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총대리
Archbishop/Bishop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루카 2,51) (구미지역 성경대학 30주년 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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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지역 성경대학 30주년 미사
2025. 06. 28.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원평성당
먼저 구미지역 성경대학 30주년을 축하드리며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올해가 30주년이니까 1995년에 구미 성경대학이 개설되었다는 것인데, 그 당시에 저는 형곡성당 주임신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원평본당의 김영옥 요한 신부님께서 그 당시에 지구장이셨는데, 김영옥 신부님의 주도로 각 본당에서 건축비를 얼마씩 보태어서 지금의 구미 가톨릭 문화관을 건립하였던 것입니다. 그 문화관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프로그램이 성경대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많은 수녀님들과 신부님들이 수고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30년이란 세월을 이어왔고 구미지역 성경 공부가 풍요로워졌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교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교구에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 여러 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구청과 신학대학에서, 그리고 수도회나 대리구 차원에서 하기도 하고 본당 차원에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있는 데도 여러 곳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툿찡 성 베네딕토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어버이 성경학교가 큰 붐을 일으켰다고 생각됩니다. 역사가 40년이 넘었지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교구는 5년 전에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슬로건으로 10년 장기 사목 계획을 세워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2년 동안은 ‘말씀의 해’를 살았고, 지난 2년 동안은 ‘친교의 해’를 살았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전례의 해’를 살고 있고, 다음은 이웃사랑과 선교를 주제로 살게 될 것입니다. 10년 장기 사목 계획의 첫해에 ‘말씀의 해’를 살면서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주관으로 ‘성경 통독 40주간’을 두 차례 실시한 바 있습니다. 저도 참가하였습니다. 40주간 동안 성경을 읽으며, 온라인으로 하든지 오프라인으로 하든지 여한준 신부님의 강의를 듣고, 또 세 차례의 시험도 쳐야 했습니다. 1년 동안 하면서 시간에 쫓길 때도 있었지만 다 마쳤을 때는 뿌듯함과 함께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공부하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그러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좋은 몫을 택하였습니다.
어제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이었고, 오늘은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입니다. 어제는 한국교회 ‘사제 성화의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올해는 각 대리구별로 프로그램을 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교구청에 근무하는 신부님들과 특수 사목 분야에 근무하는 신부님들 50여 명은 어제 경주 산내에 있는 진목정 성지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도보 순례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성경 공부를 하는 것이나 성지 순례를 하는 것이나 그 목표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하신 성경 말씀처럼 우리가 성화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성경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더 나아가 누구를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먼저 자신이 성화되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 작년에 로마에서 ‘앗리미나(주교들의 사도좌 정기 방문)’를 마치고 성 바오로 딸 수도원 로마 총원 피정의 집에서 재유럽 대구대교구 사제 모임을 가졌습니다. 거기에서 어느 신부님이 한국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와 이탈리아 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를 비교하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교회의 문서에는 ‘성직주의’라는 말이 자주 나왔고, 이탈리아 교회의 문서에는 ‘듣다, 배우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교회 문서에는 성직주의에 대한 반성이 많이 실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이탈리아 교회 문서에는 이제 교회가 평신도들로부터, 더 나아가 세상으로부터도 듣고 배워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루카 2,41-51)은 예수님의 부모님이 아들 예수님을 잃어버렸다가 되찾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성모 칠고’와 ‘성모 칠락’이 다 나오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마지막 절인 51절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인 부모에게 순종하며 사셨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는 그 모든 일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깊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을 조금이나마 닮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나이다. 저희도 당신 성심을 닮고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성화되게 하소서. 아멘.” 2025. 06. 28.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원평성당
먼저 구미지역 성경대학 30주년을 축하드리며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올해가 30주년이니까 1995년에 구미 성경대학이 개설되었다는 것인데, 그 당시에 저는 형곡성당 주임신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원평본당의 김영옥 요한 신부님께서 그 당시에 지구장이셨는데, 김영옥 신부님의 주도로 각 본당에서 건축비를 얼마씩 보태어서 지금의 구미 가톨릭 문화관을 건립하였던 것입니다. 그 문화관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프로그램이 성경대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많은 수녀님들과 신부님들이 수고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30년이란 세월을 이어왔고 구미지역 성경 공부가 풍요로워졌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교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교구에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 여러 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구청과 신학대학에서, 그리고 수도회나 대리구 차원에서 하기도 하고 본당 차원에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있는 데도 여러 곳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툿찡 성 베네딕토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어버이 성경학교가 큰 붐을 일으켰다고 생각됩니다. 역사가 40년이 넘었지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교구는 5년 전에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슬로건으로 10년 장기 사목 계획을 세워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2년 동안은 ‘말씀의 해’를 살았고, 지난 2년 동안은 ‘친교의 해’를 살았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전례의 해’를 살고 있고, 다음은 이웃사랑과 선교를 주제로 살게 될 것입니다. 10년 장기 사목 계획의 첫해에 ‘말씀의 해’를 살면서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주관으로 ‘성경 통독 40주간’을 두 차례 실시한 바 있습니다. 저도 참가하였습니다. 40주간 동안 성경을 읽으며, 온라인으로 하든지 오프라인으로 하든지 여한준 신부님의 강의를 듣고, 또 세 차례의 시험도 쳐야 했습니다. 1년 동안 하면서 시간에 쫓길 때도 있었지만 다 마쳤을 때는 뿌듯함과 함께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공부하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그러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좋은 몫을 택하였습니다.
어제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이었고, 오늘은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입니다. 어제는 한국교회 ‘사제 성화의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올해는 각 대리구별로 프로그램을 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교구청에 근무하는 신부님들과 특수 사목 분야에 근무하는 신부님들 50여 명은 어제 경주 산내에 있는 진목정 성지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도보 순례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성경 공부를 하는 것이나 성지 순례를 하는 것이나 그 목표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하신 성경 말씀처럼 우리가 성화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성경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더 나아가 누구를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먼저 자신이 성화되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 작년에 로마에서 ‘앗리미나(주교들의 사도좌 정기 방문)’를 마치고 성 바오로 딸 수도원 로마 총원 피정의 집에서 재유럽 대구대교구 사제 모임을 가졌습니다. 거기에서 어느 신부님이 한국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와 이탈리아 교회의 시노드 최종 문서를 비교하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교회의 문서에는 ‘성직주의’라는 말이 자주 나왔고, 이탈리아 교회의 문서에는 ‘듣다, 배우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교회 문서에는 성직주의에 대한 반성이 많이 실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이탈리아 교회 문서에는 이제 교회가 평신도들로부터, 더 나아가 세상으로부터도 듣고 배워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루카 2,41-51)은 예수님의 부모님이 아들 예수님을 잃어버렸다가 되찾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성모 칠고’와 ‘성모 칠락’이 다 나오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마지막 절인 51절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인 부모에게 순종하며 사셨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는 그 모든 일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깊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을 조금이나마 닮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나이다. 저희도 당신 성심을 닮고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성화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