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누룩과 같다. (2018년 교정 봉사자의 날 파견미사 강론) |
2018/10/31 11:10 |
2018년 교정 봉사자의 날 파견미사
2018년 10월 27일 15:00 교육원 나동 4층 강당
찬미예수님, 오늘 2018년 교정 봉사자의 날 미사에 참석하신 봉사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약 60분의 교정 봉사자들이 함께 하셨는데요. 교정의 현장에서 애덕을 실천하고 복음을 전하는 전교 활동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오늘 복음(루카 13,18-21)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하고 말씀하십니다. 겨자씨의 비유를 들려주시며,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고 하십니다. 누룩의 비유에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그것은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겨자씨는 모든 씨앗들 가운데 가장 작은 것입니다. 실제로 겨자씨가 어떤 것인가 싶어서 알아보았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고기음식을 주문했을 때 함께 나오는 머스터드소스가 있습니다. 거기에 들어있는 좁쌀 같은 노란색 알갱이와 짙은 나무껍질 색 알갱이들이 머스터드 시드, 곧 겨자씨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작은 겨자씨에서 성장한 겨자 나무는 높이가 4-5미터가 되어 충분히 새들이 앉아 깃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누룩은 밀가루 반죽을 부풀게 하는 효소입니다. 누룩이 반죽 전체에 영향을 주듯이 누룩과 같은 복음 전파 활동으로 하느님 나라는 크게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밀가루 서 말이 등장합니다. 한 말은 약 18리터이고 밀가루 서 말은 약 54리터이며, 이것을 모두 발효시켜서 빵을 구우면 사람 약 150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54리터의 밀가루를 발효시키려면 약 2킬로 정도의 누룩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밀가루 서 말은 적은 수 사람을 위한 빵을 마련하려는 밀가루 양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위한 밀가루 분량입니다. 이 때 누룩은 밀가루 속에 숨어 있어 보이지도 않지만 이렇게 엄청난 분량의 밀가루를 변화시킨다는 뜻입니다(유충희 지음, ‘루카 복음’, 바오로딸, 307쪽 참조).
교정 봉사자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이들, 특히 교정 기관에 수용된 이들을 보살피는 사도직 활동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행하는 사랑의 실천과 복음 전파는 구체적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해지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도 않고, 또 일부러 막 드러내려고 하지도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러분들의 활동을 겨자씨처럼 작다고, 혹은 누룩처럼 밀가루에 섞여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며, 교정 봉사 활동을 과소평가하거나 몰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우선, 예수님께서 분명히 당신께 해 주신 것이라고 인정하시고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께서 방문하시고 도움을 드린 분들도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복음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면, 여러분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사도로서, 그분들에게 사도직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겨자씨가 많은 새들이 깃들이는 나무로 성장하고, 보이지 않는 누룩이 밀가루를 발효시켜 많은 사람이 나누어 먹을 빵이 되는 것처럼, 여러분들의 교정 봉사 활동이 하느님 나라가 꾸준히 성장하는데 결코 작지 않은 사명 수행이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시기를 다함께 성원하고 싶습니다.
이어서 루카 13,33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향한 당신 사명의 길을 가시며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하셨듯이, 우리를 파견해주신 하느님을 신뢰하면서 우리도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교정 봉사라는 사명 길로 열심히 걸어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