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땅으로부터 하늘을 향해 표징을 드립시다 (세계 병자의 날 기념미사 강론) |
2019/02/19 16:33 |
세계 병자의 날 기념미사
2019년 2월 18일 교구청 별관 대회합실
찬미예수님, 교구 사회사목국 병원사목부에서 주관하는 세계 병자의 날 기념미사에 참석하신 원목 봉사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 땅의 사람들이 감동할만한 표징을 하늘에서 내려달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분을 시험하려는 것이고,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니, 불신이 그 동기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탄식하십니다. 믿음이 없는 이에게는 어떤 표징도 먹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하시고 불신자들을 그곳에 두고 배를 타고 떠나십니다.
표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카네이션이, 스승님 부모님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시하고, 생일 케이크도 눈에 보이지 않는 축하의 마음을 표시합니다. 대체로 사람이 어떤 표징을 선택해서 그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런데 어떤 표징은 하느님이 선택하셔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은총을 그 표징 안에 담아 전달하시는데요. 우리는 이를 성사라고 합니다. 성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은총을 눈에 보이는 표지에 담아 전달하도록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전례예식이죠.
오늘 1독서에는 표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표징, 표는 라틴어로 영어로 같은 단어입니다. 이 표시도 하느님이 정하신 것으로, 하느님은 사람을 살리려고, 비록 죄인이지만 카인 살리려고 표를 하신 것이죠.
예수님 당시 사람들이 만약 표징을 요구하지 않고, 믿음으로 예수님의 여러 표징들을 알아들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곧 빵을 많게 한다던가, 병자를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하는 표징을 보고 예수님은 믿었으면 예수님은 참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못했지요. 사람들은 불신으로 가득차 믿지도 않을 표징을 하늘로부터 내려달라고 한 것입니다.
반대로 예수님이 표징을 요청하신 적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는 사랑의 표징을 요청하십니다. 그런데 ‘아무에게나’가 아니고, ‘불신자에게’도 아니고, 오로지 ‘당신을 믿는 이들’ ‘당신의 제자들에게’만 사랑의 표징을 요청하십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사랑의 모범을 보여 주신 다음에 새 계명을 주시면서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하십니다. 우리도 예수님으로부터 명령받은 사랑의 표지를 드려야 합니다. 이웃을 서로 사랑함으로써,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을 드러내는 표지가 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병원사목부에서 원목봉사자로 계신 분들이므로, 마지막 날 예수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잘 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하늘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병들었을 때 돌보아 주었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그런데 저는 이 예수님 말씀에,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작은 몸짓으로 이 사랑을]중에 발췌)을 덧붙이며, 강론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멀리 있는 이를 사랑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이 당신 가정 안에서부터 가난한 이를 찾아 나서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사랑은 거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거기서 시작하여 당신이 주변에 기쁜 소식이 되기를 바랍니다.’하고 성녀께서 말씀하셨어요. 마더 테레사 말씀처럼 가정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여, 병원의 환우들에게까지 사랑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 받는 존재로서, 가정에서도 이웃에게도 사랑을 나누는 예수님 제자라는 표징이 되기를 바랍니다. 땅으로부터 하늘을 향해 우리 사랑의 표지를 드립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