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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담화] 2018년 제92차 전교 주일 교황 담화
   2018/10/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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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18년 전교 주일 담화
(2018년 10월 21일)

 



젊은이들과 함께,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합시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저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선교 사명에 관하여 여러분과 함께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또한 여러분과 더불어,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삶의 여정을 일구어 나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선교 사명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일 때 그리스도교 신앙이 영원히 젊음을 지켜 나가리라 확신합니다. 그 확신이 이렇게 여러분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모든 이를 향하여 말하도록 저를 다그칩니다. 젊은이들에게 크나큰 관심과 사랑을 보여 주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의 말씀대로, “선교 활동은 신앙을 강화시켜 줍니다”(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Redemptoris Missio], 2항). 

 

다가오는 10월 전교의 달에 로마에서 열릴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우리가 신앙의 빛으로 주 예수님께서 젊은이 여러분에게, 그리고 여러분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하시려는 말씀을 더욱 충실히 깨닫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삶은 하나의 사명입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의 사명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이끌리는 것과 파견되는 것은 우리가, 특히 젊은 시절에, 사랑의 내적인 힘으로 여기는 두 가지 움직임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 미래를 약속하고 우리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줍니다. 불현듯 들이닥쳐 우리를 이끌어 가는 삶의 힘을 젊은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잘 느낍니다. 세상을 향한 우리의 책무를 기쁘게 실천하는 일은 크나큰 과제입니다. 저는 젊음의 빛과 그림자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젊은 시절과 가족을 돌이켜 볼 때 저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열렬한 희망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의 선택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우리보다 앞서고 우리를 존재하게 만든 계획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성찰하도록 부름받습니다. “저는 이 땅에서 하나의 사명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여기 이 세상에 있는 이유입니다”(「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273항).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교회는 거저 받은 것을 선포하면서(마태 10,8; 사도 3,6 참조), 이 땅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이끄는 바로 그 길과 진리를 젊은이 여러분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자유를 일깨우시어 이러한 참되고 완전한 삶의 의미를 찾고 발견하고 선포하도록 북돋워 주십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그리스도와 그분 교회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삶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는 보화가 그 안에 있습니다. 이는 저의 체험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믿음 덕분에 저는 제 꿈의 확실한 토대를 발견했고 그것을 실현할 힘을 찾았습니다. 극심한 고통과 가난이 수많은 형제자매들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악은 언제나 더 많이 사랑하도록 이끄는 도화선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 많은 젊은이들이 때로는 순교에 이르기까지 복음을 사랑하고 자기 형제자매들에게 봉사하는 데에 너그럽게 자신을 희생해 왔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우리는 자신을 내어 주시는 하느님의 논리를 배웁니다(1코린 1,17-25 참조). 이것이 바로 세상에 생명을 주는 복음 선포입니다(요한 3,16 참조). 그리스도의 사랑의 불을 놓는다는 것은, 그 불로 타오르는 사람을 완성시켜 주고 서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빛을 밝혀 주며 온기를 전하는 것입니다(2코린 5,14 참조). 우리에게 하느님의 드넓은 지평을 열어 주는 성인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이렇게 끊임없이 자문해 볼 것을 여러분에게 권유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지금의 내 상황이시라면 어떻게 하실까?”

 

땅끝까지 신앙을 전하십시오

 

젊은이 여러분도 세례성사로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삶의 한창 때에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성사들을 통하여 받은 신앙의 은총 안에서 성장하여 세세대대에 이어지는 증인들의 위대한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연장자의 지혜와 경험은 앞날이 창창한 이들에게 증언과 격려가 됩니다. 자신이 걸어 온 여정의 막바지에 다다른 이들에게 젊은이들의 생기와 열정은 지지와 희망의 원천이 됩니다. 이렇게 삶의 다양한 단계의 공존 안에서, 교회의 사명은 세대를 이어 주는 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깊은 일치의 원천입니다.

 

교회 사명의 핵심인 신앙 전수는 사랑의 전파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기쁨과 열정은 삶의 새로운 의미와 충만함을 표현합니다. ‘이끌림’으로 신앙이 전파되려면 사랑으로 너그러워진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기에(아가 8,6 참조), 사랑에 한계를 두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너그러움은 만남과 증언과 선포를 낳습니다. 너그러움은 신앙에서 멀어진 모든 이, 신앙에 무관심하고 어쩌면 심지어 신앙에 적대적이고 반감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과 사랑의 나눔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예수님의 복음과 교회의 성사적 현존과는 여전히 이질적인 인간 문화 종교 상황들이 가장 변방인 “땅끝”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의 선교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때부터, 주님께서 그들과 언제나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땅끝에 이르기까지 파견되었습니다(마태 28,20; 사도 1,8 참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만민 선교(missio ad gentes)입니다.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장 황폐한 변방은, 신앙에 무관심한 곳 또는 하느님 안에서 사는 충만한 삶을 증오하는 곳입니다. 모든 물질적 영적 궁핍, 곧 우리 형제자매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은 언제나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을 거부한 결과입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오늘날 땅끝은 매우 상대적이며 언제든 쉽게 ‘항해 가능’합니다. 디지털 세상, 곧 너무나 만연하고 언제든 이용 가능한 소셜 네트워크는 경계를 허물고 거리감을 없애며 차이를 줄입니다. 모든 것이 너무나 가깝고 바로 손닿는 거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교류가 잘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참으로 우리 삶을 내어 주지 않는다면 결코 삶의 참된 친교는 나눌 수 없을 것입니다. 땅끝까지 이르는 선교에 동참하려면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하느님께서 주신 그 소명에 헌신하여야 합니다(루카 9,23-25 참조). 저는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은 자신의 소명을 찾고 발견하고 끝까지 지키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사랑을 증언하십시오

 

여러분이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그분 교회 안에서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모든 교회 단체에 감사드립니다. 여기에는 본당, 연합회, 운동, 수도 공동체, 다양한 선교 봉사 활동 등이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 형제자매들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마태 25,40 참조)에게 봉사하는 길을 선교 자원봉사 활동 안에서 발견합니다. 이로써 그들은 인간 존엄을 증진하고 사랑의 기쁨과 그리스도인이 되는 기쁨을 증언합니다. 이러한 교회 경험을 통해, 젊은이들 각자가 받는 교육은 직업적 성공을 위한 준비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을 위해 더 잘 봉사하도록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선물을 개발하고 키우는 기회가 됩니다. 이 칭찬할 만한 선교 봉사의 기회는 보람찬 시작이 되고, 성소 식별을 통해 여러분이 선교사로서 자신을 온전히 바치겠다고 결심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교황청 전교기구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을 지원하여 진리에 목말라하는 모든 사람의 인간적 문화적 성장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젊은 마음에서 태어났습니다.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은 이들이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복음을 증언할 수 있게 하는 성좌의 노력은, 교황청 전교기구를 통하여 너그럽게 베풀고 나누는 기도와 물질적 지원에서 힘을 얻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줄 수 없을 정도로 궁핍한 사람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칠레 젊은이들에게 했던 격려의 말을 거듭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아무것도 줄 게 없다거나, 아무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을 필요로 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 각자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새기십시오. ‘많은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한다!’”(젊은이들과의 만남, 칠레 마이푸 성모 성지, 2018.1.17.).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이번 10월 전교의 달에 젊은이를 주제로 열립니다. 이번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우리가 땅끝에 이르기까지 예수님과 그분의 사명을 위해 언제나 더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선교 제자들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도들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 파올로 만나 복자, 저희 모두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또한 언제나 저희와 함께하소서.


바티칸에서
2018년 5월 20일
성령 강림 대축일
프란치스코

 

<원문: Pope Francis, Message for World Mission Day 2018 Together with Young People, Let Us Bring the Gospel to All, 2018.5.20. 이탈리아어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