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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백퍼센트 성공을 보장하는 투자”(연중 제28주일)
   2015/10/10  9:41

백퍼센트 성공을 보장하는 투자(연중 제28주일)

 

 

마르코복음 10,17-30

 

 

 

어느 경사가 식당에 들어가 밥을 훔쳐 먹다 붙잡힌 김 모씨를 취조했다. 김 씨의 몸은 철저하게 망가져있었다. 조 씨는 2년 전만 해도 금형공장에서 10년 착실하게 근무한 기술자였다. 회사 부도로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새 일자리를 구하러 뛰어다녔으나 이미 30대 후반인 그에게는 취업의 벽이 너무 높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친구가 급히 돈 쓸 일이 있다며 손을 내밀었다. 어릴 적 절친했던 친구의 부탁이라 거절할 수 없어 전 재산 2500만원을 빌려줬다. 곧 갚겠다고 하던 그 친구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식생활도 어려워졌다. 김 씨에게는 형이 둘 있었지만 폐를 끼칠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혈육이라도 형들은 처자식들과 무사해야 하고 자기 혼자 고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 해 11월 무작정 가방 하나 달랑 메고 거리로 나섰다. 당장 잘 곳도 먹을 곳도 없었다. 처음엔 대구역 노숙인들 틈에 끼여 지하철역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몸을 뉘었다. 너무나 배가 고프면 쓰레기통도 뒤지기도 하며 간신히 그 해 겨울을 넘겼다. 지난 4월부턴 대구시 침산동 어느 식당 기와 밑에서 자리를 잡았다. 낮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온 시내를 누비다가 밤이 되면 식당에 들어와 남은 밥과 반찬을 얻어먹었다. 얼마나 큰 행운인지, 살아 있는 입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옛 말이 떠올라 미소를 띠었다. 그러다가 이 행운이 다섯 달도 안 되어 끝나고 말았다. 지난 8월 이 식당이 문을 닫고 말았던 것이다. 김 씨는 다시 거리로 나가 쓰레기통을 뒤졌다. 이틀 만에 빵 한 조각을 먹기도 하고 사흘 동안 물만 마시기도 했다. 결국 어느 식당에서 밥을 훔쳐 먹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는 먹고 살기가 너무 어려워 차라리 감옥에 보내 달라고 경찰들에게 통사정을 했다. 그를 취조한 경사는 김 씨의 죄가 너무나 경미하여 감옥에 보낼 수도 없었다. 김 씨를 노숙자보호센터로 보낼 수 있었다. 그 경사는 김 씨 몸에 밴 때와 고약한 냄새를 씻어주고 쉼터로 보내려고 목욕탕에 데려갔다. 발가숭이가 되어 친동생인 듯 그의 때를 밀어주었다. 꼭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먹으라고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손에 꼭 쥐어줬단다. 삶이 너무 고달프면 언제든지 자기에게 전화하라고 전화번호까지 적어 주었다.

 

김 씨를 더러운 거지나 문제아로 취급하지 않고 같은 형제처럼 따뜻하게 보살핀 그 경사의 작은 이웃사랑이 감동적이다. 경찰로 근무하다 보면 김 씨 같은 사람이 하나 둘뿐이 아닐 테고 그렇게 도와주려고 하면 한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얼마 되지 않는 경찰 월급으로는 여러 불우한 이들을 돕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착한 경사는 자기 개인 돈으로 김 씨를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데도 자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주체할 수 없었다.

 

예수님은 십계명을 지킨다고 해서 영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재물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롭게 되어 당신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영생은 불우이웃을 도움으로써 하늘에 보화를 쌓는 데 있다.

 

십계명은 하느님이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인격의 존엄성을 지키고 약자를 강자의 독재와 횡포와 부정부패에서 보호하기 위해 주신 고귀한 선물이다. 그러나 영생은 오늘 복음에 나온 부자처럼 십계명을 지키는 데 있지 않다. 이 부자는 어렸을 때부터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왔으나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재물을 선용할 마음을 품지 못했다. 또한 십계명만으로 하느님의 생명을 누릴 수 있다면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와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십계명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당신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셨다(마르 10,17-21).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닮아야 그분의 부활생명을 받을 수 있다. 십계명은 우리가 예수님을 닮기 위한 보조수단일 따름이다.

 

고해성사를 받기 위한 준비로 최선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했는지 성찰하지 않고 십계명을 지켰는지만 살펴본다면 구원받기 어렵다. 죄는 계명을 어긴 것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은 것, 예수님을 닮지 않은 생각과 발언과 행동이다. 우리를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뜻에서 우리도 목숨을 바쳐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고 당신의 왕국에서 영원히 당신과 함께 살게 해주신다.

 

백퍼센트 성공을 보장하는 투자는 선행이다.”

 

선행이 내세의 복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은 각기 다른 종교나 믿음을 가지거나 가지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날마다 선을 하지 않는 사람이 죄인이다. 우리는 부모님과 수많은 이웃의 사랑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고 삶의 의미를 실현한다. 이러한 사랑의 빚을 지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숙자 김 씨를 친동생처럼 뒷바라지 해준 그 경사가 하느님께 구원을 간청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법적으로 규정된 의무나 십계명만 지키는 사람은 구원을 간청할 위치에 서지 못한 자다.

 

바실리오 성인은 나눔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너희가 먹지 않는 빵은 굶주린 이들이 빵이고, 너희 옷장에 걸어둔 입지 않는 옷은 헐벗은 사람들의 옷이다. 너희가 신지 않는 신은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의 신이고, 나희가 금고에 깊이 넣어둔 돈은 가난한 사람들의 돈이다. 너희가 실천하지 않은 자선행위는 너희가 범하게 되는 수많은 불의이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가톨릭출판사, 바오로딸, 성바오로

박영식,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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