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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태 (찬미 받으소서 10주년 기념 미사 강론)
  •   2025-05-28
  •   2023

찬미 받으소서 10주년 기념 미사

 

2025. 05. 24. 성모당

 

지난 4월 부활절 다음 날인 21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2013년 3월에 교황으로 선출되신 후 약 12년 동안 교회와 세상을 위하여 참으로 온 몸을 던져 헌신하시다가 하느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저는 지난 9월에 있었던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 방문 때 마지막으로 뵈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저희들과 대화를 나누시고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하시고 묵주를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리라 믿습니다. 

교황님께서는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을 발표하셨습니다. 당신이 앞으로 교회를 이끌어 갈 사목 방향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날카로우면서도 포용적이고 진취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가치를 다 담고 있는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 반 후인 2015년 5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반포하시어 다시 한번 세상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회칙 1항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 프란치스코 성인은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 아름다운 찬가에서 우리의 공동의 집이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누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 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 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아름다운 말로 시작하는 회칙은 2항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마음대로 약탈할 권리가 부여된 주인과 소유주를 자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죄로 상처 입은 우리 마음에 존재하는 폭력은 흙과 물과 공기와 모든 생명체의 병리 증상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억압받고 황폐해진 땅도 가장 버림받고 혹사당하는 불쌍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땅은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흙의 먼지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창세 2,7 참조)”

 

회칙 1항과 2항만 봐도 우리의 공동의 집이며 우리의 누이이고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5년 전 2020년에 <찬미 받으소서>의 정신을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 교회는 그해 특별 기념의 해를 지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차원에서 서울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찬미 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미사를 드렸으며, <찬미 받으소서>의 정신을 더 열심히 살기 위한 7년 여정을 시작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2025년에 회칙 반포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찬미 받으소서>의 정신을 제대로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 10주년 기념미사를 드리고, 관련 행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그동안 달라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OECD 국가들이 2050년까지 순수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까지 하였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 미국은 기후협약에서 탈퇴하였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는 후손들에게 더욱 파멸로 치닫는 지구를 유산으로 물려주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를 넘어 자동화 시대, 디지털 시대, AI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더욱더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더욱더 빠르고 편리하게 자신의 삶을 충족시키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구는 더욱 뜨거워져 가고 더욱 망가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포기하거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중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5월 8일에 새 교황님으로 선출되신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선임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벌써 우리들에게 많은 격려와 힘을 주시고 계십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당신의 교황명을 ‘레오’로 택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신 바 있습니다. 레오 13세 교황님이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통하여 당시 산업혁명 후의 여러 가지의 사회 문제에 응답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교회도 AI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호하는 데 응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AI 시대에도 가톨릭 사회교리는 여전히 중요하고, 인간을 위한 복음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새로운 사태’를 직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새로운 사태’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우리 모두가 곰곰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의 모후이신 성모님! 이 칠흑 같은 어둠의 시간에 어머니를 믿고 의지하는 저희를 저버리지 마소서.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아멘.

2025. 05. 24. 성모당

 

지난 4월 부활절 다음 날인 21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2013년 3월에 교황으로 선출되신 후 약 12년 동안 교회와 세상을 위하여 참으로 온 몸을 던져 헌신하시다가 하느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저는 지난 9월에 있었던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 방문 때 마지막으로 뵈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저희들과 대화를 나누시고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하시고 묵주를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리라 믿습니다. 

교황님께서는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을 발표하셨습니다. 당신이 앞으로 교회를 이끌어 갈 사목 방향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날카로우면서도 포용적이고 진취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가치를 다 담고 있는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 반 후인 2015년 5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반포하시어 다시 한번 세상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회칙 1항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 프란치스코 성인은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 아름다운 찬가에서 우리의 공동의 집이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누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 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 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아름다운 말로 시작하는 회칙은 2항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마음대로 약탈할 권리가 부여된 주인과 소유주를 자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죄로 상처 입은 우리 마음에 존재하는 폭력은 흙과 물과 공기와 모든 생명체의 병리 증상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억압받고 황폐해진 땅도 가장 버림받고 혹사당하는 불쌍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땅은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흙의 먼지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창세 2,7 참조)”

 

회칙 1항과 2항만 봐도 우리의 공동의 집이며 우리의 누이이고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5년 전 2020년에 <찬미 받으소서>의 정신을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 교회는 그해 특별 기념의 해를 지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차원에서 서울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찬미 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미사를 드렸으며, <찬미 받으소서>의 정신을 더 열심히 살기 위한 7년 여정을 시작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2025년에 회칙 반포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찬미 받으소서>의 정신을 제대로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 10주년 기념미사를 드리고, 관련 행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그동안 달라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OECD 국가들이 2050년까지 순수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까지 하였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 미국은 기후협약에서 탈퇴하였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는 후손들에게 더욱 파멸로 치닫는 지구를 유산으로 물려주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를 넘어 자동화 시대, 디지털 시대, AI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더욱더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더욱더 빠르고 편리하게 자신의 삶을 충족시키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구는 더욱 뜨거워져 가고 더욱 망가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포기하거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중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5월 8일에 새 교황님으로 선출되신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선임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벌써 우리들에게 많은 격려와 힘을 주시고 계십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당신의 교황명을 ‘레오’로 택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신 바 있습니다. 레오 13세 교황님이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통하여 당시 산업혁명 후의 여러 가지의 사회 문제에 응답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교회도 AI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호하는 데 응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AI 시대에도 가톨릭 사회교리는 여전히 중요하고, 인간을 위한 복음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새로운 사태’를 직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새로운 사태’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우리 모두가 곰곰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의 모후이신 성모님! 이 칠흑 같은 어둠의 시간에 어머니를 믿고 의지하는 저희를 저버리지 마소서.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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