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백천성당 제대 봉헌 예식 미사 강론) |
2024/03/07 12:57 |
백천성당 제대 봉헌 예식 미사
2024년 3월 3일(사순 제3주일)
찬미 예수님. 사순 제3주일에 백천성당 제대 봉헌 예식을 거행하게 됩니다.
백천성당은 2007년 9월 4일에 설립되었고, 초대 소요한 신부님이 부임하시고,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을 하여 성전으로 꾸몄습니다. 2008년 9월 7일에 최시동 신부님께서, 성유 바르는 예식 없이 성당 축복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성유를 도유하여 제대를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제1독서 탈출기에서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전해 주십니다.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나는 너 이스라엘을 종살이하던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라고 소개하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 가운데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머무셨고, 광야에서는 만남의 장막에 머무르셨으며, 가나안 정착 후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 때부터는 성전에 머무르셨습니다.
오늘 요한복음 2장에서,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성전 상인들을 쫓아내십니다. 예수님은 성전의 제물이 되는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상인과 환전상을 쫓아내시며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때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줄 수 있소?’하고 요구하자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고 답하십니다. 사실, 이 성전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덧붙여 오늘 봉헌하는 제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제대는 성찬 전례가 거행되는 장소이며, 제대 위에서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이 축성되고, 영성체를 통하여 신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은 “주님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라는 요한복음 6장 68절 말씀입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후에 예수님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또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 가운데 많은 이가 ‘어떻게 사람의 살과 피를 먹느냐?’며, 성체성사를 언급하시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듣기가 거북 하다.’며 떠났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12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하고 대답합니다. 여기에서 오늘의 화답송 후렴이 나왔습니다. 우리도 사도 베드로와 함께,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음’을 고백하며, 오늘 영성체송 시편 84편처럼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를 외치면 좋겠습니다.
복음에서 ‘성전이 예수님의 몸’이라고 했는데요. 세례를 통하여 이제 우리도 성령의 성전이 되었다는 사실과,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지체가 되어,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으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도록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됨’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시는 장면을 접하면서, 성령의 성전인 우리도 성령께서 머무시는 자리가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이 빼앗겨 있다면, 이 은혜로운 회개의 때, 사순시기에, 얼른 하느님을 향하여 삶의 방향을 다잡아야 하겠습니다.
결론입니다. 오늘 제대에 기름을 발라 하느님께 봉헌하는 기회에,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거룩한 성령의 성전이 되었음을 다시 기억하면서, 마음의 정리정돈을 잘하여, 하느님 성령과, 하느님 말씀과,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시고, 하느님과 친교를 누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참조)고 하셨기 때문에, 우리 백천 본당 공동체는,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라는 ‘교구 장기 사목 계획’에 따라 지내는 친교의 해 2년차에, 이렇게 굳건한 하느님과의 친교를 바탕으로, 이웃과의 친교, 피조물과의 친교도 잘 이루어 가도록 더욱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