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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산내성당 부활 제4주일 미사 강론)
   2021/04/26  16:59

부활 제4주일 미사

 

2021년 4월 25일 산내 성당

 

찬미예수님,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주일입니다. 복음에 따라 <착한 목자>주일이라고도 불립니다. 오늘 복음(요한 10,11-18)은 착한 목자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하십니다. 삯꾼은 목자도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들에게 관심이 없고, 그래서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고 지적합니다. 예수님은 두 번째로 “나는 착한 목자다.”하시고,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하시고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며, 이 양 우리 안에 있지 않는 양들도 데려와야 한다.”고 밝히십니다. 오늘 복음에만 ‘목숨을 내놓는다.’는 표현이 6번이나 나오는데요. 결론적으로 착한 목자 예수님의 가장 큰 특징은 목숨을 바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가 54번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들어보셨지요? 가사 중에 ‘푸른 풀밭 시냇가에 쉬게 하사 나의 심신을 새롭게 하네.’도 나오고,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 해도 주님 계시니 두렵지 않네.’도 나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나를 아무것도 아쉽지 않게 하는 목자’는 착한 목자, 오늘 복음처럼 당신 목숨을 양들을 위하여 바치시는 목자 예수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부활 시기 감사송에서도 이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주셨나이다.”하고 기도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목자로 모신 우리들은 목숨 바친 그 큰 사랑에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이끌어주시는 푸른 풀밭으로 열심히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또한 성소주일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가리키는 성소는 첫째 성소와 둘째 성소가 있습니다. 첫째 성소는 우선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자신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과 사랑을 받아들이라는 부르심을 말합니다. 오늘 1독서 사도행전(4,8-12)은 이스라엘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게 하신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 말고는 구원이 없다고 선포하며,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원을 받으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첫째 성소는 세례를 받아 죄를 용서받고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2독서 요한1서(3,1-2)는 선포하기를 ‘사랑하는 여러분,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합니다. 사실 세례 받은 우리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목숨 바친 사랑을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성소는 세례 받고 나서 신자들이 각자 이웃을 위하여 어떤 사명을 수행할 것인가에 관한 다양한 부르심을 말합니다. 오늘 성소주일은 여러 성소 가운데 특히 사제, 수도자, 선교사 성소를 증진하려는 것입니다. 사제 성소는 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을 공부하고 독서자 시종 부제가 되었다가 사제가 되라는 부르심입니다. 수도 성소는 남녀 수도회에 입회하여 지원기 청원기 수련기를 거쳐 유기서원을 반복하다가 종신서원으로 죽을 때까지 수도자로 덕행을 닦으며 살라는 부르심입니다. 선교사는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 선교를 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파견을 받으라는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고 누구나 사제직 왕직 예언직을 받고, 기도 생활, 애덕 실천, 복음 전파를 해야 하겠지만, 특히 젊은이들이 사제, 수도자, 선교사의 성소를 받았을 때 잘 응답하도록 격려하고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착한 목자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목숨 바쳐 사랑해 주셨으며, 또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는 사랑의 계명도 주셨습니다. 코로나로 모두들 힘드시고 어려우실 것입니다만, 이런 때 일수록 이웃사랑의 차원에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혹시 이웃에게 나누고 도울 것은 없는지 살펴서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목자를 따라 푸른 풀밭을 향해 나아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