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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국 평협 심포지움 파견미사 강론
   2012/12/03  11:37

전국 평협 심포지움 파견미사

2012. 11. 10(토). 연중 32주일. 교구청 교육원.

 

 어제부터 한국 평협 임원분들과 전국 각 교구 평협 임원분들이 저희 교구에 오셔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한국 평협 차원에서 ‘신앙의 해’ 기념 심포지움을 열었으며 지금은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교구를 방문하신 전국 평협의 모든 임원분들에게 늦게나마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저희 대구대교구는 작년에 100주년을 지내고 올해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올해도 이제 저물어갑니다만, 지난 세월은 하느님의 은총과 감사의 100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교구는 교구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제2차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였고, ‘교구 100년의 역사’를 편찬하였으며, 그리고 ‘교구 100주년 기념 대성당’을 건립하기로 하였습니다.
 ‘새 시대 새 복음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해 4월 8일에 개막하였던 제2차 교구 시노드는 지난 달 28일에 폐막하였습니다. 지난 6월 6일에 있었던 시노드 제3차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한 45개 건의안을 받아들여서 56개항의 교구장 교서를 폐막미사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이제 그 교서에 나온 내용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실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구 100년사 편찬은 ‘교구 통사’와 ‘연대표’, 그리고 ‘화보집’과 ‘본당사’ 등 4권으로 되어있는데 교정이 다 끝나고 곧 인쇄에 들어가서 연말 안으로 책이 나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구 100주년 기념 대성당 건립’은 상세 설계가 다 끝나가고 곧 관청에 허가를 득하여 시공사를 선정할 것입니다. 유치원 공사가 다 끝난 것 같고 이달 25일에 축복식을 가질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유치원을 새 건물로 이전을 하고 옛 유치원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성당 시공을 하게 될 것입니다. 건립기금은 전 본당에서 46%가 입금되었습니다. 시일이 예상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움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희 교구 사정에 대해서는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눈다는 뜻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 ‘신앙의 해’를 맞이해서 한국 평협에서 오늘 대구 평협과 함께 심포지움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막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고 ‘가톨릭교리서’를 반포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며 한국천주교회에 정식으로 교계제도가 설정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런 뜻 깊은 해에 교황님께서는 ‘신앙의 해’를 선포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신앙의 해’를 정하신 것은 단순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막한 지 50주년이 되었고 또 ‘가톨릭교리서’를 반포한 지 20주년이 되어서 뭔가를 기념해야 하기 때문에 하신 것이라기보다는 그 내면에는 깊은 이유와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962년 10월 11일에 개막하여 1965년 12월 8일에 폐막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제2의 성령강림이라고 할 정도로 2000년 교회 역사에 있어서 거의 혁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교회는 안팎으로 많은 도전과 위기를 직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한 23세 교황께서는 ‘세상에 문을 열자’고 하시면서 전격적으로 공의회를 소집하였던 것입니다.
 공의회의 주요 쟁점은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를 어떻게 쇄신할 것인가? 오늘날 교회가 현대 세계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이태리말로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 라고 하는데, 즉 ‘현대화, 현대세계에 대한 적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특히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정의하고(교회헌장 2장), 평신도가 성직자와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예언자직과 왕직과 사제직에 참여하며, 각자 삶의 자리에서 복음화에 이바지 하여야 하는 소명을 가진다고 선언한 것은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교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었습니다. 특히 평신도 사도직 활동이 활발해졌으며 평신도 중심의 많은 신심운동이 일어났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천주교회도 공의회 후로 지난 50년 동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성장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교회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즉 제삼천년기에 들어서면서 세속주의와 상대주의, 물질만능주의와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의 기세는 더욱 더 심해졌고 이로 인하여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까지 흔들리면서 새로운 신앙의 위기와 도전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지난 10월 11일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서 거행된 ‘신앙의 해’ 개막미사에서 말씀하시기를,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과와 정신은 공의회가 열렸던 50년 전보다도 지금이 오히려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교황님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오늘날 심각한 신앙의 위기와 도전을 느끼시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교황님께서는 오늘날 사람들이 만연한 세속적인 문화와 정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 신앙의 유산들을 의문시하고 진리로 여기지 않으며, 그로 인해 최근 수십 년 동안 ‘영적인 사막화’가 진행되었다고 개탄하셨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교황님께서는 ‘신앙의 해’를 선포하셨고 우리는 이 ‘신앙의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신앙의 해’ 맞이 심포지움도 하였습니다만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세상 복음화에 한 몫을 다 하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를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선포하려는 열망을 교회 안에 되살리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참된 믿음을 선포하고 신앙의 유산을 전하기 위한 ‘새로운 복음화’의 노력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저희 교구가 15년에 걸쳐서 두 차례의 시노드를 개최한 것도 이러한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의 주요 안건이 ‘젊은이 복음화’였습니다.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신앙의 전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가장 큰 문제이고 우리가 다 같이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미래가 이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달 로마에서 개최되었던 제13차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의 주제가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였습니다. 지난 달 28일 폐막하면서 세계 주교 대의원들은 58개항의 건의안을 교황님께 드리고 전 세계 하느님의 백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발표하였습니다.
 그 메시지에 의하면 ‘이 세상이 악으로 상처 입은 세상이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여전히 사랑하신다.’고 하면서 전 세계 가톨릭신자들에게 ‘세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 복음화를 위한 계기로 삼자.’고 격려합니다. 그리고 새 복음화를 위해서는 먼저 각자의 회심이 요청된다면서 성령의 도움을 청하고 믿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으로 좌절을 극복하며 사랑으로 무관심을 극복하자고 역설하였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번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의 폐막미사에서 하신 강론에서 ‘새 복음화는 교회생활 전체에 적용된다.’고 하시며 미신자들을 입교시키고 신자들이 신앙생활에 충실하도록 돕고 냉담교우들을 회두시키는 일이 모두 새 복음화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증거하고 냉담교우들을 인도하며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해주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제대로 된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무늬만 신자가 아니라 뼛속까지 신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을 복음화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철저히 복음화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신앙 전수의 열정을 되찾아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오늘날 이 세상에서 진정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황님께서 말씀하시는 새로운 복음화인 것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