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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씀과 실천의 복음선포 (제49회 가톨릭 신학원 졸업식 강론)
   2016/12/06  18:25

제49회 가톨릭 신학원 졸업식 강론

 

2016.12.3. 대구가톨릭대학교 성 유스티노 성당

 

+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대축일입니다. 오늘 제49회 가톨릭 신학원 졸업식에서 졸업하시는 수녀님들과 하객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복음(마르 16,15-20)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5-16). 모든 민족들이 믿어 구원을 받게 하도록 우리 제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서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의 첫머리에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느님의 영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마태 12,28)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가 예수님의 현존과 연결되며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의 복음은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나라의 실현이라고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초대 교회에서 미사를 거행할 때, 말씀 전례에서 구약 성경 말씀을 봉독하고 풀이하던 시간에 사도들은 자연스럽게 예수님 생애의 사건들, 곧 예수님의 현존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지상에 현존하고 있는 그런 상황들을 다양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과 동고동락했던 목격증인들이 나이가 많아지자 차례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전례 공동체는 그들의 말을 기록할 필요성이 생겼으며 이렇게 기록된 것을 ‘복음’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복음은 흔히 예수님의 생애를 전해주는 책, 곧 복음서라고 이해하고 복음 선포는 미사나 말씀 전례나 교리시간에 성경 말씀을 봉독하고 해설하는 것으로 알아듣는 것 같습니다. 이 단계의 복음 선포는 기본적으로는 복음을 읽고 설명해주면서, 예수님이 바로 구원의 기쁜 소식이며, 예수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하여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고,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알립니다. 그러나 이는 예수님을 역사적 과거 시점으로 소개하는 지극히 부족한 복음 선포입니다.

 

예수님은 복음 자체, 구원의 기쁜 소식 자체이기 때문에, 예수님을 모시고 살면서 하느님 나라가 나의 삶을 통하여 실현되는 모습을 밝히 드러내는 것은, 신앙생활 실천을 통한 복음 선포, 말로 할뿐만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는 복음 선포가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마르 16,20)라는 모습이 바로 말씀과 실천을 겸비한 복음 선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졸업하시는 수녀님들과 우리 모두는 참된 복음 선포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말로는 복음을 선포하고 생활로는 복음적이지 못한 삶을 살면 우리는 말뿐인 사람,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람, 복음을 헛되이 전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 자리에 모시고,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의 기쁨을, 온갖 시련과 괴로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 꿋꿋한 신앙을 밝히 드러내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로마 13,14)하는 말씀처럼 우리의 얼굴을 통하여, 우리의 행동을 통하여, 우리의 손길을 통하여, 우리의 말을 통하여, 우리의 마음을 통하여, 우리의 실천을 통하여 복음 곧 예수님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그분의 참된 제자가 되기로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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