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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성소의 부족이나 고령화 때문에 축성생활이 위축되면 안 됩니다”
   2022/11/14  17:21


라테라노대학교 수도자 신학대학원 “클라렛티아눔(Claretianum)” 관계자들에게 연설하는 교황  (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 50주년을 맞이한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 수도자 신학대학원(“클라렛티아눔”) 공동체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패배의 영”을 멀리하고 성령을 따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가난한 이들에 대한 선택과 그들과의 연대, 국경 없는 형제애, 끊임없이 바깥으로 나가는 선교사명을 실천하라고 초대했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 50주년을 맞이한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 수도자 신학대학원 “클라렛티아눔(Claretianum)” 공동체를 11월 7일 바티칸에서 만났다. 클라렛티아눔은 성 안토니오 마리아 클라렛 주교에게서 영감을 받아 1971년 설립됐다. 교회가 시노드의 소명을 다시 발견하고 있는 이 시기에, 교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그들과의 연대, 국경 없는 형제애와 끊임없이 바깥으로 나가는 선교사명을 실천하라고 격려했다. 

 

교회의 시노드 정신에 부합하는 봉사
교황은 영적 동반, 교리적 명확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법적 조언을 통해 축성생활자 공동체를 도와주는 글라렛선교수도회 수도자들의 친밀함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오늘날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수도회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아르카디오 마리아 라라오나(Arcadio María Larraona) 추기경, 아르투로 타베라(Arturo Tabera) 추기경, 헤수스 토레스켈로(Jesús Torresquello) 신부와 같은 몇몇 인물을 언급했다. 아울러 “축성생활 신학의 이해와 발전에 효과적인 봉사”를 제공해 오고 있는 마드리드 축성생활신학대학원의 설립과 그 정신을 이어받아 설립된 필리핀 마닐라, 인도 벵갈루루, 콜롬비아 보고타, 나이지리아 아부자 등지의 고등교육기관도 언급했다. 교황은 멕시코에서 폴란드까지, 영국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추진된 수많은 시도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젊은 신학생을 양성하는 글라렛선교수도회 회원들의 소임이 교황 자신의 삶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과장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분은 여러분의 소임을 통해 축성생활에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데 매우, 매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교황은 원고를 내려놓고 지난 1994년 세계주교시노드 제9차 정기총회 당시 교부 자격으로 참가했다며 개인적인 기억을 떠올렸다. “축성생활에 관한 그 시노드에서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영향력은 긍정적이었습니다. 항상 열려 있었고, 근거 없는 두려움을 늘 해소했습니다.”

 

“교회가 시노드 소명을 더욱 강렬하게 살아내려고 하는 이 시기에, 저는 축성생활에 대한 여러분의 봉사가 성 안토니오 마리아 클라렛 주교님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시던 것을 실행하려는 열망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여러분은 사도좌, 개별 교회의 목자들, 상급 장상 연합회나 연맹과 친교를 유지해 왔을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활력과 쇄신의 봉사를 다른 카리스마를 가진 수도자, 세속 사제, 평신도 등 교회 직무자들과 다른 성소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선택, 형제애, 선교 
교황은 “축성생활은 교회와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말을 인용하며 클라렛 성인의 강조점을 떠올렸다. “수도자가 없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다음 오늘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남녀 축성생활자들에 대한 여러분의 도움은 지식인이 되기 전에 예수님께서 주님이심을 고백하는 증거자가 되게 합니다. 여러분의 신학대학의 첫 번째 봉사는 환대, 찬미, 감사의 집으로 자신을 봉헌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은사(카리스마)를 나누고 참행복의 정신과 종말론적 설교 내용을 실천하고자 하는 열망이 자라나는 터전이어야 합니다. 그 안에서 친교를 드러내야 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그들과의 연대, 국경 없는 형제애, 끊임없이 바깥으로 나가는 선교사명을 장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축성생활의 선물 그리고 교회와 세상에서의 그 사명이 더욱 높이 평가될 것입니다.”

 


교황에게 인사하는 글라렛선교수녀회 수녀

 

믿음을 한쪽에 제쳐두는 비관론을 피하십시오
교황은 오늘날 중대한 도전을 제시했다. “성소의 부족이나 고령화 때문에 축성생활이 움츠러들면 안 됩니다.” 이어 연설 원고를 내려놓고 즉흥적으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는 하나의 유혹이자 좌절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것이 우리가 마주해야 할 도전입니다.” 그런 다음 다시 원고를 들고 발언을 이어갔다. “비관론에 빠진 사람들은 믿음을 한쪽에 제쳐둡니다. 우리를 지지하시고 충실함과 결실을 맺도록 초대하시는 분은 바로 역사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 말씀 그리고 창립자들의 창의성과 역사를 통해 우리는 수도생활을 하면 할수록 더욱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수도생활은 부르심을 받은 각 사람 안에서 성령께서 행하시는 일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조직, 활동 등 외적인 일에 너무 몰두하느라 사람과 공동체에 있는 은총의 풍요로움을 놓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탁입니다. 패배의 영, 비관론의 영을 멀리하십시오. 그런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주저하지 않으시고 당신 백성들을 가까이 하십니다. ‘나는 이런 식으로 혹은 저런 식으로 합니다.’ 그렇지만, 주님이 가장 중요합니다.”

 

교황은 개인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시대에도 공동체 생활에 관심을 두라고 초대했다. 아울러 형제애와 선교의 여정에 나서면서 서로 다른 세대 간 만남의 촉진에 관심을 두라고 덧붙였다.

 

“성소의 부족이나 고령화 때문에 축성생활이 움츠러들면 안 됩니다.”

 

연구와 학문의 질에 대한 관심
교황은 교황령 「진리의 기쁨」(Veritatis gaudium)을 상기하면서, 두려움 없이 주님을 섬기는 새로운 길을 항상 모색해 친밀함, 연민, 온유한 사랑이라는 하느님의 방식을 더욱 발전시키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사유의 경계까지 대담하게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그런 다음 교황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학, 성찰, 연구, 학문에 대한 투신을 소홀히 할 때, 소외감과 열등의식을 일으키고, 피상에 머물게 한다든지 성급한 결정을 조장함으로써, 사도직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선교사명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축성생활」(Vita consecrata), 98항 참조). 많은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기울이도록 도와주심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꾸준히 연구와 학문의 질을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시대의 문제는 새로운 분석과 새로운 종합을 필요로 합니다(「축성생활」, 98항 참조).”

 


교황에게 인사하는 글라렛선교수도회 회원

 

존엄이 불의를 이기게 하소서
“복음은 한편에는 굴욕을 주고 죽이는 가난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는 자유롭게 하고 행복을 주는 예수님의 가난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교황은 인생에서나 대학에서 소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다른 형태의 가난을 살아가는 이들”을 잊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어 2017년과 2022년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를 각각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생명이 죽음을 이기고 존엄이 불의를 이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만나려 한다면, 성체성사로 받은 성사적 친교에 대한 응답으로 가난한 이들의 고통받는 몸 안에 계신 그분의 몸을 만져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창립자들과 축성생활자들이 이처럼 살았고 또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지요!”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60주년 강론을 마무리했던 기도문으로 연설을 마치며 함께 기도하도록 초대했다. “주님, 공의회라는 선물을 주시고 이 수도자 신학대학원이 교회를 위해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도록 강복하시니 감사드리나이다. 저희를 사랑하시는 주님, 자기중심적인 자만심과 세속적인 비판 정신에서 저희를 자유롭게 해 주소서. 주님께서는 저희를 온유한 사랑으로 기르시니, 자가당착과 양극화라는 악마적인 속임수에서 구해 주시고, 저희를 ‘주의(ism)’에서 구해 주소서. 당신 교회인 저희는 베드로 사도와 함께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께 아뢰나이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저희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11/papa-francesco-clarettiani-vita-consacrata-vocazioni-frontier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