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깨어 있는 신앙인 (죽도본당 70주년 감사미사 및 견진성사 강론) |
2020/12/01 16:26 |
죽도본당 70주년, 성모당 축복식, 견진성사
2020. 11. 29. 대림 제1주일
오늘 죽도본당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 마련한 ‘성모당’을 미사 전에 축복하였고, 지금은 7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미사 중에는 60여 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을 것입니다. 이 모든 일에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죽도본당과 모든 교우들에게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개신교보다 100년 먼저 들어왔습니다만 전반기 100년 동안은 심한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포항 지역은 우리 교구 안에서 늦게 본당이 설립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포항에 개신교 교회가 들어선 지는 100년 훨씬 넘었지만 우리는 이제 70년이 되었습니다.
포항본당은 1945년 해방 직후인 9월에 경주본당의 정행만 신부님이 포항 덕산동에서 서마리아 씨 집에서 한 7-8명가량의 신자들을 모아놓고 첫미사를 봉헌함으로써 공소로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47년 11월에 현재의 이 성당 부지를 매입하였고, 드디어 1950년 4월 15일에 초대 주임으로 김경우 아릭스 신부님이 부임함으로써 본당으로 설립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두 달 만에 6.25동란이 터지고 폭격으로 임시성당으로 쓰던 가옥은 소실이 되었고 신부님도 교구로 가셨다고 합니다. 그 후 전쟁 중이라 한 1년 이상 사목자가 없다가 2대 주임으로 김두호 알로이시오 신부님이 1952년 3월에 오셔서 새로 성당을 지어서 포항 지역 선교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1960년에 안덕화 신부님 계실 때 다시 제대로 된 성당을 지었고 주보성인으로 성녀 소화 데레사를 모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포항본당이 그동안 수많은 본당으로 분할되고 발전하여 현재의 죽도본당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박성대 신부님 계실 때 현재의 이 성전과 사제관을 건축하였습니다. 포항 지역 복음화의 중심에는 늘 모 본당인 죽도본당이 있었습니다. 저는 한 30여 년 전에 덕수본당에서 사목하였는데 죽도본당이 늘 따라가야 될 모델이었습니다.
김도율 신부님이 부임하신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만 이번에 성모당을 만들고 대문을 멋있게 다시 만들었습니다. ‘왜 성모당을 만들려고 하느냐’고 알아보니까 원래 성모상이 담벼락 밑에 홀로 서있었는데 담 뒤에는 모텔들이 보이고 해서 그것들을 가릴 겸 성모님께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성모당을 축복하였습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들을 보호해 주시고 우리들의 기도를 하느님께 잘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오늘 죽도본당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70년 동안 죽도본당 발전과 포항지역 복음화를 위해 수고하신 역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그리고 역대 본당 회장님들을 비롯한 모든 교우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큰 은총으로 갚아주시기를 빕니다.
오늘은 60여 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습니다. 이분들에게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빕니다. 2000년 전 오순절 날에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렸던 그 성령께서 오늘 이분들에게 내리시어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확고하게 변화시켜주시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기도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로 ‘성령 특은의 인호’을 받는 성사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전에 우리가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확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예전에 물과 성령으로 세례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하느님께 대한 믿음도 약하고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도 약합니다. 이렇게 믿음이 약하기 때문에 사랑의 실천도 약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성령의 은혜를 내리셔서 그 모든 것을 강하고 단단하게 하여 성숙한 신앙인이 되게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있게 전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가톨릭 전례력으로 대림시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오늘 대구주보를 보시면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라는 제목과 ‘하느님 말씀을 따라’라는 소제목의 2021년도 교구장 사목교서가 실린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목교서를 여러분들이 읽어보시고 잘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대구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이 사목교서를 가지고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원래 새해 사목교서를 11월 초에 있는 사제총회에서 주교가 총회에 참석한 신부님들에게 발표를 하고, 대림 제1주일에는 각 본당 신부님들이 신자들에게 발표를 하여 새해에 우리 교구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 알리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주보에 난 교서를 잘 읽어보시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내년 11월 27일까지가 한국천주교회 희년입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인 것입니다. 우리 교구 홈 페이지를 방문하시면 희년과 희년 전대사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4대리구 희년 순례지는 경주의 성건성당과 진목정 성지, 그리고 포항의 흥해성당입니다.
내년은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탄생 200주년이기도 합니다. 최양업 신부님도 김대건 신부님과 같은 해에 태어나셨고 마카오로 유학도 같이 갔습니다만, 아직 복자도, 성인도 되지 못하였습니다. 10여 년 동안 그 당시 충청도와 강원도와 경상도의 교우촌 곳곳을 방문하면서 땀의 순교를 하신 최양업 신부님께서 빨리 시복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1821년 8월 21일 충남 당진 솔뫼에서 태어나서 1846년 9월 16일에 한강변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을 받고 순교하셨습니다.
이번 희년의 주제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당신이 천주교인이오?”입니다. 이 말은 김대건 신부님이 옥중에서 취조 받을 때 관장이 물은 말입니다. 김 신부님이 어떻게 대답하셨겠습니까?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하고 대답하셨던 것입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라는 말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묻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그리고 우리가 천주교인이라면 천주교인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복음은 마르코 복음 13,33-37을 봉독했는데, 예수님께서 “깨어 있어라.”라는 말씀을 세 번이나 하셨습니다. “깨어 있어라.”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는 것입니다.
‘대림절’은 깨어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대림’이란 말은 ‘오심을 기다린다.’는 말인데 ‘주님이 곧 오시니 깨어 기다리라’는 뜻입니다.
지난 목요일 오후부터 오늘 오전까지 KBS 다큐멘터리 팀이 서울에서 내려와서 대구 성모당을 취재하였습니다. 우리 교구청 대문은 아침 5시에 열고 밤 11시에 닫는데, 3박4일 동안 카메라 4대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성모당을 오고 가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들을 찍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미 찍혔습니다. ‘다큐3일’이란 프로인데 KBS2에서 12월 13일 밤 11시에 방영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새삼 체험한 것은 카메라에 언제 찍힐지 모르니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주님 은총 안에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주님의 뜻, 주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합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 강론을 마치면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신앙을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견진대상자들을 위해 성령안수기도를 바치고, 견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여러분들은 주님께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더욱 성숙한 신앙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기도합시다.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를 진정으로 회개시켜주시고 우리를 거룩하게 변화시켜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녀 소화 데레사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