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 감사미사
2025. 06. 06.
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을 축하드리며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처음에는 겨자씨 한 알처럼 작고 미미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도회에도 못지않을,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수도회가 되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하느님께서 이 땅에 예수성심시녀회를 통하여 당신 섭리의 역사를 이루어 주셨음에 감사드리고, 이제 설립 100주년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예수성심시녀회는 90년 전 남대영 루이 델랑드 신부님에 의해서 설립이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영천 용평성당에서 사목하실 때인 1935년 12월 8일에 여섯 명의 동정녀들이 교회 안에서 공적으로 서약하고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함으로써 수도회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남신부님께서는 본당 사제로서의 소임을 놓아두고 수도회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수도회는 1950년 3월에 포항 송정으로 이전하여 터를 잡고 살게 되었는데 이전하자마자 6.25 한국전쟁을 겪어야 했었습니다. 수많은 전쟁고아들과 노인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데 1969년에 포항제철이 포항 송정에 들어오게 됨으로써 이제는 수녀원 자리를 내주고 포항 대잠동으로 이전하여야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1992년에는 수녀회 본원이 이곳 대구 대명동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포항은 모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9년에는 수녀회가 세 개의 관구로 나누었다가 지금은 두 개의 관구, 해외 두 개의 지부(베트남, 인도네시아), 2개의 직속 공동체(필리핀, 미얀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회원 520명, 해외 회원 172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이 모든 일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섭리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우리는 깊은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세월 동안 수도회와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희생을 바쳤던 설립자 남대영 신부님과 초기의 수도자 분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에게 또한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의 수많은 선배 수녀님들이 하느님의 뜻과 설립자의 정신을 잊지 않고 그 뜻과 정신을 줄기차게 이어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예수성심시녀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11,25-30)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슬기롭다는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여주시는 데에 대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고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26) 하고 기도드리십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뜻이 무슨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들에 의해 밝혀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고 겸손하며 오로지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교회의 몇몇 큰 어른들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두봉 주교님을 보내드려야 했었고, 지난 주에는 유수일 주교님을 보내드려야 했었습니다. 이분들이 참으로 가난하고 겸손하며 오로지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며 사셨던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들의 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지난 달에 파라과이와 볼리비아를 다녀왔습니다. 파라과이에서는 대구대교구 미주 지역 사제 모임이 있었고 볼리비아에서는 대구대교구 볼리비아 선교 30주년 행사가 있었습니다. 30년 전 볼리비아 선교를 시작하신 최창호 야고보 신부님에 이어서 그동안 우리 교구의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예수성심시녀회)이 선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기쁘게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방문 중에 하루는 파라과이의 까꾸페 성모 성지에 갔다가 성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바티칸의 시스틴 경당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식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하였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이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이었습니다. 그날 우리 교회의 어버이이신 교황 레오 14세께서 나셨던 것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으로서 남미 페루에서 20여 년 동안 선교 사목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여러 어려운 사정들을 잘 아시는 분으로서 선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조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잘 실현해 가실 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레오 14세 교황님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한 지 60주년을 맞이합니다. 한국교회 남녀 수도 장상연합회는 10년 전에 축성생활의 해를 지냈던 것처럼 올해도 다시 축성생활의 해를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축성생활의 해를 올해 다시 지내고자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것은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축성생활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님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의 온 백성 안에서 자신의 삶을 기쁘게 살고자 하는 원의와 함께 다짐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면서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님의 정신을 견지하고 ‘주님 손안의 연장’으로서 세상에 예수 성심의 사랑을 전하는 소명을 다하는 회원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서 우리의 원의를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2025. 06. 06.
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을 축하드리며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처음에는 겨자씨 한 알처럼 작고 미미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도회에도 못지않을,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수도회가 되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하느님께서 이 땅에 예수성심시녀회를 통하여 당신 섭리의 역사를 이루어 주셨음에 감사드리고, 이제 설립 100주년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예수성심시녀회는 90년 전 남대영 루이 델랑드 신부님에 의해서 설립이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영천 용평성당에서 사목하실 때인 1935년 12월 8일에 여섯 명의 동정녀들이 교회 안에서 공적으로 서약하고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함으로써 수도회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남신부님께서는 본당 사제로서의 소임을 놓아두고 수도회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수도회는 1950년 3월에 포항 송정으로 이전하여 터를 잡고 살게 되었는데 이전하자마자 6.25 한국전쟁을 겪어야 했었습니다. 수많은 전쟁고아들과 노인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데 1969년에 포항제철이 포항 송정에 들어오게 됨으로써 이제는 수녀원 자리를 내주고 포항 대잠동으로 이전하여야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1992년에는 수녀회 본원이 이곳 대구 대명동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포항은 모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9년에는 수녀회가 세 개의 관구로 나누었다가 지금은 두 개의 관구, 해외 두 개의 지부(베트남, 인도네시아), 2개의 직속 공동체(필리핀, 미얀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회원 520명, 해외 회원 172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이 모든 일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섭리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우리는 깊은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세월 동안 수도회와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희생을 바쳤던 설립자 남대영 신부님과 초기의 수도자 분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에게 또한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의 수많은 선배 수녀님들이 하느님의 뜻과 설립자의 정신을 잊지 않고 그 뜻과 정신을 줄기차게 이어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예수성심시녀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11,25-30)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슬기롭다는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여주시는 데에 대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고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26) 하고 기도드리십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뜻이 무슨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들에 의해 밝혀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고 겸손하며 오로지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교회의 몇몇 큰 어른들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두봉 주교님을 보내드려야 했었고, 지난 주에는 유수일 주교님을 보내드려야 했었습니다. 이분들이 참으로 가난하고 겸손하며 오로지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며 사셨던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들의 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지난 달에 파라과이와 볼리비아를 다녀왔습니다. 파라과이에서는 대구대교구 미주 지역 사제 모임이 있었고 볼리비아에서는 대구대교구 볼리비아 선교 30주년 행사가 있었습니다. 30년 전 볼리비아 선교를 시작하신 최창호 야고보 신부님에 이어서 그동안 우리 교구의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예수성심시녀회)이 선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기쁘게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방문 중에 하루는 파라과이의 까꾸페 성모 성지에 갔다가 성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바티칸의 시스틴 경당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식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하였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이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이었습니다. 그날 우리 교회의 어버이이신 교황 레오 14세께서 나셨던 것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으로서 남미 페루에서 20여 년 동안 선교 사목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여러 어려운 사정들을 잘 아시는 분으로서 선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조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잘 실현해 가실 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레오 14세 교황님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한 지 60주년을 맞이합니다. 한국교회 남녀 수도 장상연합회는 10년 전에 축성생활의 해를 지냈던 것처럼 올해도 다시 축성생활의 해를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축성생활의 해를 올해 다시 지내고자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것은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축성생활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님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의 온 백성 안에서 자신의 삶을 기쁘게 살고자 하는 원의와 함께 다짐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면서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님의 정신을 견지하고 ‘주님 손안의 연장’으로서 세상에 예수 성심의 사랑을 전하는 소명을 다하는 회원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서 우리의 원의를 도와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