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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복음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18-26
18 예수님께서 말씀을 하고 계실 때,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는 일어나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를 따라가셨다.
20 그때에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자가 예수님 뒤로 다가가,
그분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대었다.
21 그는 속으로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2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그 여자를 보시며 이르셨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바로 그때에 그 부인은 구원을 받았다.
23 예수님께서 회당장의 집에 이르시어
피리를 부는 이들과 소란을 피우는 군중을 보시고,
24 “물러들 가거라. 저 소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25 군중이 쫓겨난 뒤에 예수님께서 안으로 들어가시어
소녀의 손을 잡으셨다. 그러자 소녀가 일어났다.
26 그 소문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죽음이 사람에게 마침표라면, 잠은 쉼표다. 이미 마침표가 찍힌 삶은 돌이킬 수 없지만, 쉼표는 다르다. 다시금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아무리 미약할지라도 말이다.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이 말씀처럼, 주님은 당신 손길을 통해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마침표를 쉼표로 만드신다. 좌절하고 멈추고픈 현실 앞에서, 주님은 새로 시작할 희망을 주신다. 닫혀 버린 모든 가능성을 넘어, 다시금 주님은 하느님의 일이 우리 안에서 실현되도록 허락하신다.
내가 임의로 찍어 버린 마침표들을 돌이켜 본다. 누군가를 향해 매몰차게 닫아 버린 문, ‘사는 게 그런 거지’라며 적당히 마무리짓고 타협한 내 시야, ‘이건 너무 확실해!’라며 거칠게 단정 짓고만 나의 고집들, 그 모든 끝맺음 앞에서, 주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이 모두는 끝낼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하느님 앞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손을 내뻗어 내 손을 잡으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기억하자. 혈루증이 있는 여인도, 죽음의 문턱 앞까지 갔던 소녀도, 마침표를 지우고 삶의 문장을 이어 가시는 주님의 힘을 체험했다. 우리 앞에 놓인 죽음, 좌절, 멈춤이 무엇인지 다 알 길은 없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주시는 주님을 믿고, 그 손을 잡아 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