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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아픔을 자기 아픔보다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이다(예수 부활 대축일)
   2015/04/04  10:31

부활하는 사람은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보다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이다(예수 부활 대축일)

 

요한복음 20,1-9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진 것을 보고 무덤 안을 들여다보지는 않고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달려가서 보고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2)

 

당시 무덤을 도굴한 사례가 많았다.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증거가 아니라 마리아 막달레나가 시신을 도둑맞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익명인 다른 제자와 함께 마리아 막달레나의 보고를 듣고 걱정하며 무덤으로 달려왔다. 이 제자는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 먼저 무덤에 다다랐는데, 예수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드로보다 더 빨리 무덤에 다다랐다. 위 제자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 그분과 가장 친밀한 사이였기 때문에 그분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음을 제일 먼저 믿고 따를 수 있었다. 또 베드로와는 달리, 그는 예수님이 부활하여 물고기를 기적적으로 많이 잡게 하신 것을 보고 호숫가에 계시는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심을 알아 뵈었다(요한 21,7).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의 성격, 가치관, 사고방식, 사상이 무엇인지 알고 그의 독자성이나 개성이나 특성을 인정하고 그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와는 다른 상대방의 성격, 가치관, 사고방식,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를 제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느님도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있는 그대로 완전히 다 알고 계신다(1코린 13,12).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해야 그분을 부분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그분이 채찍질과 고문을 당하실 때 고통의 강도와 인격적인 모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분이 십자가 위에서 과다출혈과 호흡장애와 내분비 결여로 말미암은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과 인류를 향한 치열한 사랑으로 가득 하신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버리고 예수님의 입장에 서야 그분의 헌신적인 사랑이 나에게 무슨 뜻이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이와 달리,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분의 고난은 나와 무관한 것에 지나지 않고, 강 건너 불 구경하 듯 할 따름이다. 예수님을 그리워하고 애정을 느끼며 사랑해야 예수님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는 법이다. 성령의 힘으로 사랑의 불꽃이 우리 마음속에 활활 타올라야 하느님의 목소리가 우리 마음속으로 파고들고 예수님 부활 신비를 깨달 수 있다.

 

가장 깊은 진리는 가장 깊은 사랑에 의해서만 열린다.”(H. 하이네)

 

알뜰히 사랑을 바쳤음에도 자신의 비밀을 드러내 주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G. 와싱턴 카버)

 

내가 모든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L. 톨스토이)

 

익명인 그 다른 제자도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 예수님과 맺은 친밀한 관계에 힘입어 그분의 신비를 부분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자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빈 무덤만 보고도 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자기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이 죽음의 사슬에 매이지 않고 자기를 만나러 오실 것을 굳게 믿은 이상적인 신앙인이다. 한없는 사랑은 한없는 생명을 창조한다. 이기심이라곤 하나도 없으신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완전한 사랑을 베푸셨다. 이미 십자가 위에서 부활하셨던 것이다. “예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사랑은 모든 삶과 운동의 원동력이다. 우리는 예수님이 사랑하신 그 다른 제자처럼,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드러난 예수님의 사랑에서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났다.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순간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행복이 우리 마음속에 깃든다.

 

타인의 아픔이 내 아픔보다 더 크게 느껴지고,

그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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