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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55회(2022년) 평신도 주일 강론
   2023/11/14  14:26

‘친교로 하나 되어’

 


※ 2023년 11월 12일은 연중 제32주일이며 ‘평신도 주일’입니다. 친교의 해 2차년도를 맞아 특별히 다른 강론 자료를 만들기보다 친교의 해 첫해에 다짐을 다시 일깨우자는 의미로 2022년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를 다시 올려 드립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은 쉰다섯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는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고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으로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봉헌의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 안에서 평신도 사도직의 세 가지 직분인 사제직, 왕직, 예언직을 실천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우리 교구는 특별히 교구장님께서 “교구설정 120주년을 바라보면서 2030년까지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말씀, 친교, 전례, 이웃사랑, 선교라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매 2년씩 중점적으로 실천하며 살기를 제안합니다.”라고 2021년 사목교서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5가지를 교구 장기 사목 방향으로 정하셨고, 매 2년씩 정해진 주제를 중점적으로 실천하며 살기를 제안하셨고, 2021~2022년 올해까지 2년 동안 ‘하느님 말씀을 따라’라는 주제 아래 각 본당의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계획하여, 성경 통독, 성경 읽기, 말씀 나누기 등을 통하여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말씀’ 안에서 복음의 기쁨을 삶의 자리에서 고심하며 살아왔는지 실천에 대한 부분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성찰해 봐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신앙공동체도 총체적인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미사를 할 수 없는 상황도 경험했으며 교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상황을 겪으며 새로운 신앙생활의 변화와 쇄신이 요청되는 시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평신도들이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우 여러분!

2023년은 교구 장기 사목의 두 번째 핵심 가치인 ‘친교’를 중점적으로 살기로 제안된 해입니다. 친교의 영성을 살아가기 위하여 본당 차원에서 실천적인 여러 가지 면을 검토하고 노력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

친교의 원천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시고, ‘친교 영성’의 핵심도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이 친교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섬김과 가난한 이들과 나눔,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것, 나를 내어 주는 봉사활동들이 실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사도행전 4,32) 이렇게 초대교회 신자들은 이 친교를 온몸으로 실천하며 살아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이 길어진 요즘 많은 신자들이 교회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현실에 친교가 더욱 절실한 때이기도 합니다. 우리 각자가 하느님께 받은 달란트를 가지고 머리이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여 각자가 지체의 역할을 충실히 실천할 때 교회는 살아 움직이는 친교의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친교 영성’의 실천적인 면은, 이웃을 위해 내 시간을 내어 주는 것, 교회의 여러 가지 봉사를 기꺼이 하는 것, 가난한 사람들을 가까이하는 것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는 때때로 교회공동체 안에서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면서 다른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경우도 가끔 볼 수가 있습니다. 교회공동체 안에서 차별과 분열이 생기는 것은 친교를 해치는 요인이 되기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단절, 분리, 불의는 하느님의 일치 영성을 사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에 또 하나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은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이 시대에 교회의 역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찬미 받으소서’ 회칙에서 언급하시듯이 우주 생태계의 심각한 파괴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교황님은 그 방안으로 ‘생태적 회심’을 제안하셨습니다. 생태 영성은 하느님과 인간을 포함한 창조 세계가 맺는 친교의 관계를 지향하는 영성이기에 우리가 피조물을 존중하고, 돌보며 생태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살아가길 촉구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전 교회, 본당, 개인이 지구를 살리는 일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람과의 친교 못지않게 ‘자연과 친교’도 우리 삶의 자리에서 계속 실천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구세주 그리스도로 믿어 고백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이 주신 모든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하고 풍성하게 할지,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지 늘 고심해야 합니다. 이 모든 질문의 답은 바로 복음 말씀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두 해 동안 ‘말씀’ 안에서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왔으며, 말씀으로 힘과 희망을 얻어 다시 새롭게 살아갈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과 평화가 함께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1월 6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