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집회 44,1.10-15)와 복음(마태 13,16-17)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은 밀과 가라지의 비유 이야기입니다. 원수가 밀밭에 와서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지만 주인은 그 가라지를 수확 때까지 내버려두도록 합니다. 그 이유는 밀까지 함께 뽑힐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는 선인과 악인을 가르시는 최후의 심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 영혼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심판을 경고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혹은 아군과 적군으로 편을 갈라놓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이나 판단이 모여서 집단화되기 시작하면 특정인 몇몇은 그야말로 공공의 적, 혹은 악인으로 섣부르게 단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문해야만 합니다. “하느님의 인내와 자비하심이란 어떤 의미인가?” “구원에 대한 판단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가?” 한 영혼의 내면 세계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고뇌와 갈등, 그리고 상처와 아픔은 우리네 인간의 영역에서는 결코 모두 이해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하느님의 자비와 그분의 구원 의지를 믿으면서 끊임없이, 그리고 차별없이 사랑과 봉사의 여정을 이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