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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사제들에 “불평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십시오”
   2022/02/14  13:16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립 성 암브로시오와 성 가롤로의 롬바르디아 신학원’ 공동체에 강복하고 있다.  (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2월 7일 ‘교황청립 성 암브로시오와 성 가롤로의 롬바르디아 신학원’의 사제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책이나 제의실에 갇혀 있지 말고 거리에 나가 복음을 선포하며 사람들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생명의 말씀”으로 말하려면 “교회와 세상의 구체적인 상황”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7일 ‘교황청립 성 암브로시오와 성 가롤로의 롬바르디아 신학원’ 공동체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비오 11세 교황 선출 100주년을 맞아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오 11세 교황이 롬바르디아 신학원 출신이라며, 그가 이 신학원을 무척 각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신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는 사제들에게 사제 직무의 요점을 제시하기 위해 비오 11세 교황의 활동을 중심으로 연설했다. 우선 교황은 비오 11세 교황이 선출되자마자 교황 강복을 내렸던 순간을 조명했다. “교황으로 선출되자마자 비오 11세 교황님은 더 이상 성 베드로 대성전의 내부가 아니라 중앙 발코니(Loggia delle Benedizioni, 강복의 발코니)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로 하셨습니다. 첫 강복이 ‘로마와 온 세상에 보내는 교황 강복(Urbi et Orbi, 우르비 엣 오르비)’이 되길 원하셨던 겁니다.” 교황은 비오 11세 교황의 그 몸짓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수년 동안 열리지 않았던 발코니를 열기 위해 40분 이상 작업해야 했고, 또한 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비워내야 했습니다. 그동안 비오 11세 교황님은 기다리셨습니다. 이러한 몸짓으로 비오 11세 교황님은 우리 마음을 열라고, 직무의 지평을 세상의 차원으로 넓히라고,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으로 끌어안으시려는 모든 자녀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주셨습니다.” 

 

“부디 제의실에 갇혀 있지 맙시다. 마음껏 즐기고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폐쇄적인 소규모 단체를 만들지 맙시다. 복음을 기다리는 세상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목자들이 당신과 일치하고, 양떼의 기대와 짐을 마음과 어깨에 짊어지기를 바라십니다. 열린 마음, 가엾이 여기는 마음, 자비 넘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교황은 자비로운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수차례 당부했던 대로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시는 데 결코 지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용서를 청하는 데 지치는 쪽은 바로 우리입니다.” 따라서 너그럽게 용서해야 한다. 교황은 사제들의 손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손”과 같아야 한다며 “너그럽고 열심히 일하는 손이면서 사랑 때문에 더러워지고 상처 입은 손”이라고 덧붙였다.

 

지식은 구체적인 상황에 도움이 돼야 합니다
교황은 롬바르디아 신학원의 사제들에게 지식이 “삶과 역사에서 추상적인 개념이 되면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왜냐하면 “할 말은 많은데, 그 말이 성령의 도유를 받은 말이 아닌데다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말을 하는 교회”는 복음을 위한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명의 말씀으로 말하려면 기도하면서 공부보다 성령께 순응할 줄 알아야 하고, 그런 다음 세상의 구체적인 상황에 머물러야 합니다. 삶의 증거자들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거리, 이웃과 가정, 특히 가장 가난하고 잊힌 곳에서 복음을 전하려는 간절한 열망으로 불타오르는 사제들이 되십시오.”

 

부질없는 이론 공방 대신 복음을 살아내고 전하십시오
교황은 비오 11세 교황처럼 날마다 하느님께 무엇을 봉헌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도록 “섬김과 기꺼이 하려는 자세에 마음을 열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본당의 요직이나 교수직에 오르려는 열망을 품지 말고 출세주의를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종종 이곳 이탈리아에도, 교회 담론은 진보와 보수 혹은 이런 정치인을 선호하는 사람들과 저런 정치인을 선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오가는 부질없는 이론 공방으로 전락하면서, 정작 핵심은 잊어버립니다. 핵심은 복음을 살아내고 전하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집의 작은 텃밭에 연연하지 맙시다. 그리스도를 목말라하는 온 세상이 있습니다.”

 

“친교를 엮어내는 방직공, 불평등을 바로잡는 사람”
교황은 비오 11세 교황의 회칙 「사십주년」(Quadragesimo anno)을 인용하며 “부의 축적뿐만 아니라 거대한 권력과 경제의 독재적 지배력이 소수의 수중에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소수의 부자와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는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그 현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 앞에서 교황은 롬바르디아 신학원 공동체가 “하느님과 인간들의 친교, 그리고 인간들끼리의 친교의 표징이자 도구”(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 1항 참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러분은 친교의 실을 엮어내는 방직공, 불평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사람, 하느님 백성이 겪는 고통의 표징에 주의를 기울이는 목자가 되십시오. 또한 여러분이 습득하고 있는 지식을 통해 목소리 없는 이의 이름으로 예언의 말씀을 드높이는 데 용감하고 능숙한 이들이 되십시오.”

 

가난한 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십시오
그렇게 하려면 “교회의 아름다움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느님께 청해야 한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특히 이탈리아 교회가 “‘모든 위로의 하느님’(2코린 1,3)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뻗으려는 열정에 힘입어 예수님을 더 자유롭고, 더 형제적이며, 더 기뻐하며 증거하는 교회”가 되도록 꿈꾸자고 초대했다. 교황은 “이탈리아 교회가 그 어떤 차별보다 더 강력한 친교를 일구고, 가난한 이들에게 더 열정적인”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다”고 말했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02/papa-sacerdoti-alunni-seminario-lombardo-pio-xi.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