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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대공동체처럼 (이민의 날 미사 강론)
   2014/05/02  18:1

이민의 날 미사


2014 04 27. 주교좌계산성당


 찬미예수님! 주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알렐루야!

 오늘 세계 이민의 날을 맞이하여 제4회 이주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예년처럼 퍼레이드를 하고 음식 잔치도 하려고 하였는데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기 때문에 그런 외부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압니다. 그 대신 이주민 여러분들이 미사 전에 성모당 앞에 모여 이번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그 가족들을 위하여 로사리오 기도를 바쳤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참사는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도 100명 이상의 실종자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여튼 이번 참사로 희생된 모든 영혼들을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영원한 품 안에 고이 받아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해 주시고 힘을 주시기를 빕니다.

 

 오늘날 이 대한민국에는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인연과 동기로 이주해 와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도 역시 세계 여러 나라에 나가서 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오늘날은 글로벌시대입니다. 지구촌시대입니다. 필요에 따라 다른 민족, 다른 문화가 같이 섞여서 사는 것이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의 세계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나라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에 같이 어울려 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서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오늘 이민의 날 담화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민과 난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배척의 문화’의 특징인 방어와 두려움, 무관심과 소외의 태도에서 벗어나, ‘만남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태도로 나아가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인간 존엄을 이루는 바탕은 효율성과 생산성, 사회 계층, 인종적 또는 종교적 소속이라는 기준에 있기보다는,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더 나아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민과 난민에게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환대하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는 형제자매를 알아보아야 하고, 다른 이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그리고 여러분을 돕는 데에 헌신하며 온 힘을 쏟는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할 것을 약속드리며 진심어린 교황 강복을 보내 드립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이 세상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귀한 자녀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하며, 그래서 어떤 사람이든 환대하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할 형제자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며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당신 외아드님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하느님의 이 자비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자비로운 것처럼 우리들도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로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아주 기쁜 일이 있는 날입니다. 아마 지금 시각으로 로마에서 곧 진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교황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오늘 성인으로 시성되는 것입니다. 

 이분들이 어떤 분이신지 다들 아시겠지만, 요한 23세 교황님께서는 1962년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개최하신 것으로 유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해 우리 교구를 대목구에서 대교구로 승격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그 당시 공산권이었던 폴란드 출신이라는 것이 큰 특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990년대 초에 동구라파의 공산정권들이 무너지는 데 있어서 교황님의 존재가 큰 역할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교황님께서는 27년의 재임기간 동안 수많은 나라를 사목방문 하셨는데 우리나라에도 두 번 다녀가셨습니다. 1984년 5월에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하셨을 때는 우리나라의 103위 순교복자들을 성인품에 올리셨습니다. 그리고 5월 5일에는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청소년대회 미사를 집전하셨고 이곳 계산성당에 들리셔서 어린이들을 축복하셨으며 성모당에 오셔서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5월 5일 저녁에 성모당에서 이 두 분 교황님의 시성을 감사드리는 미사를 봉헌할 계획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두 분 성인 교황님께서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위해서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 2장은 이상적인 초대교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사람들을 보태어 주셨다.”(46-47)

 우리 믿는 사람들의 모든 공동체가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땅에 살면서 하느님께 대한 좋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가지고 열심히 살며 모두 행복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