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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주님의 공현대축일)
   2017/01/07  20:36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주님의 공현대축일)

 

마태오복음 2,1-12

 

 

 

헤밍웨이는 단편 소설 노인과 바다를 쓰서 퓰릿처 상을 받고 2년 뒤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이 작품을 200번 이상이나 되읽으며 교정을 했단다. 위대한 작품은 저자가 피눈물 나는 각고 끝에 만든 열매다.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을 뿐 예술가들이 인정하는 예술가요 시인인 서정춘도 그러하다. 시인 고은은 그를 두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서도 진국인 놈, 아무 매력도 없는데 순금 같은 놈이라고 평한 바 있다.

 

올해 75살인 서정춘이 지난 18일 그는 6년 만에 생애 다섯 번째 시집 이슬에 사무치다를 내고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시를 쓰면 고생을 많이 해. 재주가 없나봐. 일종의 결벽증 환자 같애. 병이야 병.”

 

요컨대 고쳐 쓰고 또 고쳐 쓴다는 것, 마음에 찰 때까지 시 한 편을 수십 번이고 고쳐 써야 직성이 풀린다는 얘기였다. 예컨대 그는 대표작으로 꼽히는 죽편竹篇 1-여행4년에 걸쳐 80번 가량 고쳐 썼다고 했다.

 

동방의 세 박사도 여느 위대한 인물들처럼 구도자의 자세로 살며 참진리를 찾아 헤매다가 예수 메시아의 탄생 소식을 듣고 먼길을 걸어왔다. 세 박사는 유다인들과는 달리 성경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지만 하느님이 죄와 죽음으로 일관되는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보내주시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은 이 희망은 함께 사는 유다인들에게 배웠던 것 같다. 박사들은 이 희망에 이끌려 베들레헴까지 먼 길을 와서 예수 메시아를 뵙고 조배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 세상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완성에 대한 희망을 실현하려고 베들레헴까지 왔던 것이다. 예수 메시아를 만나 이 희망을 실현했다.

 

우리도 박사들처럼 현세의 안정과 안락한 삶과 부귀영화를 얻으려고 하지 않고 끊임없이 메시아를 만나 자기의 존재이유를 실현하여 영생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고 순례의 길을 가는 나그네이다. 이러한 희망의 원천은 오로지 하느님뿐이다. 인간은 희망을 만들어낼 수 없다. 희망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영생과 영원한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하느님만이 불가능한 것을 이뤄주실 수 있는 분임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희망을 전하는 사자가 된다. 그러나 모든 희망을 하느님께 두지 않고 인간이나 피조물에 희망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토마스 아 켐피스).

 

병자가 치유되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대수술의 고통을 마다하지 않듯이, 희망은 명약 중의 명약이요 가장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다. 희망을 포기하면 약도 의사도 쓸데없고 바로 죽음의 길로 치닫는다. 영생이 있음을 믿는 사람은 현세가 영생을 얻기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라고 여기고 영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희망은 일상의 시간이 영원한 것과 속삭이는 대화이다.” (R.M. 릴케)

 

희망하는 사람은 이미 영원 속에서 산다.

 

예수님은 절망적인 죽음 속에 부활 생명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믿고 참혹한 죽음을 당하셨다. 절망에도 희망이 내포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신다.

 

나는 고통을 겪는다. 그러므로 나는 살아 있다.”(키에르케고르)

 

나라가 망해도 내가 망하지 않으면 나라도 희망이 있는 법이다. 불행 속에서 행운을, 갈등 속에서 화해를,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요 승리자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증오를 사랑으로 신속히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지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요 최상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다.

 

희망에 사는 이는 음악이 없어도 춤춘다.”

 

위대한 희망이 가라앉는 것은 해가 지는 것과 같다. 인생의 빛이 사라진 것이다(H.W. 롱펠로우).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E.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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