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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과 침묵은 행복과 불행, 생명과 죽음을 결정한다(연중 제23주일)
   2015/09/05  8:45

말과 침묵은 행복과 불행, 생명과 죽음을 결정한다

(연중 제23주일)

 

 

 

마르코복음 7,31-37

 

 



하느님은 서로 대화해야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지어내셨다. 말을 하고 서로 말을 들음으로써 상대방의 내면 안으로 들어가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게 된다. 생명과 기쁨과 행복은 하느님과 이웃과 맺는 대화관계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대화는 실망 가운데 희망을, 미움 가운데 사랑을 창조한다. 그러나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거나 내가 말할 상대방이 없으면 나는 병들고 나의 생명은 고갈되고 만다. 대부분의 질병은 대화결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열이 받쳐서 병이 난다.

 

그리스도께서는 귀가 먹고 언어장애를 겪는 이를 고쳐주셨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사람들에게 증언하라고 우리의 닫힌 귀와 입을 열어주신다. 우리는 말씀을 듣고 하느님을 창조주와 구세주로 믿고 따른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여 당신 목숨을 희생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면, 우리 마음은 그분의 사랑으로 가득 찬다.또 하느님이 오늘 이 순간까지 우리를 보살펴주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으면 우리 마음속에 감사의 정이 솟아오른다. 말씀은 우리 마음속에서 나쁜 생각과 갈등과 미움과 불의와 불신을 없애고, 착한 생각과 조화와 사랑과 정의와 믿음을 만들어낸다. 마음이 비좁은 사람은 모순과 불의를 소화시키지 못해 병들고 만다. 이처럼 하느님은 눈에 보이지 않으시지만 말씀으로 우리와 관계를 맺고 당신의 생명을 베푸신다. 예수님은 우리의 입과 귀를 열어 하느님뿐만 아니라 이웃들과도 대화할 수 있는 힘을 주신다. 이웃의 말을 듣고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그를 사랑하여 마음의 가교를 만드는 것이다.그러나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서로 대화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할 힘을 잃어버린다. 하느님이 참으로 좋으신 분임을 잊어버리고 이웃의 약점만 보게 된다. 그는 자폐증 환자와 다를 바 없다.

 

예수님은 우리의 입과 귀를 열어 적소적기에 적당한 말을 하고 듣게 해주신다.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말이나 유쾌한 말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더 낫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이가 덕이 있고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마땅히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에 말하는 이는 경박한 사람이다.

 

말해야 할 때 말하면 그 말이 옥으로 만든 패()와 같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면 그 침묵이 아득한 하늘과 같다.”(조현기 1634-1685).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이 말해야 할 때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함께 말할 만한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데도 말하면 말을 잃는다.”(공자)

 

할 말만 하고, 공연한 말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물었는데 대답하지 않는 것을 함구라 하고, 묻지 않았는데도 말을 다하는 것은 수다라 한다. 함구하면 세상과 끊어지고, 말이 많으면 자신을 잃고 만다. 이처럼 침묵만이 능사가 아니다. 바른 처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어렵다. 말하자마자 행동하는 사람, 그것이 가치있는 사람이다.그러나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잡초로 가득 찬 정원과 같다. 이처럼 말과 침묵, 이 둘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 말의 신비를 터득한 사람이라 하겠다.

 

말은 생각에서 나오고, 생각은 말로써 열매를 맺는다. 생각이 훌륭하면 말도 훌륭하고, 생각이 나쁘면 말도 나쁘다. 말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사상이다(헬렌 켈러). 말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깊은 사상이 없으면 무의미한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책을 많이 정독하고,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닫힌 입과 귀가 열려 하느님의 심오한 신비를 깨닫고 삶의 본질과 의미를 파악한다. 그러나 말씀을 듣지 않으면 무신론자가 되고 대인관계가 황폐화되며, 우리의 삶이 무의미해지고 만다.

 

말씀을 메모지에 적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이웃을 살맛나게 해준다. 이와 반대로, 말공부를 하지 않는 자는 이웃의 삶을 짜증나게 하고 무미건조하게 만들며 죽음으로 몰아간다. 예컨대 가족들의 하루 생활이 서로 잔소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가정에는 생명이 질식되어간다. 날마다 대화를 통해 화목하고 행복이 넘치는 가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끄고 묵상시간을 늘리고 책을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놀이에 빠지면 언어장애뿐 아니라 사고력 감퇴라는 병을 앓고 인간성이 황폐해지며 삶의 기쁨과 행복을 잃어버리고 이웃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웃의 말을 끝까지 들어줘라. 말을 자꾸 가로채면 돈 빼앗긴 것보다 더 기분 나쁘다.

 

불평불만을 입에서 꺼내지 말라. 불평불만은 불운의 동업자다. 남을 비판하지 말라. 남을 향해 쏘아올린 화살이 자신의 가슴에 명중된다.

 

칭찬, 감사, 사랑의 말을 많이 사용하라. 그렇게 하면 사람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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