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교황 “전쟁의 공포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
2024/03/08 17:14 |
눈물을 흘리는 팔레스타인 여성들 (AFP or licensors)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6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성지를 위해 다시금 진심 어린 호소를 반복하며 “평화의 선물”을 하느님께 구하라고 초대했다. 교황은 복자품에 오른 ‘울마 가족’ 처형 80주년을 맞아 바티칸 정원에 사과나무를 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한 폴란드 순례자들에게 인사했다. 울마 가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박해받는 유다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나치에 의해 잔인하게 학살당한 폴란드의 요제프 울마와 빅토리아 울마 부부 그리고 이들의 일곱 자녀다.
Salvatore Cernuzio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6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모든 전쟁, 특히 민간인을 괴롭히는 전쟁의 “공포”를 끝내고 평화를 이룩하자고 “다시 한번” 호소했다. 감기로 인해 교리 교육 내용을 대독시킬 정도로 목소리가 잠긴 교황은 교황의 흰색 외투를 두툼히 입은 채 이탈리아 언어권 순례객들에게만 직접 인사말을 전하며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공포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자고 거듭 초대의 말을 전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성지,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공포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다시 한번 초대합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성지의 공포
교황은 특히 비극적인 소식이 연일 들려오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성지를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3월 5일 밤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이 이어져 키이우와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의 여러 도시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세 개시 이후 팔레스타인 희생자 수가 3만700여 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약 7만2150명이 다쳤으며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86명이 사망하고 113명이 부상하는 등 “9건의 학살”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교황이 말한 대로 전쟁의 “공포”는 실로 끔찍하다. 그리스도인의 첫 번째 의무는 이 모든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 평화를 간구하는 것이다. 교황은 준비한 인사말 원고를 잠시 내려놓고 즉석에서 함께 기도할 것을 초대했다.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주님께 평화의 선물을 구합시다.”
울마 가족을 기리는 바티칸 정원의 사과나무
전쟁의 비극은 현재와 과거를 하나로 묶는다. 교황은 폴란드 순례객들에게 전하는 인사말에서 폴란드의 요제프 울마와 빅토리아 울마 부부 그리고 이들의 일곱 자녀를 기억하며 이날 오전 바티칸 정원에서 기념 식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마 가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박해받던 유다인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나치에 의해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교회는 지난 2023년 9월 10일 태중의 아이를 포함한 울마 가족 모두를 복자품에 올렸다. 그 피의 희생이 있은 지 80년이 지난 지금, 폴란드 대표단이 로마를 방문해 이날 오전 바티칸 정원에서 복자 요제프 울마 이름으로 사과나무를 심었다.
“폴란드 순례자들, 특히 포드카르파츠키에 대표단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진심으로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이 행사에는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폴란드 대통령 비서실장 그라지나 이그나차크-반디흐, 포드카르파츠키에 주지사 브와디스와프 오르틸이 참석했다.
번역 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