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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원 수탁 운영을 마치며
   2017/05/31  17:26
희망원 수탁 운영을 마치며

 

사랑하는 대구 시민과 교구민 여러분, 

 

2017년 5월 31일부로 (재)대구구천주교회 유지재단이 대구시로부터 수탁 운영해 오던 대구광역시립희망원(이하 희망원)의 운영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1980년 4월 1일부터 대구시와의 수탁계약에 의거해 희망원을 위탁 운영해 온 것이 어느덧 3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37년 전 그 어려운 시절에 노숙인 보호시설인 희망원을 맡았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그동안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과 후원회원들의 기도와 재정적 지원에 힘입어 시설을 개선하고 사회에서 소외된 많은 이들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희망원의 외적 규모는 갈수록 커져, 현재 1150여 명의 생활인이 4개의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으며 발전해왔습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문민정부가 들어섰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도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국가 경제도 발전하고 사회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며 많은 부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희망원은 대규모 시설로 복지 대상인 생활인 중심의 운영이 되지 못하고 집단 수용 시설의 한계를 벗어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생활인에 대한 인권유린, 보조금 관리 문제 등으로 인권위원회의 감사를 받고 검찰의 조사까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와 관련된 사람들이 구속 및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교구장으로서 이번 희망원 사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소외되고 약한 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그분들과 봉사자들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으니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도 희망원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시고 후원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분들께 감사드리며, 운영 법인이 바뀌더라도 봉사와 후원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복지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 특히 희망원 생활인들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 하시는 직원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번 일로 걱정하고 염려하며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대구대교구는 이번 희망원 사태를 계기로 교회 전반에 걸쳐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할 것입니다. 쇄신안을 마련하고 잘못된 부분을 하나하나 고쳐 나갈 것입니다. 특히 교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복지 대상인 생활인들 중심의 복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교구는 세상의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 중에서 결손가정이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기존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대안학교와 다양한 청소년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희망원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가 깊이 생각하고 노력해야 할 것은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넘어졌다고 주저앉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원인을 짚어 보고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노력은 예수 그리스도께 부여받은 가장 큰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바르게 알아보고 고쳐 나간다면, 이번 일이 교회가 하느님의 사명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원 수탁 운영을 마치며 교구장으로서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며,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청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소외된 이들과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2017년 5월 31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