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복음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44-46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한 상인이 좋은 진주를 발견한 후,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그 진주를 산다는 비유다. 기원전 4세기경부터 인도 지역에서 수입된 진주는 예수님 시대에는 매우 진귀한 물건으로 여겨졌다. 당시의 진주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사치품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진주 하나를 사기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일일까? 상인이 발견한 진주가 세상에 없는 대단한 진주여서, 상인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 거로 생각했다면, 그건 오늘 복음을 오해한 것이다.
상인은 자신에게 이익이라서 그 진주를 산 것이 아니다. 진주 하나를 사기 위해, 전 재산을 처분한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인은 합리적인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그 좋은 진주를 만나기 전에는 절대로 하지 않았을 대담한 결정을 한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의 힘이다. 하느님을 알기 전에는 하지 않았을 일을, 하느님을 알고 나서는 하게 된다.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사람을 용서하게 되고, 도저히 사랑하지 못할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손익을 따지며 전전긍긍하는 삶을 떠나, 가 보지 않았던 길을 가게 한다. 하느님 나라는 조금 더 나은 삶 정도로 우리를 초대하지 않는다. 하느님 나라는 완전히 다른 삶, 우리가 가 보지 않은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