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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파티마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미사 강론)
   2021/05/17  15:45

파티마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미사

 

2021년 5월 13일 월성성당

 

찬미예수님, 오늘은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미사 전에 월성 성당 성모당을 새롭게 단장하여 축복하였습니다.

 

성모님의 모습은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루카 2,51)라는 복음 말씀에서 살펴보듯이, 예수님의 일생 곧 태어나실 때부터 돌아가실 때 그리고 승천하신 이후에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굳게 믿는 신앙과 순명의 증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생각할 때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충실하게 순명하셨으며, ‘더욱이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명하셨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은 완전한 하느님이시고 완전한 인간이셨기에 어쩌면 그 순명을 삼위일체 하느님의 친교 속에서 가능했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순수한 인간이신 성모님을 순명의 모범으로 보내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성모님께서는 천사의 방문에 아직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하고 반문하면서도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루카 1,38)하고 순명의 서약을 하였던 것입니다.

 

아시겠습니다만 남산동의 성모당은 교구설정의 해인 1911년에 성모님께 서원을 하고 1918년에 완공하였습니다. 드망즈 주교님께서는 성모당에서 많은 이들이 성모님의 은혜를 받도록 기도하라고 권고하셨고, 그래서 신자들인 개인적인 일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도, 특히 6.25 한국전쟁 때에도 성모님 앞에 모여와 밤낮으로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월성 성당의 성모당을 새롭게 축복하는 기회에, 저는 이 성모당 앞에서 많은 신자분들이 기도하시기를 권고 드립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기도하며 먼저 성모님의 순명의 모범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평생토록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함께하셨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도 예수님을 동반하며 생명이신 그리스도 안에 많은 열매를 맺는 그리스도 신자로서 성모님과 비슷하게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순명의 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이 카나의 기적의 자리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보시고 예수님께 청하였다가,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는 거절의 말씀에도, 성모님은 실망하지 않고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고 말하시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실천하셨고, 결국 예수님으로부터 물이 포도주가 되게 하시는 기적을 이끌어 내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느님께 마음을 다하여 간청하면서 손을 놓고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간청하면서도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더욱 빨리 더욱 풍성히 받도록 준비를 갖추는 우리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카나의 기적에서처럼 성모님의 다른 사람을 위한 전구를 하느님께서 확실히 들어주신다는 것을 잘 알기에, 우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은혜를 청하면서도, 온 인류를 위해 특히 코로나 19의 종식을 위해,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특히 미얀마의 평화를 위하여 성모님께서 많은 전구를 해주시도록 성모님께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특히 5월 성모성월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위하여 고리 묵주 기도를 바치자고 모든 그리스도 신자를 초대하셨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오월에 새로 마련된 월성성당 성모당에서 하느님은 자녀들이 기도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하실 것입니다. 우리와 온 인류를 위하여 다 함께 기도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