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주교
Archbishop/Bi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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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과 가라지 (영천성당 농민주일 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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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성당 농민주일 미사
2026. 07. 19. 연중 제16주일, 영천성당
올해 새해 첫날에 영천본당 새 성전을 봉헌하기 위해 왔었는데, 오늘은 ‘농민주일’ 미사를 드리기 위해 영천성당을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6년 전인 2020년 7월에는 영천 자천공소를 방문하여 농민주일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농민주일에는 주로 공소를 방문하여 미사를 드리고 농장이나 목장을 축복하였는데, 이번에는 본당을 방문하였습니다.
한국천주교회는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가 농민주일을 지내는 이유는, 농민들의 수고를 기억하면서 농촌과 도시가 함께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맞게 살도록 하자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 땅을 잘 가꾸고 잘 지켜서 우리들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생명의 가치, 자연 생태의 가치를 살리고 지속 가능하고 더욱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농민 여러분들은 자신이 하시는 일에 긍지와 소중함을 가지시고 더욱 기쁘고 보람되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한 2년 전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경북 봉화군 춘양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갔더니 ‘시드볼트(Seed Vault)’라는 씨앗 보관소가 있어서 견학하였습니다. 온갖 식물과 곡식의 씨앗을 깊은 지하에 냉장 보관하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방한복을 입고 견학했었습니다. 시드볼트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생태계 변화 등 다양한 위기 속에서 식물자원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한 생명의 저장고라고 합니다. 지난 수요일부터는 대구 교구청에 ‘토종 씨앗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토종 씨앗을 잘 보존하고 확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 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 사목담당인 성용규 신부님의 강론이 이번 주 주보에 실려있습니다. 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에 의하면 IMF 외환 위기 때 우리나라 종묘사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 줄줄이 넘어갔고, 우리 땅에서 자라던 토종 씨앗들도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더욱 심해지는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농업의 위기가 닥친다면 식량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쌀 외에는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한 생존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토종 씨앗을 잘 보존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고, 가능한 한 농약을 사용하지 않거나 덜 사용하는 생명 농업, 생태 농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함께 농업인과 소비자의 의식도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요한복음 15장 1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도 농부이십니다. 영천에 포도 농사가 많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포도 농사를 지으시는 농부에 비유하십니다. 저의 아버님도 농부였습니다. 주로 논농사였지만 사과 과수원도 하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1년 내내 바빴습니다. 모내기 철이나 추수철이 되면 대구에서 학교 다니던 자식들도 일찍 나와서 거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농사를 지으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러면서 농사가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13,24-43)에서는 예수님께서 ‘밀과 가라지 비유’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농부가 자기 밭에 밀을 뿌렸지만 가라지도 자라는 것입니다. 논에 볍씨를 뿌렸는데 피도 함께 자라듯이 말입니다. 논에 벼와 피가 함께 자라고 밭에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듯이, 이 세상에,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선인과 악인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일꾼들이 가라지를 뽑으려고 하니까 주인이 추수 때까지 그냥 두라고 하십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밀을 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밀과 가라지를 구분하기 어렵고 벼와 피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확연하게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는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생물적으로는 가라지가 밀이 될 수는 없지만, 이 비유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에게 회개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믿고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더욱 열심히 살 것을 오늘 다짐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 마지막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43) 그 의인이 바로 우리가 되고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 2026. 07. 19. 연중 제16주일, 영천성당
올해 새해 첫날에 영천본당 새 성전을 봉헌하기 위해 왔었는데, 오늘은 ‘농민주일’ 미사를 드리기 위해 영천성당을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6년 전인 2020년 7월에는 영천 자천공소를 방문하여 농민주일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농민주일에는 주로 공소를 방문하여 미사를 드리고 농장이나 목장을 축복하였는데, 이번에는 본당을 방문하였습니다.
한국천주교회는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가 농민주일을 지내는 이유는, 농민들의 수고를 기억하면서 농촌과 도시가 함께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맞게 살도록 하자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 땅을 잘 가꾸고 잘 지켜서 우리들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생명의 가치, 자연 생태의 가치를 살리고 지속 가능하고 더욱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농민 여러분들은 자신이 하시는 일에 긍지와 소중함을 가지시고 더욱 기쁘고 보람되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한 2년 전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경북 봉화군 춘양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갔더니 ‘시드볼트(Seed Vault)’라는 씨앗 보관소가 있어서 견학하였습니다. 온갖 식물과 곡식의 씨앗을 깊은 지하에 냉장 보관하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방한복을 입고 견학했었습니다. 시드볼트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생태계 변화 등 다양한 위기 속에서 식물자원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한 생명의 저장고라고 합니다. 지난 수요일부터는 대구 교구청에 ‘토종 씨앗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토종 씨앗을 잘 보존하고 확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 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 사목담당인 성용규 신부님의 강론이 이번 주 주보에 실려있습니다. 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에 의하면 IMF 외환 위기 때 우리나라 종묘사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 줄줄이 넘어갔고, 우리 땅에서 자라던 토종 씨앗들도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더욱 심해지는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농업의 위기가 닥친다면 식량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쌀 외에는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한 생존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토종 씨앗을 잘 보존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고, 가능한 한 농약을 사용하지 않거나 덜 사용하는 생명 농업, 생태 농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함께 농업인과 소비자의 의식도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요한복음 15장 1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도 농부이십니다. 영천에 포도 농사가 많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포도 농사를 지으시는 농부에 비유하십니다. 저의 아버님도 농부였습니다. 주로 논농사였지만 사과 과수원도 하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1년 내내 바빴습니다. 모내기 철이나 추수철이 되면 대구에서 학교 다니던 자식들도 일찍 나와서 거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농사를 지으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러면서 농사가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13,24-43)에서는 예수님께서 ‘밀과 가라지 비유’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농부가 자기 밭에 밀을 뿌렸지만 가라지도 자라는 것입니다. 논에 볍씨를 뿌렸는데 피도 함께 자라듯이 말입니다. 논에 벼와 피가 함께 자라고 밭에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듯이, 이 세상에,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선인과 악인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일꾼들이 가라지를 뽑으려고 하니까 주인이 추수 때까지 그냥 두라고 하십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밀을 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밀과 가라지를 구분하기 어렵고 벼와 피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확연하게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는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생물적으로는 가라지가 밀이 될 수는 없지만, 이 비유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에게 회개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믿고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더욱 열심히 살 것을 오늘 다짐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 마지막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43) 그 의인이 바로 우리가 되고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