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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를 사랑해야 본능인 이타심이 살아난다(삼위일체 대축일)
   2015/05/30  9:24

자기를 사랑해야 본능인 이타심이 살아난다

(삼위일체 대축일)

 

마태오복음 28,16-20

 

삼위일체에서 라는 말은 고대교회에서 하느님이 자립존재이심을 서술하기 위해 사용된 말이다. 성부, 성자, 성령은 시간상 선후나 신분상 높낮이가 있지 않고 각각 영원으로부터 계시고 실제로 서로 구별되는 한분 하느님이시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시간상 선후관계를 가리키지 않고 아버지께서 아들을 영원으로부터 사랑하시고, 아들이 아버지께 순종하시는 관계라는 뜻이다. 아버지는 아들이 생기는 순간부터만 아버지가 되는 이치와 비슷하다. 성부, 성자, 성령 이 세 위가 일체가 되시는 신비의 원동력은 성령의 사랑이다. 영원히 성령의 힘으로 성부는 당신을 성자께, 성자는 당신을 성부께 봉헌하시며 끊임없이 이타적인 삶을 사신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으로 흘러넘치시는 분이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에서 태어난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존재다. 그래야 참사람답게 살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동참하려는 이타적인 행위는 인간의 본능이다. 미국 듀크Duke 대학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는 이타적인 프로그램을 컴퓨터로 작동하는 경우 뇌의 작용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남을 위한 배려심도 본능이다. 아기들도 자기들이 기쁨을 누려도 친구들의 고통에 동참하거나 자기들이 싫어해도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줄줄 안다. 아기들은 이러한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 배려는 자기의 이기심을 죽이고 이웃의 이기심을 살리는 행위, 자기와는 다른 이웃을 보살피는 행위이다.

 

우리가 어떻게 이타심을 잃어버렸을까? 대부분의 환자들이 부딪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이 자신의 생애에서 어떤 결정적인 시기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거의 언제나 우리들의 부모와 우리들 사이에 생기는 긴장에 반응하는 독특한 방법이 만들어지는 어린 시절이다. 어른이 되었을 때에도 우리는 이런 반응을 되풀이하여 우리 자신을 병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의 성격이 흔히 그 병의 구체적인 특성을 결정한다.”(Bernie S. 시걸)

 

우리 부모님들이 불완전한 존재라서 우리가 충분히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와 남을 사랑할 힘을 잃어버렸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을 못하고 구원에서 멀어진다.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이 남을 미워하고 헐뜯는다는 것이다. 베르나르도 성인은 제자 에우제니오 3세 교황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누구에겐들 잘할 수 있겠습니까? ‘너 자신에게 베풀라라는 말을 잘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을 향한 신뢰나 사랑이 타인을 신뢰하거나 사랑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사랑은 이타심의 시작이다.

우리가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그들의 재능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애정결핍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우리는 치료를 받아야 사랑할 힘을 회복할 수 있다. 성호경을 그을 때마다 우리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에서 태어난 고귀한 존재임을 깨닫고 자기를 사랑할 힘을 받는다. 그러기 위해 우리 존재의 기원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타적인 사랑임을 날마다 묵상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삼위일체의 신비 속으로 스며들어가 하느님이 우리를 지어내실 때 주신 하느님의 생명과 이타심을 회복할 수 있다. 나아가서, 날마다 이타심을 발휘해야만 자기를 살릴 수 있다. 남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곧 자기의 기운을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M. 트웨인). 이와 반대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살지 않으면 처절하게 고독 속에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행복을 기원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식을 대하는 어머니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당신에게 가장 친절했던 사람을 떠올려 보라. 그리고 그 사람을 바라보는 고마운 눈길로 세상 모든 사람을 바라보라. 그러면 세상 모든 이들이 친밀하고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달라이 라마)

타인들이 모두 혹이고 장애물인 것 같지만 우리 모두는 낯선 사람들의 친절로 살아간다. 다른 사람이 만든 옷과 음식과 침대 등.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모두가 은인이다. 타인은 모두 내 삶의 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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