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미 정상 회담과 북미 정상 회담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메시지 |
2019/07/02 17:53 |
2019년 6월 30일 한미 정상 회담과 북미 정상 회담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의 메시지
오늘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회담에 이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정전선언 66년 만에 최초로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을 가지며 평화의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이 결렬된 지 4개월 만에 이루어진 오늘의 만남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한 평화 정착 구상에 있어서 한반도의 평화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역사적이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계기를 만들어 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과 용기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이 발발한 지 69년을 맞이했던 지난 25일, 한국 천주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내며,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마태 5,9)이라는 주제로 임진각에서 ‘한반도 평화기원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이 70년의 바빌론의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은총의 새 시대를 맞이하였듯이(2역대 36,21 참조), 이 미사에서 우리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인 2020년이 우리 민족에게 분단의 아픔에서 벗어나 종전협정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새로운 일치와 평화의 시대를 마련하는 은총의 시대를 여는 은총의 원년이 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나아가 남북한 정부가 지속적인 상호 대화와 교류에 나서고 국제사회는 한민족의 노력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줄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오늘 한미 정상 회담과 판문점의 북미 정상 회담이 남북한의 신뢰 관계와 국제 정세에 대한 염려를 덜어 주고 희망을 더하는 기쁜 소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반도의 항구한 평화를 바라는 한민족의 발걸음과 국제사회의 협력에 따르는 어려움이 많더라도,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이 오늘처럼 자주 만나 열린 마음으로 대화한다면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날’이 우리에게 더욱더 가까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모든 이에게 주님께서 충만한 복을 내려 주시고 용기와 힘을 더하여 주시기를,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 교회와 연대하며 끊임없이 기도할 것입니다.
2019년 6월 30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 희 중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