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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을 닮아 예뻐진 오드리 헵번(부활 제4주일)
   2015/04/25  9:45

예수님을 닮아 예쁘진 오드리 헵번

(부활 제4주일)

 

요한복음 10,11-18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1929541993120)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의 은행가와 네덜란드의 남작 부인의 딸로 태어났다. 헵번이 열 살이 되었을 때 부모가 이혼했다. 아버지는 나치 추종자가 되어 가정을 버리고 가버렸다. 헵번은 어머니와 함께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굶주림과 병고 들 고생을 무지하게 하며 자랐다. 그는 데뷔작 로마의 휴일(1953)로 일약 은막의 여왕으로 등극하고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을 통해 유명해졌다. 28편이나 되는 영화에 출연하고 15개나 되는 각종 상을 받았다.

 

어렸을 때 식량난과 건강이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한 헵번은 말년에 대장암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보살폈다. 굶주림과 질병으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비참한 상황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죽어가는 아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도와주러 다닌 곳은 아프리카 전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들 쉰 여 곳이 넘었다. 병에 걸린 아이들을 스스럼없이 만지고 고통 앞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각국에서 구호물자와 기부금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백만 명을 구하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기회입니다.”

 

오드리 헵번은 1992년 소말리아를 방문했을 때 마을 공터 구석에 놓여 있는 수많은 자루꾸러미를 보았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원주민에게 저게 뭐지요?” 웃으며 물었다. 그는 대답을 듣고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아이들의 시체였던 것이다. 헵번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두 손을 모아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 헵번은 그때부터 소말리아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언론을 향해 소말리아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구호의 손길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소말리아 방문으로 건강이 악화되었다. 사실 헵번은 소말리아를 방문하기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의 건강 때문에 소말리아 방문이 취소되는 것이 두려워 아무한테도 이야기 하지 않았단다. 그는 아랫배에 강한 통증을 느낄 때마다 진통제를 맞으며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대장암 말기였다. 유명한 의사들이 앞 다투어 그녀를 살려보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오드리 헵번은 199212월 스위스에 있는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마침 성탄절이 왔다. 그녀는 기족들을 불러 모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가 있어. 한번 들어보렴.” 그는 유언처럼 시를 읊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태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상처에서 치료받아야 하고, 낡은 것에서 새로워져야 하고, 병에서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에서 교화되어야 하고, 고통에서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여라.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오드리 헵번은 위 유언을 한 다음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1993120일 예순 셋에 하느님의 왕국으로 갔다. 오드리 헵번을 조문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새 천사를 갖게 됐다.”

 

오드리 헵번은 오늘도 청순하고 고고하고 자애가 넘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여성으로 모든 여자들에게 선망의 인물이다. 그의 아름다움은 평소 그가 말한 대로 내면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의 영혼이 반영된 내면의 모습이다.”

 

얼굴을 좋게 바꾸는 것은 심상, 마음의 생김새이다. 어진 마음은 어진 얼굴을, 사랑이 가득 찬 마음은 사랑스러운 얼굴을 만든다. 내가 무엇을 듣고 읽고 말하는가에 따라 내 얼굴 표정이 정해진다. 인품과 성품이 외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도 있다. 오드리 헵번은 남을 돕는 봉사로 말미암아 더욱더 큰 별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그의 첫째 아들 션 헵번도 가족과 함께 온라인 군중 모금으로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려고 지난 410일 우리나라에 왔다.

 

예수님은 당신 주위로 몰려오는 군중을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가엾이 여기셨다. 위험이 닥쳐도 도망가지 않고, 아무도 자기 양떼를 빼앗아갈 수 없도록 하며, 그들을 이리들의 입에서 보호하시는 착한 목자다. 예수님은 길을 잃고 상처 입으며 온 세상으로 흩어진 양들을 모으시는 착한 목자이다. 예수님은 권력을 남용하고, 양들을 훔치는 도둑들이나 양들을 흩어지도록 방치하는 삯꾼인 바리사이들과는 반대로, 양떼가 이 지상에서부터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당신 목숨을 바치시는 착한 목자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착한 목자로 믿고 따르기 전 우리는 목자 없이 고통에 시달리고 지친 양떼, 영적으로 굶주린 양떼였다. 이 세상에는 밥 한 그릇 없어 굶어 죽는 사람보다 자그마한 사랑 하나 받지 못해 죽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가장 큰 병은 결핵이나 문둥병이 아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병이다. 육체의 병은 약으로 치유할 수 있지만 고독과 절망과 좌절을 해결하는 치료제는 오로지 사랑뿐이다. 우리는 목숨을 바치시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예수님을 착한 목자로 모시는 사람은 남이 져야 하는 짐을 대신 져줄 힘을 받는다. 그것이 그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짐이 너무 무거워 짐을 벗어버리고 싶었지만 산 정상까지 참고 견디며 올라가 배낭을 열어보니 물과 음식이 가득했다. 정상정복이라는 기쁨과 아울러 풍성한 음식까지 즐기는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같다. 누구나 다 짐을 지고 가는데 끝까지 짐을 지고 가면 저 세상으로 갈 때 성취와 보람과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무거운 짐이 자기와 이웃을 살린다는 진리를 깨닫기에 이른다.

 

오드리 헵번은 말기 암에도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짐을 지고 다녀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널리 보여주었다. 그는 이 짐 때문에 성취와 보람과 행복을 누렸다. 그가 평소에 말한 대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 인생을 즐기는 것이다.”

 

이처럼 오드리 헵번은 불쌍한 이들을 도와주며 행복을 체험했기 때문에 영원히 행복해질 자질을 인정받아 하늘에서 아름다운 천사가 된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이웃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그를 위로하고 칭찬하고 도울 줄 알아야 한다. 천국은 자기가 도와준 이가 잘 되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웃는 이들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오드리 헵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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