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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치워라(요한 11,39) (전국 가톨릭 의사회 피정 파견미사 강론)
  •   2026-03-24
  •   660

전국 가톨릭 의사회 피정 파견미사

 

2026. 03. 22. 사순 제5주일, 사수동 영성관

 

한 열흘 전에 KBS 다큐 한 편을 봤습니다. ‘성물’이라는 제목의 다큐였는데, 제4편이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에 무슨 일이 있었지요? 이태원 참사가 있었습니다. 하루 저녁에 무려 159명이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에서 넘어져서 압사당했습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상은’이라는 아가씨도 그날 친구들과 그곳에 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부부는 딸의 방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고, 매일 딸의 방을 청소하고 정리하며 슬픔과 어두움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죽기 전에 딸이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딸이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명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딸은 명동성당에서 예비자 교리 중이었는데, 그날 친구들과 할로윈데이 전야 축제 때 그곳에 갔다가 그런 참변을 당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부는 명동성당을 찾아가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하였습니다. 6개월 동안 교리를 배우고, 드디어 세례를 받고 그 자리에서 두 분이 혼인성사를 맺었던 것입니다. 세례성사와 혼인성사를 동시에 받으면서 두 분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다큐 제4편의 소제목은 ‘마음’이었습니다. 마음의 치유를 가져왔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한 생을 살면서 좋은 일만 겪는 것이 아니라 안 좋은 일들도 겪게 됩니다. 여러 가지 시련과 환난이 따르기도 합니다. 사람이 겪는 일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요한 11,1-45)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라자로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라자로의 여동생 마르타와 마리아는 예수님께 원망 섞인 말을 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고는 결정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25-26)

그때 마르타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27)

마르타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메시아라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지, 죽은 오빠를 지금 당장 살리실 줄은 믿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은 사람도 살리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돌을 치워라.”하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고는 성부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큰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그러자 천으로 둘둘 감겨있던 라자로가 무덤 밖으로 걸어 나왔던 것입니다.

라자로의 이 부활 이야기는 단순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초자연적인 기적 사건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묵상하도록 이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많은 생명들이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불의하게 죽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낙태, 전쟁, 테러, 폭력, 사건, 사고들로 인하여 하루에도 수많은 생명이 죽습니다. 우리는 그들 중에 하나라도 살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예전에 ‘낭만닥터’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나온 주인공 ‘김사부’라는 의사는 “나는 무조건 살린다.”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 동의보감’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허준의 일대기입니다. 거기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이야기는, 허준의 스승 유의태가 밀양 천황산 얼음골에서 제자 허준과 온갖 질병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해부할 수 있도록 바친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머리카락 하나라도 조상님이 물려준 것이라고 하여 칼을 대는 것을 주저했던 시절에 사람 몸을 해부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허준은 자신의 칼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진 스승의 시신 앞에서 이렇게 외칩니다.

“천지신명과 스승님은 제 맹세를 들어주소서. 만일, 이 허준이 베풀어주신 스승님의 은혜를 잠시라도 배반하거든 저를 벌하소서. 또 이 허준이 의원이 되는 길을 괴로워하거나, 병든 이를 구하는 데 게을리하거나, 약과 침을 빙자하여 돈이나 명예를 탐하거든 저를 벌하소서. 이 은혜 맹세코 영원히 잊지 않으오리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돌을 치워라.”하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들 안에 있는 돌을 치워라는 말씀이 아닌가, 우리들 마음의 벽을 허물어라는 말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이 세상에 나라 간에, 민족 간에, 종교 간에, 이웃 간에 얼마나 많은 벽을 세우고 돌을 쌓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 돌을 치우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 간의 분열과 갈등과 미움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이 치유되고 생명과 사랑이 넘치는 은혜로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은 죽으시면서도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정신과의사이면서 로고테라피(Logotherapy)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행복을 목표로 삼지 마십시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십시오. 행복과 성공은 의미 있는 어떤 일을 할 때 선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2026. 03. 22. 사순 제5주일, 사수동 영성관

 

한 열흘 전에 KBS 다큐 한 편을 봤습니다. ‘성물’이라는 제목의 다큐였는데, 제4편이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에 무슨 일이 있었지요? 이태원 참사가 있었습니다. 하루 저녁에 무려 159명이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에서 넘어져서 압사당했습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상은’이라는 아가씨도 그날 친구들과 그곳에 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부부는 딸의 방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고, 매일 딸의 방을 청소하고 정리하며 슬픔과 어두움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죽기 전에 딸이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딸이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명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딸은 명동성당에서 예비자 교리 중이었는데, 그날 친구들과 할로윈데이 전야 축제 때 그곳에 갔다가 그런 참변을 당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부는 명동성당을 찾아가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하였습니다. 6개월 동안 교리를 배우고, 드디어 세례를 받고 그 자리에서 두 분이 혼인성사를 맺었던 것입니다. 세례성사와 혼인성사를 동시에 받으면서 두 분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다큐 제4편의 소제목은 ‘마음’이었습니다. 마음의 치유를 가져왔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한 생을 살면서 좋은 일만 겪는 것이 아니라 안 좋은 일들도 겪게 됩니다. 여러 가지 시련과 환난이 따르기도 합니다. 사람이 겪는 일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요한 11,1-45)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라자로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라자로의 여동생 마르타와 마리아는 예수님께 원망 섞인 말을 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고는 결정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25-26)

그때 마르타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27)

마르타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메시아라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지, 죽은 오빠를 지금 당장 살리실 줄은 믿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은 사람도 살리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돌을 치워라.”하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고는 성부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큰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그러자 천으로 둘둘 감겨있던 라자로가 무덤 밖으로 걸어 나왔던 것입니다.

라자로의 이 부활 이야기는 단순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초자연적인 기적 사건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묵상하도록 이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많은 생명들이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불의하게 죽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낙태, 전쟁, 테러, 폭력, 사건, 사고들로 인하여 하루에도 수많은 생명이 죽습니다. 우리는 그들 중에 하나라도 살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예전에 ‘낭만닥터’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나온 주인공 ‘김사부’라는 의사는 “나는 무조건 살린다.”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 동의보감’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허준의 일대기입니다. 거기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이야기는, 허준의 스승 유의태가 밀양 천황산 얼음골에서 제자 허준과 온갖 질병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해부할 수 있도록 바친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머리카락 하나라도 조상님이 물려준 것이라고 하여 칼을 대는 것을 주저했던 시절에 사람 몸을 해부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허준은 자신의 칼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진 스승의 시신 앞에서 이렇게 외칩니다.

“천지신명과 스승님은 제 맹세를 들어주소서. 만일, 이 허준이 베풀어주신 스승님의 은혜를 잠시라도 배반하거든 저를 벌하소서. 또 이 허준이 의원이 되는 길을 괴로워하거나, 병든 이를 구하는 데 게을리하거나, 약과 침을 빙자하여 돈이나 명예를 탐하거든 저를 벌하소서. 이 은혜 맹세코 영원히 잊지 않으오리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돌을 치워라.”하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들 안에 있는 돌을 치워라는 말씀이 아닌가, 우리들 마음의 벽을 허물어라는 말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이 세상에 나라 간에, 민족 간에, 종교 간에, 이웃 간에 얼마나 많은 벽을 세우고 돌을 쌓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 돌을 치우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 간의 분열과 갈등과 미움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이 치유되고 생명과 사랑이 넘치는 은혜로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은 죽으시면서도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정신과의사이면서 로고테라피(Logotherapy)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행복을 목표로 삼지 마십시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십시오. 행복과 성공은 의미 있는 어떤 일을 할 때 선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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