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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소서 주님 제가 왔나이다 (세계 병자의 날 미사 강론)
   2024/02/14  14:25

세계 병자의 날 미사

 

2월 11일 오전 10시 30분 로마 한인성당

 

찬미예수님. 저는 이번에 교황청 경신성사부 총회에 2월 6일에서 9일까지 참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2월 10일 토요일에는 성직자부 총회와 폐막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번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첫 번째로는, 시노달리타스 곧 시노드 정신으로 진행되는 회의를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경신성사부에서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주제 발표를 1개 듣고는 휴식 후에 소그룹 모임을 (열 명 이하로) 하였습니다. 모임 운영은 의장(presidente), 서기(segretario), 그리고 조력자 혹은 촉진자(facilitatore)가 진행하였습니다. 의장은 시작과 끝을 기도로써 열고 맺었습니다. 서기는 토의 내용을 기록해서 보고하였습니다. 조력자 혹은 촉진자의 역할은, 각자가 토론 주제를 돌아가면서 3분씩 발표하도록 하고, 3분이 넘으면 빨리 마무리 하라고 싸인을 보내는 역할 입니다. 지난 회의때 30분 정도 발표한 분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처음에 좀 많이 발표하기는 했지만 나중에는 3분 발표에 적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중요한 점으로, 각자 3분씩 다 발표하고 나면 끝으로 성령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을 듣도록 3분간 침묵 가운데 경청했던 것이 있습니다.

 

이 세 분의 활동, 곧 의장이 주도권을 가지고, 서기가 말씀을 정리하고, 조력자 혹은 촉진자가 진행을 원활하도록 돕는 것을 보면서,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께서 하느님 백성과 함께 하시는 현존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2월 11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발현 첫날로 정해진 <세계 성자의 날>에 매우 어울립니다. 어떤 나병 환자와 예수님의 만남, 그리고 예수의 치유 활동을 보여 줍니다. 마르코 복음 1장 40 절에서, 나병 환자는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면서 무릎을 꿇고 말합니다. “스승님은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합니다. 나병 환자는 감히 은총을 청하기 어려운 듯이, 병이 걸린 과거 내력을 밝히지 않고 또 병을 고쳐 달라고 직접적으로 청하지도 않지만, 모든 것을 예수님의 주도성에 맡기면서, 무릎을 꿇고 예수님께서 고쳐주실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네 우리는 삶에서 질병뿐 아니라 사건을 겪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 사건은 우리에게 문제로 또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때 우리는 이것들을 예수님께서 고쳐주실 수 있음을 믿어야 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어서는 안 되며, 오늘처럼 무릎을 꿇고 “주님께서는 고쳐주시고 풀어주시고 나아지게 해 주실 수 있으십니다.”고 고백해야겠습니다.

 

나병 환자가 대단한 점은,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다녀야 하는 등, 여러 제약과 어려움에도 예수님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려고, 무릎을 꿇고 <예수님이 해결자>이심을 사실대로 밝혔다는 것입니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지만 당신 능력으로는 할 수 있음>을 고백했던 것입니다. 내가 또 어떤 사람이 “아! 예수님께 가서 주님의 능력을 간청 해야 하겠다.”고 마음 먹기까지 얼마나 힘겨운 생활을 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인생에도 조력자 혹은 촉진자가 있습니다. 이태리어 파칠리타토레( facilitatore)의 영어식 발음은 ‘퍼실리테이터 ’인데, 바로 성령 하느님이 조력자 혹은 촉진자 성령 하느님이십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모두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여 바치는 <일을 시작할 때 바치는 기도>(오소서, 성령님!)를 바치고 또 잠깐 잠깐 침묵 가운데 성령의 목소리를 듣고 도움을 받으시면서, 쉽게 쉽게 살아가신다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내가 그분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면, 모두 이 세상 두려움 없이 굳건한 믿음 속에서, 질병도 사건들도 모두 잘 풀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 시너지를 이루도록 계속 기도하시고, 그분의 뜻과 정의를 탐색하고 실천함으로써, 인생을 굳건하고 힘차고 행복하고 기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두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라테란 성 요한 대성당에서 열린 성직자부 콘서트에서 마르코 몬시뇰이 작곡한 <에꼬미>(ecco mi)라는 노래가 감동적이었습니다. 후렴을 제가 불러보겠습니다. “ecco mi ecco mi signore io vengo ecco mi ecco mi si compia me la tua volontà” (보소서 보소서 주님 제가 왔나이다. 보소서 보소서 당신 뜻 제 안에 이루어 지게 하소서.)

 

네 나병 환자는 예수님께 찾아와서 치유를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도 망설이지 말고 예수님께 “당신은 저를 치유 해 주시고, 해결해 주실 분이시니, 제가 왔습니다. 고쳐주시고 낮게 해 주십시오.”하고 간청 합시다. 예수님의 치유와 해결을 믿고, 맡겨진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현존을 모시고 드러내며, 기쁘게 살면서 내 삶에서 그분의 놀라우신 일을 전하는 제자요 또 사도로서 살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성령의 목소리를 들으며, 날마다의 문제가 (사실 문제는 날마다 있잖습니까?) 해결되도록, 오늘도 이끄심에 따라 그리스도 신자로서 기쁘게 행복하게 살도록 합시다. 노래의 이탈리아어 가사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cco mi ecco mi signore io vengo ecco mi ecco mi si compia me la tua volontà.”(보소서 보소서 주님 제가 왔나이다. 보소서 보소서 당신 뜻 제 안에 이루어 지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