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총대리
Archbishop/Bishop
예수 성심을 닮은 사제 (사제성화의 날 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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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성화의 날 미사
2025. 06. 27. 진목정 성지
오늘 우리는 경주 산내 진목정 성지에서 특수 사목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미사를 같이 드리고 점심을 먹고 도보로 ‘허륜이 정원’까지 순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뜻깊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사제들이 예수 성심을 본받아 성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신자들이 기도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참조) 이 말씀처럼 사제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본받고 배우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로마에서 ‘앗리미나(주교들의 사도좌 정기 방문)’를 마치고 성 바오로 딸 수도원 피정의 집에서 재유럽 대구대교구 사제 모임을 가졌습니다. 거기에서 어느 신부님이 한국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와 이탈리아 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를 비교하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교회의 문서에는 ‘성직주의’라는 말이 자주 나왔고, 이탈리아 교회의 문서에는 ‘듣다, 배우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교회 문서에는 성직주의에 대한 반성이 많이 실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이탈리아 교회 문서에는 이제 교회가 평신도들로부터, 더 나아가 세상으로부터도 듣고 배워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사제이고 성직자이니까 듣고 배우기보다는 말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우선 저부터 은연중에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가장 훌륭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듣기만 잘해도 훌륭한 상담을 한 것으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좀 적게 말하고 대신에 많이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신자가 개인이든 단체든 무얼 건의하거나 제안하면 생각이 다르더라도 일단 경청하고 존중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이 더디더라도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사목회의를 열어서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시노드 정신이고 시노드적인 교회를 지향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루카복음 15장에는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양의 비유와 되찾은 은전의 비유, 그리고 되찾은 아들의 비유가 나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되찾은 양의 비유 말씀입니다. 10년 전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을 맞이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자비의 해’를 선포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비의 해 심볼 마크가 기억날 것입니다. 예수님이 한 마리의 양을 어깨에 메고 가시는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 내용이었습니다. 우리의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최근에 어느 본당 신부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본인이나 신자한테 들은 것이 아니라, 어느 신부님한테서 들은 것입니다. 그 신부님은 신자 중에 누가 돌아가시면 연도 가는 것은 물론이고 장지에까지 가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례 기간 동안에 가족 중에 냉담 중에 있는 사람은 다 성사를 보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놓고 장지까지 가서 묘지예절을 해드리니까 다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비의 하느님, 예수 성심을 닮은 착한 목자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진목정 성지에서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면서 우리가 좀 더 예수 성심을 닮은 사제가 될 수 있도록 복자 허인백 야고보와 복자 김종륜 루카와 복자 이양등 베드로의 전구를 빌어야 하겠습니다. “복자 허인백 야고보와 복자 김종륜 루카와 복자 이양등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과 복자들이여,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25. 06. 27. 진목정 성지
오늘 우리는 경주 산내 진목정 성지에서 특수 사목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미사를 같이 드리고 점심을 먹고 도보로 ‘허륜이 정원’까지 순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뜻깊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사제들이 예수 성심을 본받아 성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신자들이 기도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참조) 이 말씀처럼 사제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본받고 배우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로마에서 ‘앗리미나(주교들의 사도좌 정기 방문)’를 마치고 성 바오로 딸 수도원 피정의 집에서 재유럽 대구대교구 사제 모임을 가졌습니다. 거기에서 어느 신부님이 한국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와 이탈리아 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를 비교하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교회의 문서에는 ‘성직주의’라는 말이 자주 나왔고, 이탈리아 교회의 문서에는 ‘듣다, 배우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교회 문서에는 성직주의에 대한 반성이 많이 실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이탈리아 교회 문서에는 이제 교회가 평신도들로부터, 더 나아가 세상으로부터도 듣고 배워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사제이고 성직자이니까 듣고 배우기보다는 말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우선 저부터 은연중에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가장 훌륭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듣기만 잘해도 훌륭한 상담을 한 것으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좀 적게 말하고 대신에 많이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신자가 개인이든 단체든 무얼 건의하거나 제안하면 생각이 다르더라도 일단 경청하고 존중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이 더디더라도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사목회의를 열어서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시노드 정신이고 시노드적인 교회를 지향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루카복음 15장에는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양의 비유와 되찾은 은전의 비유, 그리고 되찾은 아들의 비유가 나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되찾은 양의 비유 말씀입니다. 10년 전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을 맞이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자비의 해’를 선포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비의 해 심볼 마크가 기억날 것입니다. 예수님이 한 마리의 양을 어깨에 메고 가시는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 내용이었습니다. 우리의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최근에 어느 본당 신부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본인이나 신자한테 들은 것이 아니라, 어느 신부님한테서 들은 것입니다. 그 신부님은 신자 중에 누가 돌아가시면 연도 가는 것은 물론이고 장지에까지 가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례 기간 동안에 가족 중에 냉담 중에 있는 사람은 다 성사를 보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놓고 장지까지 가서 묘지예절을 해드리니까 다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비의 하느님, 예수 성심을 닮은 착한 목자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진목정 성지에서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면서 우리가 좀 더 예수 성심을 닮은 사제가 될 수 있도록 복자 허인백 야고보와 복자 김종륜 루카와 복자 이양등 베드로의 전구를 빌어야 하겠습니다. “복자 허인백 야고보와 복자 김종륜 루카와 복자 이양등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과 복자들이여,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