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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함께 만드는 더 나은 미래 (대구가톨릭대학교 입학미사 강론)
   2023/02/23  15:28

대구가톨릭대학교 입학미사

 

2023. 02. 21. 하양 캠퍼스 대강당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하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고등학교 시절은 코로나19라는 펜데믹 속에서 특별히 어려운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우리 대학에 입학하셨으니 참으로 축하드릴 일이라 생각됩니다.

 

지난 1월에 성한기 요셉 총장님께서 우리 대학의 제28대 총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성한기 총장님께서는 1990년 3월부터 우리 대학에 오셔서 지난 33년 동안 교수로 봉직하시면서 주요 보직을 두루 맡으셨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우리 대학을 잘 알고, 우리 학생들을 잘 알 뿐만 아니라, 대학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성한기 총장님께서는 이번에 중대한 책임을 맡으시면서 ‘함께 만드는 더 나은 미래, Together We Ca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큰 발걸음을 내딛고자 하십니다. 이 슬로건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한다면 할 수 있습니다.

교육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은 가르치고 배우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잘 가르쳐야 할 것이고, 학생들은 잘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잘 가르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학생들도 잘 배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책임을 다 하면서 함께 할 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명성황후’를 아시지요? 조선의 제26대 국왕이자 대한제국의 초대 황제인 고종의 부인이지요. 통상 ‘민비’라고 부릅니다만, 고종이 대한제국의 황제가 되면서 민비를 ‘명성황후’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정사인지 야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고종 임금의 아버지 대원군이 섭정을 할 때, 며느리를 뽑기 위해서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 중에 하나가 무엇이냐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무엇입니까? 그때 민씨 여식이 ‘소금’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비로 채택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소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소금이 하도 귀하니까 화폐 역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직장인, 즉 봉급쟁이를 ‘샐러리맨’이라고 하지요. 그 ‘샐러리’라는 말이 ‘소금(라; salarium)’이라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5,13-16)에서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은 음식에 맛을 내든지 부패를 막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입니다.

경북 안동의 유명한 음식이 무엇입니까? ‘간고등어’입니다. 그러면 영천의 유명한 음식은요? ‘돔배기’입니다. 둘 다 바다 물고기로 만든 것인데, 바다가 없는 지방에서 유명한 음식이 된 이유는, 소금으로 적당하게 간을 쳐서 맛이 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고 하신 것은 우리들이 ‘세상 속에서 살면서 세상을 맛나고 풍요롭게 만들어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세상의 불의와 부패를 막는 소금의 역할을 다 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등불은 등경 위에 놓는 것이지 함지박 속에 놓는 것이 아닙니다. 등경 위에 놓아야 온 집 안을 비출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우리 대학에 들어와서 배움의 횃불, 지식의 횃불, 진리와 사랑의 횃불을 높이 들고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우리 대학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대학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