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예비 신학교 개학 미사 강론) |
2024/03/12 10:54 |
예비 신학교 개학 미사
2024년 3월 10일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교 성당
찬미예수님. 오늘 사순 제4주일에 2024년 예비 신학교 개학 미사를 거행합니다. 오늘 참석한 2024년 예비 신학생과 부모님들. 담임 부담임을 맡은 부제님들과 신학생들, 성소국장 신부님과 예비 신학생 담당 여러 협력 신부님들, 모두 반갑습니다.
제대 뒤편에 있는 큰 십자가를 볼 때마다 저는 ‘인간의 죄가 얼마나 컸으면 하느님의 아드님이 인간의 죄를 용서받게 하시려고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셨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십자가를 볼 때마다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셨으면 인류의 구원을 위한 십자가의 희생 제사에 당신의 외아드님을 기꺼이 내주셨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인간의 죄에 대한 하느님의 더 큰 자비를 오늘 복음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은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라고 선포합니다. 바로 앞 구절은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하는데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입니다. 이 둘을 함께 연결하면, <하느님께서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외아드님을 내 주시고, 사람의 아들이 들어 올려지게 되었는데, 이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통하여,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여 구원을 받았으므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오늘 2독서 에페소서에서는, 이 구원이, ‘인간의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다.’고 밝힙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이고, 에페소서 말씀처럼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구원의 첫 번째 선물은 세례 성사라고 할 것입니다. 사람이 세례를 받으면 자연적 단계에서 초자연적 단계로 넘어가고, 지금까지 생명 공기 햇볕 과일 물과 같은 자연적 선물을 받았다면, 초자연적 단계에서는, 영원한 생명, 구원, 성령, 말씀, 성체, 성사와 같은 초자연적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자연적 단계에서 초자연적 단계로 넘어가 구원과 영원한 생명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에페소서 말씀처럼, 누군가가 외부에서 그것을 전해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구원은 인간에게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사제가 있어야 합니다. 신부님들은 복음을 전하고 미사를 봉헌하며, 여러 가지 성사를 집전함으로써,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이어 주는 다리가 되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살도록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대구대교구는 올해 친교의 해 2년차를 지내며, 하느님과의 친교, 이웃과의 친교, 피조물과의 친교를 더욱 구체적으로 실천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부님들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뿐 아니라 지구 환경 보호에도 힘쓰도록 서로 연결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예비 신학생들도 장차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그들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되도록 꾸준히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과 피조물 보호를 실천하는 우리는, 학교폭력과 갑질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이도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을 본받아 힘없는 약자를 도와야 하겠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그를(외아들 예수님)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예비 신학생들은, 장차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도록 전해야 하기에, 먼저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시며, ‘나의 구원자’이심을 굳게 믿고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