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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목적은 영광을 입으신 하느님처럼 되는 것이다(사순 제2주일)
   2015/02/28  10:25

우리의 목적은 영광을 입으신 하느님처럼 되는 것이다.

(사순 제2주일)

 

마르코복음 9,2-10

 

공자는 인물이 잘 생기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여자가 이렇게 묘사했다.

 

입술이 바짝 마르고 이빨이 톡 튀어나온 게 칠일 동안 굶은 상인데, 귀가 얼굴색보다 흰 걸 보니 문장만은 천하에 알려질 만 하겠군.”

 

세계를 움직였던 지도자들 중 많은 이들이 병에 시달렸다. 쥴리어스 시저는 간질병환자였고,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위궤양을 앓았단다. 사마천은 거세형을 받고 그 인생패배의 쓰라림에서 사기史記라는 거작을 남겼다. 손자孫子는 발을 잘리는 형을 받고도 그 유명한 병법兵法을 썼다. 한비자는 유배의 고통 속에서 한비자韓非子라는 작품을 남겼다. 나폴레옹도 간질병환자였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스키도 극심한 가난 속에서 간질 발작을 하면서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들을 써냈다. 세계 연맹을 조직했던 토마스 윌슨은 뇌출혈로 몇 번이나 졸도했던 인물이었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절고 시력도 아주 나쁜데다가 천식까지 앓아서 앞에 있는 촛불을 끌 힘도 없었던 테오도르 루즈벨트는 미국역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절인 대 공황 때 미국을 구한 대통령이 되고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에디슨은 젊은 날에 청각장애자가 되었지만,

 

내가 귀머거리가 됨으로 감사한 것은 연구에 몰두할 때 잡음이 들리지 않아서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드와잇 아이젠하워는 육군 사관학교를 꼴등으로 졸업하고 심장병 때문에 육군 원수시절에 열네 번이나 쓰러졌지만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졸업식 때 교장선생님이 청년 아이젠하워의 손을 잡고

그대는 꼴등을 해주어서 다른 학생들에게 큰 역할을 해주었다. 그대는 꼴등을 한 게 영광이다.”라고 말했단다.

윈스턴 처칠도 그 주치의가 그에게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을 숨겨 영국에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안겨다 주게 했다. 프랑스의 영웅 드골도 당뇨병과 백내장 때문에 일생 고생했다. 이집트의 카말 나세르 대통령도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았다. ‘빙점이라는 작품을 쓴 일본인 미우라 아야꼬는 십일 년 동안 척추 카리에스에 걸려 병석에 누웠으나 그 절망 속에서 일어나 일본 최대의 문인이 되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어찌 보면 나무토막 같은 헬렌 켈러는 엄청난 불행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들을 위해 훌륭한 자선 사업가, 20세기 가장 위대한 인물 백 명 중 하나가 되었다.

고독은 모든 뛰어난 인물의 운명이요,”(쇼펜하우어) 위대한 지각과 깊은 심정을 가진 사람에게 고통과 고뇌는 필연적인 것이다(도스토예스키).

고난과 슬픔에서 위대하고 훌륭한 삶이 만들어진다.

사람은 사랑과 고통에 힘입어서만 변화된다.”(F. 베이컨)

이처럼 고통 속에 기쁨과 구원이 있다. 따라서 크거나 작은 고난을 불행으로 여기지 말고 위대한 인생을 만들어주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여겨야 하겠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감추어져 있던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미리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에게 잠깐 보여주셨다. 예수님은 이러한 변모로써 신앙생활의 목적이 당신의 영광에 참여하여 당신처럼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임을 가르쳐주신다. 이 변모는 우리에게 하느님과 예수님과 얼굴을 맞대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 희망을 일깨워준다. 그러기 위해 예수님처럼 고난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예수님을 닮으려고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을 지키는 데 따라오는 모든 고통을 달게 받으려 하는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희생하는 고통을 당해야 한다. 고통 없는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예수님이 십자가 죽음을 통해 부활생명을 누리시듯, 죽음은 사람이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밟아야 하는 길이다. 영광의 길은 십자가를 전제한다. 고통 없는 명예 없고, 가시 없는 왕좌 없다.

바오로 사도는 날마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비신자들과 신자들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려고 바늘로 살을 콕콕 찌르는 고통을 겪고 구타와 고문과 투옥과 참수를 당했다. 그 결과 전 인류를 위한 구원공동체인 천주교의 토대를 만들었다. 수많은 성인성녀들도 바오로 사도의 뒤를 따라 그리스도의 고난과 영광에 참여하고 있다. 16세의 나이로 진사시進士試에 장원급제하여 정조 임금에게 출세를 약속 받았던 황사영은 백서 사건 때문에 능지처참되었다. 죄인을 나무에 매달아놓고 속살이 보일 때까지 회칼로 살점을 조각조각 뜯어내는 형벌인데, 전문가는 4,700조각이나 되는 살점을 뜯어낸다고 한다. 그러나 순교자 황사영은 예수님을 닮아 영원히 영광스러운 존재가 되어 행복의 극치를 누리고 있다.

하느님, 당신과 이웃을 위해 고통을 받게 해주시든지 아니면 저를 빨리 당신 품속으로 데려가시든지, 이 둘 중 하나만 허락해주소서.”(아빌라의 대 데레사)

신앙생활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함임을 인정하는가? 신앙생활의 궁극적 목표가 더 많은 인내심과 연민을 가진 인간, 결국에는 제2 그리스도가 되는 것임을 알고 그렇게 살고 있는가? 행복은 그리스도처럼 타인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 것인 반면, 불행은 자기만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 것임을 인정하는가?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인가? 남의 장점을 존중해 주고 남의 기쁨을 자기의 것인 양 기뻐하는 자이다.”(괴테)

지금 하느님의 구원사업과 이웃을 건설하기 위해 고난을 겪으며 행복을 체험하는 사람이 영광스럽게 변모하신 예수님을 닮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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