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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낭비없는 삶의 실천을 통한 이웃공동체 "나눔곳간" 운영
   2021/09/24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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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본당(나진흠 신부)은 본당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야외마당에 나눔곳간을 마련하여 누구나 서로 필요한 물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나눔곳간, 누구나 필요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

 

본당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실천을!

본당 교우들에게는 지속가능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낭비없는 삶의 실천을!

 

천주교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적 장기화되면서 일상적 삶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우리 이웃들에게 <나눔곳간>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낭비없는 삶을 기반으로 주변의 이웃을 위한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나눔곳간>은 먹거리와 생필품을 매개로 누구나 물품을 줄 수 있고 또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경계가 없고 자격 조건이 없어서 누구나 쉽게 나눌 수 있는 나눔곳간은 생계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생활비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지난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에서 열린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사전회의에서 “전 세계적 굶주림이라는 불의를 근절하는 것이 모든 이의 의무”라고 강조하며 모든 사람은 자신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하며, 이로써 평화롭고 번영된 사회, 진정으로 형제애 가득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의식주는 인간이 생활하는데 없어선 안될 기본 요소이다. 특히나 식(食)에 해당하는 인식에 있어선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라는 옛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은 나눔의 밑천이기도 하다. 분명 시대가 흐르면서 단지 음식을 먹고 사는데 필요한 정도로 간과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한편 코로나로 인한 생활고를 겪다가 먹을거리를 훔친 혐의로 기소되어 형량을 받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할 때면 음식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나눔곳간,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

 

 

윤일본당(주흥종 주임신부)은 나눔곳간을 매개로 주변 이웃들과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코로나 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집을 나서기 전 마스크부터 챙기게 되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선명하게 깨닫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11개 본당의 참여를 시작으로 2021년 7월부터 나눔곳간의 문을 열었다. 윤일성당 곳간지기로 활동하는 김치훈 사회복지위원장이 처음 나눔곳간을 접한 것은 본당 주임신부님 덕분이었다. “사랑실천을 하고자 노력하면서 우리는 왜 이웃에는 무관심할까?”라는 질문이 김 위원장의 마음을 파고 들었고, 평소 생활습관과 환경문제, 주변의 이웃에 관한 인식을 되돌아보며 곳간지기의 삶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지속가능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낭비없는 삶의 실천

 

도원성당(최경환 주임신부)

 

내당성당(박장근 주임신부)

 

도원, 내당, 군위, 대구황금, 진량, 대덕, 중리본당 등은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채워나가는 먹거리와 생필품으로 나눔곳간을 풍성하게 유지해가고 있다.

 

나눔곳간을 시작하면서 고민한 부분은 이런 것들이다. 곳간을 채워나갈 먹거리와 생필품의 공급과 순환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한가. 본당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는가. 본당 지역의 이웃간 관계성 회복이 우선되고 있는가. 곳간 물건을 가져가는 행위 자체가 부끄럽게 여겨지는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않는가. 본당의 주변 환경과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였는가. 이렇게 물품공급부터 사용, 자원순환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도원본당의 모든 신자는 곳간지기이다. 도원성당 곳간지기인 우성태 총회장은 코로나 이후 넘처나는 환경문제와 낭비되는 소비문화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한다. 본당 신자들 모두 가정에서 다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음식, 주변에서 얻게 되었지만 사용하지 않는 각종 생활용품들을 본당 미사때마다 늘 소지하고 다니며, 나눔을 통한 이웃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누군가는 안사고 안쓰는 삶을 지향하고, 누군가는 사람들과 나누는 등 각자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나눔곳간은 사람과 사람을 중심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낭비없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다.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

 

 

형곡본당(김명현 주임신부) 신자들은 물건을 전할 때 주는자와 받는자의 경계가 없도록, 나눔곳간 물품 교환권을 자체 제작하여 운영하고 있다.

 

형곡본당은 누구나 필요한 음식이나 생필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눔곳간을 찾는 이웃들이 늘고 있다. 특히 본당의 신자들은 이웃들에게 물건을 전할 때 주는자와 받는자의 경계가 없도록 하여 물건을 받는 행위 자체가 부끄럽게 여겨지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무엇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본당 신자들에게 나눔곳간 물품교환권을 이용해 사용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나눔곳간 방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정성스럽게 필요한 물건을 포장하여 가정 방문을 통해 나누어주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사랑실천(caritas), 문화에서 생활로

 

대구 카리타스(사회복지국장 최광경 비오 신부)는 더 많은 본당에서 나눔곳간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운영 희망 본당을 상시 모집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본당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눔곳간은 이웃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본당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활용도를 높여 사랑실천을 하나의 문화에서 대중적인 생활방식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누구의 강요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사랑실천의 삶을 살아간다면 본당지역의 이웃들도 본당에 마음을 열고 이러한 나눔문화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삶은 특별하거나 유별난 것이 아니다. 이전의 시혜적 차원의 복지에서 탈피하여 각 개인이 사용하지 않는 잉여자원을 찾아내고 이를 나누어 순환하는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세상이 바뀌고 나아지는 거라고 믿는다.

 

코로나로 인한 영향 뿐만 아니라 남는 생활비가 없어 실제 생활고에 시달리며 사는 이웃들이 많다. 이에 <나눔곳간>이 매개체가 되어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 ‘곳간’을 채우면 필요한 사람이 이를 나누고 계속 채워지는 화수분 같은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와 더불어 옆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단절된 현실에서 본당을 중심으로 이웃들이 서로를 돌보며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되살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나눔곳간을 운영중인 본당(11곳)

군위성당, 내당성당, 대덕성당, 도원성당, 백천성당, 송현성당, 윤일성당, 중리성당, 진량성당, 형곡성당, 황금(대구)성당

 

* 문의 : 천주교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 053-422-3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