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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갈등에서 친교로 가는 여정에 예수님께서 동행하십니다”
   2021/07/05  11:38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고 있는 판티 필리부스 무사 루터교세계연맹 의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루터교세계연맹(LWF)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가톨릭교회와 루터교회 간 대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모든 이가 끊임없는 기도와 애덕의 나눔 실천과 열정을 통해 더욱더 온전한 일치를 이루기 위해 신뢰를 갖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일치의 여정이 여전히 갈등의 골 사이에 있으나, 친교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쉬운 길은 아니지만 “우리가 홀로 가는 여정이 아니”라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루터교세계연맹(LWF)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이 여정을 “다양성 안에서 화해를 이룬 일치”로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6년 스웨덴 사도적 순방 중 룬트의 루터교회 대성당에서 열린 교회일치 기도회에 참석했던 일을 상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잊을 수 없는 교회일치의 단계에 화해의 복음적 힘을 체험하면서, 대화와 공통의 증언을 통해 우리가 더 이상 서로에게 낯선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낯선 이들이 아니라, 형제입니다.”

 

우리를 일치시키는 믿음을 함께 고백합시다
교황은 즉흥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위기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수세기 동안 지속해 온 갈등에서 우리가 원하는 친교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위기에 처하는 까닭입니다. 이러한 위기는 주님의 축복입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들 간 온전한 일치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오는 “2030년 6월 25일 500주년을 맞이하는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Confessio Augustana)에 대한 공동 성찰은 교회일치의 여정에 유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은 1980년 6월 25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강조했던 것처럼, “루터교인들의 신앙과 교회 생활을 위한 주요” 문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80년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 450주년을 기념해 루터교회와 가톨릭교회가 발표한 공동 선언문 「모두 한 분 그리스도 아래」(All Under One Christ)의 내용을 상기했다. “우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 안에서 공동의 신앙으로 인정한 것은 우리 시대에도 새로운 방식으로 이를 함께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이는 우리를 일치시키는 믿음을 함께 고백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교황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인용했다. “몸도 하나이고 (…) 세례도 하나이고 (…)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에페 4,4-6 참조).

 

한 분이신 하느님
교황은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의 첫 번째 조항에서 니케아 공의회를 언급하며 “한 분이시며 세 위격이신 하느님”을 고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가톨릭교회와 루터교회뿐만 아니라 동방정교회 형제들과 또 다른 많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을 위한 필수적인 신앙 고백입니다. 이는 공동의 보화입니다. 오는 2025년에 기념할 위대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이 교회일치 여정에 새로운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빕니다. 이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우리에게 결정적인 여정이 될 것입니다.”

 

유일한 세례
교황은 “분열의 점진적인 극복, 기억에 대한 점진적인 회복, 우리 사이의 화해와 형제적인 협력”이 우리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에서 고백하는 “죄를 씻는 유일한 세례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룩한 세례는 우리의 모든 종교적 노력과 온전한 일치를 이루기 위한 모든 헌신에 기반을 둔 하느님의 원초적인 선물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일치운동은 교회의 외교 행사가 아니라 은총의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 타협이나 협약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곧, 기억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융통성 없는 태도를 극복하며, 쇄신된 친교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러기에 환원주의적인 합의나 타협적인 혼합주의의 형태가 아니라 다양성 안에서 화해를 이룬 일치로 가는 여정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가톨릭교회와 루터교회 간 대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모든 이가 끊임없는 기도와 애덕의 나눔 실천과 열정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의 다양한 지체들이 더욱더 온전한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신뢰를 갖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한 몸
교황은 떼제 공동체의 규칙에 나와 있는 “그리스도의 몸과의 일치를 여러분의 열정적인 관심사로 만드십시오”라는 아름다운 가르침을 인용했다. 이어 “일치에 대한 열정은 우리가 주님의 몸에 입힌 상처들 앞에서 느끼는 고통을 통해 성숙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들의 분열 때문에 고통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여전히 분열되어 있는 것을 바라보신 그분의 체험과 당신의 찢긴 옷에 주목하게 됩니다(요한 19,23 참조). 오늘 여러분이 제게 선물한 성반과 성작은 바로 떼제 공동체가 만든 것입니다. 선물에 감사드립니다. 이 선물들은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사실, 우리도 두 가지의 의미에서 고난을 겪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직도 동일한 제단에 모일 수 없기 때문에 고통을 겪습니다. 또 하나는 주님께서 기도하셨고 생명을 바치신 일치를 통해, 일치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 열정 때문에 고통을 겪습니다.”

 

우리와 동행하시는 그리스도
그러기에 “갈등에서 친교로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에 고통이 수반된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다음 단계는 교회와 직무와 성체성사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이해입니다. 분열을 초래한 상황들을 영적이며 신학적인 겸손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과거의 슬픈 사건들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화해를 이룬 역사의 일부로 이 사건들을 재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2023년에 열릴 세계루터교연맹 총회는 기억을 정화하고, 주님께서 수세기에 걸쳐 마련하신 많은 영적 보화들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갈등에서 친교로 가는 여정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십니다.”

 

무사 의장 “화해는 예수님의 얼굴을 지닙니다”
교황의 연설이 끝난 후 판티 필리부스 무사(Panti Filibus Musa) 세계루터교연맹 의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에게 화해란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얼굴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입니다. 또한 예수님과 함께하는 우리 이웃들의 얼굴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웃을 향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신앙은 사랑을 통해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가난한 이들과 세상에서 잊혀지고 착취당한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만나러 오시며, 우리가 하나될 수 있도록 하십니다.” “루터교와 가톨릭교회는 오늘날 우리를 하나되게 하시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방법을 전 세계적으로 깨닫기 위해 노력합니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1-06/papa-francesco-incontro-federazione-luterana-mondial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