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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다. (영대병원 경당 축복 미사 강론)
   2019/04/29  13:12

영대병원 경당 축복 미사 강론

 

2019년 4월 27일 오후2시

 

찬미예수님, 오늘 영남대학교 병원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 경당 축복 예식에 참석한 신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경당을 축복하고, 감실에 성체를 모실 예정입니다. 경당 수호자는 병자들의 수호자인 루르드의 성모님으로, 수호자 축일은 2월 11일입니다. 

 

한국천주교회 역사 초기에는 신부님이 전국으로 교우촌들을 순방하면서 사목을 하였습니다. 신부님이 봄 판공 가을 판공 때 어떤 교우촌에 도착하시면, 공소댁이라 불리는 집에서 공소회장님이 신부님을 맞이하였고, 그 인근의 교우들은 산길을 몇 시간이고 걸어서 그곳에 도착하여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를 모시면서 신앙생활을 하셨지요. 그러다가 교우들의 숫자가 많아지면 본당을 설정하게 되고, 신부님이 상주하게 되며, 신부님이 상주하시면서 성체 감실을 설치하게 됩니다. 이 경당에도 성체를 모시게 되는데요. 이곳에 성체의 형상아래 계신 예수님의 현존은, 특히 병자들이 영성체를 통해 하느님의 위로를 받으시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거룩한 시간이 있고 거룩한 장소가 있습니다. 사실은 시간도 공간도 이 세상도 모두 하느님이 창조하신 것이고 모두 하느님의 것이지요. 그래서 사실 끊임없이 언제나 기도해야 하겠지만 일상생활도 해야 하기 때문에, 거룩한 시간을 정해서 아침기도, 저녁기도, 끝기도, 낮기도 등 내 하루 시간의 일정 부분이라도 하느님께 봉헌하고, 그때 미사와 성무일도 기도와 성체조배와 신심 기도를 하는 것이지요. 또 거룩한 장소를 정하는 이유는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지만 특별히 축성되고 봉헌되고 축복된 장소를 마련하고, 또 성체 감실을 마련하여, 그 공간에서 하느님을 더욱 깊이 만나도록 마련된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 경당에서는 우선 거룩한 미사 전례를 거행하고, 성체 성사를 받아 모시도록 하고, 또 감실에서 성체를 모셔가 병자 영성체를 거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성체를 병자에게 모셔가 주님의 몸을 모시도록 돕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시죠.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하시고,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다.”(마태 25,35-36참조)하세요. 

 

한편 우리 신자들은 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십시오.”라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오늘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병자들의 수호자이신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 경당에서 미사를 거행하시고, 성체를 감실에 모시며, 또 그 성체를 병자들에게 모셔가 영성체를 하도록 돕는 모든 이들은, ‘일용할 양식’, 곧 ‘성체 빵’을 달라는 신자들의 간청을 채워주도록 하느님께 파견 받은 아주 중요한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교형자매들께서 성체 성사의 현존 속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시도록, 기회 되실 때마다 자주 이 경당을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어렵고 속상한 일이 있으시면 이 경당에서 기도하십시오. 하느님의 도움과 손길을 느끼시면 이 경당에서 감사와 찬미를 드리십시오. 하느님께 아뢰고 간청하고 탄원하고 또 하느님께 위로와 보살핌을 청하는 그런 기도와 성체조배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욱 긴밀한 사랑의 관계를 이루는데 이 경당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경당의 수호자이신 루르드 성모님의 보호와 성체 성사의 현존을 통하여 이 경당에서부터 많은 신자들에게 미사의 은총과 성체성사의 은혜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와 위로가 전달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사랑이 이웃에게 널리 전달되도록 하는 과정에서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바라시는 사명이 느껴진다면 기꺼이 순명하여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도록 합시다. 우리 각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새 계명을 실천하는 예수님 제자가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