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복음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34─1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34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35 나는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36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
3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8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9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40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41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4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11,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다 지시하시고 나서,
유다인들의 여러 고을에서 가르치시고 복음을 선포하시려고
그곳에서 떠나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우리 평화는 근심 걱정 없는 ‘무사 무탈의 평안함’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시금 기쁨을 이루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다. 사실 그렇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고, 그래서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으면 가장 좋겠지만, 세상일이 어떻게 그렇게 될까. 슬프고 좌절하는 상황이 올지라도 다시금 시작할 힘을 요청하는 겸손한 마음가짐, 그것이 십자가라는 처형 도구를 생명의 원천으로 품고 살아가는 우리의 평화이자 친교가 아닐까.
그래서 평화를 이루는 데는 큰 값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일시적으로 다툼이 멎은 것 같은 소강상태에서 타협하지 않고, 정직하게 진짜 화해를 추구하려는 지난한 노력, 이 같은 용기에서 평화는 시작된다. 집안 식구가 서로 원수가 되고, 제 십자가를 져야 하고, 예수님 때문에 우리 목숨까지 버려야 한다는 일련의 말씀은, 그만큼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 각자의 희생과 치열한 고뇌가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많이 다투고 많이 시기하는 것이 우리 모습이다. 그런 모습에도, 하느님의 평화를 이루라고 우리를 부르셨다. 혼란한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는 우리 성소를 기억하며, 가장 작은 실천을 이뤄 보길 바란다. 주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는가. “시원한 물 한 잔”에서 시작해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