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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 말씀
사랑의 증표 (대신학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강론)
  •   2025-04-15
  •   1113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2025. 03. 13. 대신학교

 

우리는 1년 중 가장 거룩한 주간이라 할 수 있는 성주간을 주님 수난 성지 주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수난을 묵상하는 오늘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기아와 자연재해, 그리고 온갖 폭력과 차별과 혐오와 소외 등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억하고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특히 병환 중에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일에 선종하신 두봉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1953년에 사제서품을 받으시고 그 이듬해에 한국에 오셔서 평생을 소박하면서도 훌륭하게 사셨고 많은 이들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금 전에 ‘루카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에 제자들과 함께 최후 만찬을 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은 새 계약이다.”(22,20)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밖으로 나가시어 올리브산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루카복음 22,44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 예수님의 고뇌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와서 보니 제자들은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하고 이르십니다.
이것이 스승과 제자의 차이이고 하느님과 인간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후 예수님께서는 성전 경비병들에게 체포되어 대사제의 관저로 끌려갔는데 베드로는 예수님이 걱정되는지 멀찍이 떨어져 뒤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사람들 앞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잡아뗐습니다. 그 순간 닭이 울었고, 그리고 예수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눈으로 베드로를 바라보셨을까요? 베드로를 노려보면서 ‘너, 그럴 줄 알았다.’라고 하셨을까요? ‘괜찮아! 괜찮아!’ 하셨을 것이라 저는 생각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의 에도막부시대의 박해자들이 신자를 색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 중의 하나가 ‘후미에’였습니다. 예수님이나 성모님의 형상이 새겨진 성물을 밟고 가게 하였던 것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한 선교사 신부님의 차례가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밟아라. 밟아라. 괜찮아. 나는 밟히기 위해 온 것이야.’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 들렸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 선교사는 성물을 밟았고 배교하여 살아남았던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죄보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얼마나 크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자답게, 신학생답게, 그리고 사제답게 잘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잘 안될 때도 있습니다. 실수를 하고 넘어지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주님을 모르는 척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 그때 진심으로 뉘우치고 다시 주님께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빌라도 총독에게 끌려가서 신문을 받으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목을 찾지 못하여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반란과 살인죄로 감옥에 있던 바라빠를 풀어주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 소리 질렀습니다. 그 소리가 점점 거세지자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지도자의 잘못된 판결과 악행, 그리고 대중의 어리석음이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오늘날에도 일어날 수 있고 실제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도자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그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교회에서, 어떤 공동체에서. 그래서 우리의 말과 행동과 품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드디어 예수님께서는 골고타 언덕에 이르러 다른 두 죄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성부께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23,34)
자신을 못 박아 죽이는 사람들을 용서해달라고 성부께 기도하십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의 수난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주는 증표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 사랑에서 더 이상 멀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세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 사랑을 깨닫고 느낄 수 있도록 우리들의 노력이 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으로 거룩한 한 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2025. 03. 13. 대신학교

 

우리는 1년 중 가장 거룩한 주간이라 할 수 있는 성주간을 주님 수난 성지 주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수난을 묵상하는 오늘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기아와 자연재해, 그리고 온갖 폭력과 차별과 혐오와 소외 등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억하고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특히 병환 중에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일에 선종하신 두봉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1953년에 사제서품을 받으시고 그 이듬해에 한국에 오셔서 평생을 소박하면서도 훌륭하게 사셨고 많은 이들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금 전에 ‘루카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에 제자들과 함께 최후 만찬을 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은 새 계약이다.”(22,20)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밖으로 나가시어 올리브산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루카복음 22,44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 예수님의 고뇌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와서 보니 제자들은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하고 이르십니다.
이것이 스승과 제자의 차이이고 하느님과 인간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후 예수님께서는 성전 경비병들에게 체포되어 대사제의 관저로 끌려갔는데 베드로는 예수님이 걱정되는지 멀찍이 떨어져 뒤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사람들 앞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잡아뗐습니다. 그 순간 닭이 울었고, 그리고 예수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눈으로 베드로를 바라보셨을까요? 베드로를 노려보면서 ‘너, 그럴 줄 알았다.’라고 하셨을까요? ‘괜찮아! 괜찮아!’ 하셨을 것이라 저는 생각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의 에도막부시대의 박해자들이 신자를 색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 중의 하나가 ‘후미에’였습니다. 예수님이나 성모님의 형상이 새겨진 성물을 밟고 가게 하였던 것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한 선교사 신부님의 차례가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밟아라. 밟아라. 괜찮아. 나는 밟히기 위해 온 것이야.’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 들렸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 선교사는 성물을 밟았고 배교하여 살아남았던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죄보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얼마나 크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자답게, 신학생답게, 그리고 사제답게 잘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잘 안될 때도 있습니다. 실수를 하고 넘어지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주님을 모르는 척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 그때 진심으로 뉘우치고 다시 주님께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빌라도 총독에게 끌려가서 신문을 받으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목을 찾지 못하여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반란과 살인죄로 감옥에 있던 바라빠를 풀어주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 소리 질렀습니다. 그 소리가 점점 거세지자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지도자의 잘못된 판결과 악행, 그리고 대중의 어리석음이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오늘날에도 일어날 수 있고 실제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도자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그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교회에서, 어떤 공동체에서. 그래서 우리의 말과 행동과 품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드디어 예수님께서는 골고타 언덕에 이르러 다른 두 죄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성부께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23,34)
자신을 못 박아 죽이는 사람들을 용서해달라고 성부께 기도하십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의 수난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주는 증표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 사랑에서 더 이상 멀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세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 사랑을 깨닫고 느낄 수 있도록 우리들의 노력이 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으로 거룩한 한 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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