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복음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6-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23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잠언 2,1-9)와 복음(마태 19,27-29)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끝가지 견디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다.”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끝까지 견디는 일과 박해를 피하는 일은 모순된 말처럼 들립니다. 좀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두 말씀을 억지로 이어 보려다 멈추고, 마태오 복음사가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마태오는 박해시대의 사도였습니다. 자신이 전한 신앙을 증거하며 죽음을 끌어안은 사람도 보았을 것이고, 또 살기 위해 복음을 포기한 이들도 마주했겠지요. 언젠가 자신이 가르쳐 보낸 제자가 순교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그때 자신들을 파견하시던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 헤아려 보았을까요. 어쩌면 그의 마음속에 박해를 마주하는 두 생각이 함께 들어앉아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 복음에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박해는 끝이 났지만, 고민은 계속되어야 하겠지요. 오늘날 어떻게 신앙을 살아야 하는지, 또다시 고민을 시작하며, 다시금 복음을 마주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