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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bishop/Bishop

부교구장 말씀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부교구장 취임 미사 강론)
  •   2026-07-01
  •   568

부교구장 취임 미사

 

2026. 06. 27. 주교좌 계산대성당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

주님의 부름으로 이 곳에 서게 된 김종강 시몬 주교 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듯이, 주 예수님께서는 회당에 들어가시어 이사야서의 두루마리를 펼쳐 읽으신 후 모든 눈이 그 분을 바라볼 때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루카4,21) 하시며 복음 선포의 사명을 시작하셨습니다. 아버지 하느님과의 일치와 말씀에 대한 헌신이 가져올 당연한 선포입니다. 

 

오늘 여기, 모든 눈이 저에게로 향하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부당하고, 불충한 종으로 이 자리에 있기에, 저의 소회를 말씀드리며 주님의 파견에 응답하고자 합니다. 

 

이 곳에 와서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이, 봉덕동 신학교 옥상에서 묵주기도 하던 모습입니다. 옥상에 올라가면 대구 시내의 불빛이 아름다웠습니다. 그 불빛을 보며,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세상이 저기이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건가? 하고 질문하며 기도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남산동에서 거꾸로 앞산 옛 신학교 쪽을 바라보며,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여기 있는가? 하고 되묻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첫 마음, 첫 자리에 선 것같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곳 이라며 떠났던 곳이죠. 뒤도 돌아보기 싫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연스레 제가 가야 할 곳으로 갔죠. 뜻 밖에도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모세의 떠남과 부름이 제 안에서 교차했습니다. 

파라오와 동족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망자의 삶을 살던 그는, ‘나는 그저 장인의 양 떼를 돌보는 떠돌이에 불과한 자’라고 다짐하며, 양 떼를 몰고 오가기를 반복하며, 자신의 울타리를 공고히 하는 삶에 머물려 합니다.

 

그의 모습은 일상의 안온함과 평온에 몸을 맡기고,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음을, 단단한 바위 위에 짓는 거라 믿으며, 나의 성을 쌓고 울타리를 두르는 일에 몰두하는 저를 닮았습니다. 주님의 명령에 따라 구원의 방주를 묵묵히 건설하던 노아의 망치질과는 전혀 다른, 내 울타리를 둘러치는 망치질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느님의 부름은 당혹 그 자체였습니다. 

 

모세가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던 길을 벗어나 한걸음 더 들어간 곳은, 하느님의 산 호렙이었고, 그는 그곳에서 그 때까지 늘 걸어오던 익숙한 삶, 자기 몸과 하나된, 낡은 신발을 벗고, 자신을 내려 놓아야 했습니다. 다시 하느님의 부름 앞에 서게 됩니다.

 

저도 오늘 한걸음 더 내디디며, 내 뜻을 하느님의 뜻인양 살아 오던, 가던 길만을 반복하던, 과거의 낡은 저 자신과 결별하는 날 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 말씀은 저를 위한 말씀같습니다.

세 번이나, ‘저 자를 모르오’ 라고 상소리를 섞어가며 스승을 배반 하던 베드로가, 오늘 주님의 질문 앞에 섰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그는 케파야, 베드로야, 내가 신뢰하는 바위 같은 제자야! 하고 불리어야 했지만, 오늘은 다시금 처음의 이름, 요한의 아들 시몬아 하고 부르십니다. 

 

저도 세번이나 주님의 질문 앞에 섰습니다. 

사제가 될 땐, 용기를 내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했지만, ‘나는 그를 모르오’ 하던 베드로 처럼 살았습니다. 주교로 불림 받으며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또 한번 물으셨습니다. 저는 ‘제가 회개하여 돌아오면 그리될 것 같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온전한 돌아섬은 여전히 먼 희망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곳으로의 부름은 다신 한번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답을 찾지 못합니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아시지 않습니까?” “당신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고 응답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고 부르심의 길동무인 형제 사제 여러분!

헛점 투성이의 인간이 완전하신 주님의 부름 앞에 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베드로에게 자신의 눈을 낮춰 세번 질문하시듯, 주님께서는 저에게도 자신을 낮추시어 오실 것을 믿습니다. 

 

이 부족한 믿음의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준엄한 부르심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이제 주님께서 가라 명령하시는 곳으로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 06. 27. 주교좌 계산대성당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

주님의 부름으로 이 곳에 서게 된 김종강 시몬 주교 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듯이, 주 예수님께서는 회당에 들어가시어 이사야서의 두루마리를 펼쳐 읽으신 후 모든 눈이 그 분을 바라볼 때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루카4,21) 하시며 복음 선포의 사명을 시작하셨습니다. 아버지 하느님과의 일치와 말씀에 대한 헌신이 가져올 당연한 선포입니다. 

 

오늘 여기, 모든 눈이 저에게로 향하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부당하고, 불충한 종으로 이 자리에 있기에, 저의 소회를 말씀드리며 주님의 파견에 응답하고자 합니다. 

 

이 곳에 와서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이, 봉덕동 신학교 옥상에서 묵주기도 하던 모습입니다. 옥상에 올라가면 대구 시내의 불빛이 아름다웠습니다. 그 불빛을 보며,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세상이 저기이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건가? 하고 질문하며 기도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남산동에서 거꾸로 앞산 옛 신학교 쪽을 바라보며,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여기 있는가? 하고 되묻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첫 마음, 첫 자리에 선 것같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곳 이라며 떠났던 곳이죠. 뒤도 돌아보기 싫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연스레 제가 가야 할 곳으로 갔죠. 뜻 밖에도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모세의 떠남과 부름이 제 안에서 교차했습니다. 

파라오와 동족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망자의 삶을 살던 그는, ‘나는 그저 장인의 양 떼를 돌보는 떠돌이에 불과한 자’라고 다짐하며, 양 떼를 몰고 오가기를 반복하며, 자신의 울타리를 공고히 하는 삶에 머물려 합니다.

 

그의 모습은 일상의 안온함과 평온에 몸을 맡기고,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음을, 단단한 바위 위에 짓는 거라 믿으며, 나의 성을 쌓고 울타리를 두르는 일에 몰두하는 저를 닮았습니다. 주님의 명령에 따라 구원의 방주를 묵묵히 건설하던 노아의 망치질과는 전혀 다른, 내 울타리를 둘러치는 망치질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느님의 부름은 당혹 그 자체였습니다. 

 

모세가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던 길을 벗어나 한걸음 더 들어간 곳은, 하느님의 산 호렙이었고, 그는 그곳에서 그 때까지 늘 걸어오던 익숙한 삶, 자기 몸과 하나된, 낡은 신발을 벗고, 자신을 내려 놓아야 했습니다. 다시 하느님의 부름 앞에 서게 됩니다.

 

저도 오늘 한걸음 더 내디디며, 내 뜻을 하느님의 뜻인양 살아 오던, 가던 길만을 반복하던, 과거의 낡은 저 자신과 결별하는 날 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 말씀은 저를 위한 말씀같습니다.

세 번이나, ‘저 자를 모르오’ 라고 상소리를 섞어가며 스승을 배반 하던 베드로가, 오늘 주님의 질문 앞에 섰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그는 케파야, 베드로야, 내가 신뢰하는 바위 같은 제자야! 하고 불리어야 했지만, 오늘은 다시금 처음의 이름, 요한의 아들 시몬아 하고 부르십니다. 

 

저도 세번이나 주님의 질문 앞에 섰습니다. 

사제가 될 땐, 용기를 내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했지만, ‘나는 그를 모르오’ 하던 베드로 처럼 살았습니다. 주교로 불림 받으며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또 한번 물으셨습니다. 저는 ‘제가 회개하여 돌아오면 그리될 것 같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온전한 돌아섬은 여전히 먼 희망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곳으로의 부름은 다신 한번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답을 찾지 못합니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아시지 않습니까?” “당신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고 응답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고 부르심의 길동무인 형제 사제 여러분!

헛점 투성이의 인간이 완전하신 주님의 부름 앞에 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베드로에게 자신의 눈을 낮춰 세번 질문하시듯, 주님께서는 저에게도 자신을 낮추시어 오실 것을 믿습니다. 

 

이 부족한 믿음의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준엄한 부르심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이제 주님께서 가라 명령하시는 곳으로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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