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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 (소화성당 연중 제4주일 미사 강론)
   2021/02/02  13:18

연중 제4주일 미사

 

2021년 1월 31일, 소화성당

 

찬미예수님, 오늘 연중 제4주일이며 해외 원조 주일입니다. 소화 성당에 지난 성탄 밤 미사에 방문하려고 계획했었습니다만 연말연시특별방역강화조치로 오지 못했었습니다. 최근에 성당 좌석의 20%까지 미사 참석이 가능해져서 곧바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주일가운데 24일보다는 31일이 좋다고 하셔서, 오늘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건강하시지요?

 

오늘 복음(마르 1,21ㄴ-28)에 예수님은서, 안식일에 카파르나움 회당에 들어가서 가르치셨는데,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 있게 가르치셨기 때문에 사람들이 몹시 놀랐습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바로 예수님의 정체성에서 나옵니다. 예수님은 영원으로부터 하느님의 품속에 계신 말씀이셨지만, 우리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하시려고,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 곁에 오신 하느님이십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실현하는 임마누엘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말뿐이 아니라 실천하는 분이셨습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시고 실제로 우리 사람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목숨 바쳐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일생을 살펴보면 사람을 사랑하고 치유하고 구원하고 해방하는 일에 헌신하셨으니, 당신의 삶 자체가 인간 구원, 인간 사랑이셨습니다.

 

그런데 더러운 영도 예수님의 정체를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심을 말입니다. 거룩함이란 우선 하느님의 신성한 특성으로 하느님 홀로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그 다음에는 이 세상에 있더라도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느님께 속하도록 떼어 바쳐진 것, 곧 성별된 것을 거룩하다고 말하며, 성별할 때는 기름을 바릅니다. 예수님의 정체를 알고 있는 더러운 영은 예수님께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하고 말합니다. 상관없으니 그냥 가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 뜻대로가 아니라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네. 예수님께 꾸지람 듣고 쫓겨났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비추어,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겠으며,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는 관계가 아니라 긴밀한 관계를 맺고’서 ‘내 뜻대로 내 맘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독서(코린1 7,32-35)에서 사도 바오로는 우리들에게, ‘여러분이 걱정 없이 살기를 바랍니다.’하고 당부합니다. ‘혼인한 남자나 여자는 어떻게 하면 아내나 남편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세상일을 걱정하기에, 마음이 갈라진다.’고 진단합니다. 그러나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나 미혼자는 몸으로나 영으로나 거룩해지려고 주님의 일을 걱정한다.’고 하며, ‘굴레를 씌우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품위 있고 충실하게 주님을 섬기게 하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부에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아마도 부부라도 함께 주님을 섬기며 거룩해지도록 하면, 다시 말해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하며, 세상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을 걱정하려고 노력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도록 기름 발라 성별합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함께 주님을 섬겨 함께 거룩하면 좋겠습니다. 사실 신자 부부는 이미 세례 성사를 받으며 기름 발리우고 하느님께 성별되었습니다. 그리스도는 기름부음 받은 사람, 기름으로 축성되고 성별되어, 하느님의 뜻을 위하여 봉헌된 대제관, 임금, 예언자라는 뜻입니다. 신자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신자들은 세례를 받을 때 성령의 기름 부음, 곧 성령의 도유를 받았으며, 그리스도와 똑같이 사제직, 왕직, 예언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을 찾고, 하느님의 뜻을 우리의 삶에서 일구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그리스도 신자 모두 하느님께 성별된 거룩한 백성,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 정체성을 더욱 충실히 살아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