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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연중 제2주일 미사 강론)
   2021/01/17  13:14

연중 제2주일 미사

 

2021년 1월17일 계산 주교좌 대성당

 

찬미예수님, 오늘 연중 제2주일(나해)의 말씀 전례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제1독서 사무엘기 상권(3,3-10.19)에서는 주님이 사무엘을 부르십니다. 사무엘은 주님의 성전에서 자다가 부르심을 듣고 엘리 사제에게 달려갑니다. 엘리는 부른 적이 없다고 돌아가 자라고 하죠. 그러나 사무엘이 세 번째로 오자, 하느님이 부르신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사무엘에게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고 응답하도록 알려줍니다. 하느님의 부르심과 사무엘의 응답 사이에서 엘리는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사무엘은 주님께 잘 응답하였고, 예언자가 되었습니다.

 

요한복음(1,35-42)에서는 예수님이 시몬을 부르십니다. 먼저 세례자 요한이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하며 자신의 두 제자를 예수님께 안내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디에서 묵는지 알고 싶어 했고, 예수님은 ‘와서 보아라.’하고 부르십니다. 그들은 응답하고 따라갑니다. 두 사람 가운데 안드레아는 ‘메시아를 만났다,’고 시몬에게 알려 그가 예수님을 만나도록 합니다. 예수님은 시몬에게 케파, 베드로, 곧 (교회의) 반석으로 쓰이게 될 사명(마태 16,18 참조)을 주십니다.

 

하느님은 꾸준히 우리를 부르십니다. 첫째 부르심은 보편적으로 누구라도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되라는 부르심입니다. 둘째 부르심은 혼인, 성품, 수도 생활 등에 특별히 부르시는 것입니다. 첫째 부르심이 자신의 구원을 향한 부르심이라면, 둘째 부르심은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봉사할 것인가?’라는 부르심입니다. 한편 예수님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계속해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런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느님이 나를 부르신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응답해야 합니다. 사무엘처럼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9) 하거나, 화답송 시편 후렴처럼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시편40,8ㄴ.9ㄱ)하며 응답합시다. 그리고 이웃을 부르신다고 느낀다면 그가 하느님께 잘 응답하도록 알려줘야 합니다. 엘리가 사무엘에게 안내했듯이, 내 이웃이 하느님께 잘 응답하도록 안내합시다. 세례자 요한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알려주어 따라가게 했듯이, 우리를 사랑하시어 십자가에 목숨 바친 예수님을 알려줍시다. 안드레아가 시몬을 데려가 교회의 반석이 되는 소명을 받게 했듯이, 내 이웃이 하느님 나라를 위한 새로운 소명을 받도록 하느님께 인도하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코로나 변이까지 발생하여 건강만이 아니라 사회생활, 신앙생활이 더욱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실행할 일은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우선 가족과 이웃 사랑의 차원에서 혹시라도 전파하지 않도록 집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실천하도록 합시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 안에서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민감하게 알아차리도록 합시다. 이웃의 누구라도 추운 날씨 속에서 어떤 어려움은 없는지 새롭게 살핍시다. 잘 계시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안부 전화와 문자를 드리고, 식사는 잘 하시는지도 살펴봅시다. 필요하다면 본당의 카리타스, 레지오마리애 단원들과 함께, 혹은 구역반이나 소공동체 형제자매들과 함께, 힘닿는 만큼 도우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본당과 인근의 어려운 이들이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내도록 본당을 중심으로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사무엘이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듯이(1사무 3,9), 우리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구체적으로 도우면서 그들 안에서 부르시는 예수님께 새롭게 응답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