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의 증인 (성당본당 30주년 및 견진성사 강론) |
2015/04/21 16:57 |
성당본당 30주년 및 견진성사
2015. 04. 19. 성당성당
찬미예수님! 부활 축하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특히 오늘 이 미사 중에 견진성사를 받으시는 95명의 교우들에게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2000년 전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리셨던 성령께서 이 분들에게도 내리시어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확고하게 변화시켜주시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올해가, 정확하게 말하면 바로 오늘 4월 19일이 성당본당이 설립된 지 30년이 된 날입니다. 본당설립 30주년을 맞이한 성당본당 공동체에 하느님의 큰 축복이 내리시길 빕니다. 지난 30년 동안 지역 복음화와 본당 발전을 위해 수고하신 역대 본당신부님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역대 총회장님들을 비롯하여 모든 교우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그분들의 노고를 크신 은총으로 갚아주시기를 빕니다.
성당성당은 한국천주교회 선교 200주년 기념으로 1984년 당시에 우리 교구에서 16개 성당을 짓기로 결의하였는데 그 중에 하나로 지어진 성당입니다. 그 당시 도시가 팽창하고 신자들도 많이 늘어났지만 한국천주교회 200주년이라는 큰 은총의 시기를 맞이하여 여기저기에 필요한 성당들을 많이 지었던 것입니다. 30년 전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한 마음이 되어 성당을 짓고 본당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동네 이름이 어떻게 하여 ‘성당동’이 되었는지 아십니까?
1923년에 이 앞에, 지금은 두류공원이 되었습니다만, 성 유스티노 신학교의 니콜라오 별관이 세워졌는데 이곳으로 신학교 교수신부님들과 신학생들이 한 번씩 긴 수단을 입고 소풍을 왔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저게 뭐꼬? 성당이 아이가!’ 하다가 이 지역 이름이 성당동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여튼 성당(聖堂)이라는 말이 거룩한 집, 성스러운 장소를 뜻하는데 성당 하나만해도 성스러운데 성당성당은 성당 두 개를 합했으니까 얼마나 더 성스러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성당성당 신자들은 그 이름에 걸맞게 참으로 거룩하게 신앙생활을 잘 하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특별히 견진성사를 받으시는 분들은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으시고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새롭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견진을 받지만 않지만 이 미사에 참례하신 교우 분들도 함께 성령의 은혜를 새롭게 받기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견진성사는 우리가 예전에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고 성령의 은혜로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을 확고하게 튼튼하게 해주는 성사입니다.
그래서 견진성사를 영어로는 ‘Sacrament of Confirmation’이라고 합니다. ‘Confirm’ 이라는 말은 ‘확실하게 한다.’ ‘확고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견진’이라고 할 때 ‘견’자가 ‘굳을 堅’자입니다. ‘굳게 한다,’ ‘단단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모두 예전에 물과 성령으로 세례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지만 아직 하느님께 대한 믿음도 약하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도 약하며 사랑 실천의 의지도 약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성령의 일곱 가지 은혜를 받아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강하고 단단하여져서 신앙적으로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은 자신의 믿음에 확신을 가지게 되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있고 담대하게 전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24,35-48)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모여 있는 집에 들어가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시며 인사를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시고 구운 물고기도 잡수시면서 당신이 실제로 부활하셨음을 보여주십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견진성사를 받은 사람은 예수님의 증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증인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1독서로 사도행전 3장을 들었습니다. 사도행전 3장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베드로와 요한이 예루살렘 성전에 갔는데 걷지 못하는 불구자 한 사람이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그에게 말하기를, “나에게는 금도 은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하니, 일어나 걸으시오.” 그러자 그가 벌떡 일어나 걷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 기적을 보고 놀라서 몰려들자 베드로가 나서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데 그 내용이 오늘 제1독서의 내용인 것입니다.
베드로의 설교의 요점은 이것입니다.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우신 분을 배척하고 살인자를 풀어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사도 3,14-15)
견진성사를 받은 우리들도 사도들처럼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조금 후 성령안수기도를 한 후에 제가 여러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로 십자표를 그어드릴 것입니다. 이 십자표는 예수님께서 우리 구원을 위하여 짊어지시고 매달시고 못박히시고 돌아가셨던 바로 그 십자가표인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주님의 일꾼이요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이 십자표를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세상에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기도합시다.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를 진정으로 회개시켜주시고 우리를 거룩하게 변화시켜주시도록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바르고 신실한 믿음을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