨 소화시키면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닮는다. 머릿속에 든 지식이 곧장 가슴으로 들어와야 한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거리가 40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을 만큼 아주 가깝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거리가 가장 멀다고 한다. 머릿속의 앎이 가슴까지 오는데 몇 달이나 몇 십 년이나 평생이 걸리기도 한단다. 이 거리가 짧아야 이웃의 마음을 읽고 온 마음으로 그를 사랑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된다. 친구를 마음으로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그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로는 그를 이해하고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의 전인적인 실존과 그의 전인적인 실존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병통치약이 되는 사람이 참우정을 안다. 이러한 친구가 하느님의 참 모습이요2예수 그리스도다. 주님의 부르심이나 친구의 요구에 늘 타산 없는 순수한 마음을 주려고 애쓰자.

 

내 입에서 아니오가 아니라 ’가 자주 나오면

주 하느님이 그 가운데 현존하시고

이 세상이 밝아진다.

 

 

 

 

 

잘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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