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주교
Archbishop/Bi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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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중심과 이념중심 (파티마병원 개원 70주년 및 경당 축복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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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병원 개원 70주년 및 경당 축복미사
2026. 06. 30.
작년이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한국 진출 100주년이었습니다. 그래서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기념행사가 있었고, 사수동 대구 수녀원 본원에서 기념미사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대구 파티마병원 개원 70주년입니다. 70주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길 빕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가 진출한 것은 1925년 함경남도 원산이었습니다. 그런데 1945년 일본이 망하고 우리나라가 해방되었는데, 해방과 함께 한반도의 한가운데에 38선이 그어졌고, 이북에는 공산정권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녀원이 폐쇄되었고 많은 수녀님들이 수용소 생활을 하거나 이남으로 피난해야 했었습니다. 더구나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수녀님들이 부산에 와서 피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 제6대 교구장이신 최덕홍 요한 주교님의 배려로 수녀님들이 대구에 정착할 수 있었고, 남자 베네딕도 수도원은 왜관에 정착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수녀회가 대구 공평동에 정착하면서 전쟁 후의 많은 어려운 사람들의 진료를 위해 1953년에 ‘안토니오 의원’을 개설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의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독일의 가톨릭 미세레올 단체의 지원을 받아 신암동에 새로운 의원을 마련하였습니다. 그것이 1956년 7월 2일에 개원한 ‘파티마의원’입니다. 파티마의원은 1962년에 종합병원이 되었고, 그 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오늘의 ‘대구파티마병원’이 된 것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병원 발전과 의료 봉사를 통한 복음화 사업에 헌신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주님의 강복이 있기를 빕니다.
교회가 가는 곳에는 늘 교육과 복지와 의료가 함께하였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함이며, 온전한 인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이것이 가톨릭교회 정신인 것입니다. 대구파티마병원 70년사 자료를 보니까 “VISION 2025, 환자중심, 진료중심, 이념중심, 모두가 행복한 파티마.”라는 슬로건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습니다. ‘닥터 김사부’가 근무하는 ‘돌담병원’이 진짜 환자 중심 병원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환자 중심이라는 말은 바로 사랑 실천이라는 이념 중심이기도 한 것입니다. KBS TV 프로 중에 ‘셀럽 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1987년 서울에 무료 병원인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경식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선우경식 선생님은 환자에게 약 처방을 하면서 처방전에 약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같이 처방하였다고 합니다. 점퍼, 달걀, 10만원 등이었습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대화를 통해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처방전을 보고 봉사자들이 그 필요한 것을 채워주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그분이 2008년 급성 뇌경색과 뇌출혈로 63세의 일기로 선종하셨습니다. 우리가 다 그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그 정신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미사를 시작하면서 이 병원에 새로 꾸민 ‘경당經堂’을 축복하였습니다. 경당은 어떤 기관에 속한 조그만 성당을 말합니다. 그런데 ‘경당’이라 할 때 경자가 가벼울 輕자가 아니라, 날 經자, 즉 경서, 성경, 불경이라고 하는 經자를 씁니다. 그래서 이곳은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리며 미사를 봉헌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요한 4,19-24)은 예수님께서 야곱의 우물가에서 어떤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님과 대화하다가 이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 대단한 예언자라는 것을 깨닫고는 불쑥 예배 이야기를 꺼냅니다. “저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지금이 바로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진실되게 예배드릴 때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이십니다. 그래서 전례나 우리 신앙생활에 있어서 성당이나 경당이라는 건물이나 장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진실되게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과 그분의 뜻과 그분의 계명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 안에 산다고 할 수 있으며,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26. 06. 30.
작년이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한국 진출 100주년이었습니다. 그래서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기념행사가 있었고, 사수동 대구 수녀원 본원에서 기념미사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대구 파티마병원 개원 70주년입니다. 70주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길 빕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가 진출한 것은 1925년 함경남도 원산이었습니다. 그런데 1945년 일본이 망하고 우리나라가 해방되었는데, 해방과 함께 한반도의 한가운데에 38선이 그어졌고, 이북에는 공산정권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녀원이 폐쇄되었고 많은 수녀님들이 수용소 생활을 하거나 이남으로 피난해야 했었습니다. 더구나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수녀님들이 부산에 와서 피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 제6대 교구장이신 최덕홍 요한 주교님의 배려로 수녀님들이 대구에 정착할 수 있었고, 남자 베네딕도 수도원은 왜관에 정착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수녀회가 대구 공평동에 정착하면서 전쟁 후의 많은 어려운 사람들의 진료를 위해 1953년에 ‘안토니오 의원’을 개설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의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독일의 가톨릭 미세레올 단체의 지원을 받아 신암동에 새로운 의원을 마련하였습니다. 그것이 1956년 7월 2일에 개원한 ‘파티마의원’입니다. 파티마의원은 1962년에 종합병원이 되었고, 그 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오늘의 ‘대구파티마병원’이 된 것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병원 발전과 의료 봉사를 통한 복음화 사업에 헌신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주님의 강복이 있기를 빕니다.
교회가 가는 곳에는 늘 교육과 복지와 의료가 함께하였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함이며, 온전한 인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이것이 가톨릭교회 정신인 것입니다. 대구파티마병원 70년사 자료를 보니까 “VISION 2025, 환자중심, 진료중심, 이념중심, 모두가 행복한 파티마.”라는 슬로건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습니다. ‘닥터 김사부’가 근무하는 ‘돌담병원’이 진짜 환자 중심 병원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환자 중심이라는 말은 바로 사랑 실천이라는 이념 중심이기도 한 것입니다. KBS TV 프로 중에 ‘셀럽 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1987년 서울에 무료 병원인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경식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선우경식 선생님은 환자에게 약 처방을 하면서 처방전에 약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같이 처방하였다고 합니다. 점퍼, 달걀, 10만원 등이었습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대화를 통해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처방전을 보고 봉사자들이 그 필요한 것을 채워주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그분이 2008년 급성 뇌경색과 뇌출혈로 63세의 일기로 선종하셨습니다. 우리가 다 그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그 정신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미사를 시작하면서 이 병원에 새로 꾸민 ‘경당經堂’을 축복하였습니다. 경당은 어떤 기관에 속한 조그만 성당을 말합니다. 그런데 ‘경당’이라 할 때 경자가 가벼울 輕자가 아니라, 날 經자, 즉 경서, 성경, 불경이라고 하는 經자를 씁니다. 그래서 이곳은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리며 미사를 봉헌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요한 4,19-24)은 예수님께서 야곱의 우물가에서 어떤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님과 대화하다가 이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 대단한 예언자라는 것을 깨닫고는 불쑥 예배 이야기를 꺼냅니다. “저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지금이 바로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진실되게 예배드릴 때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이십니다. 그래서 전례나 우리 신앙생활에 있어서 성당이나 경당이라는 건물이나 장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진실되게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과 그분의 뜻과 그분의 계명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 안에 산다고 할 수 있으며,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