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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사 예수님처럼 (대구대교구 가톨릭 의사의 날 미사 강론)
   2015/11/04  9:16

대구대교구 가톨릭 의사의 날 미사


2015. 10. 31.


 10월의 마지막 날에 ‘대구 가톨릭 의사의 날’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다들 바쁘신 가운데서도 오늘 이 미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대구 가톨릭 의사회가 1960년 10월 1일에 창립되었으니까 올해로 55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55년 간 대구 가톨릭의사회를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에 사람이 하는 일들이 많지만 그 중에 의사 선생님들이 하는 일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의사는 바로 인간의 생명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인간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손에 그 귀중한 생명이 달려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스스로 의사가 되었다고, 다시 말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대부분 생각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을 의사로 부르신 것입니다. 병들고 힘든 사람들을 치유해주라고 말입니다. 

 예수님도 한편으로 의사였고 병든 자를 치유하는 분이셨습니다. 그 예수님께서 지금은 지상에 안 계시기 때문에 이제 여러분의 손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하시던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하시는 일이 얼마나 소중합니까!

 그런데 그 소중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자세로 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같은 일을 해도 자기 이익과 자기 영달을 위해서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영달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의 소명을 다 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입니까? 

 장기려 박사님이 6.25동란으로 부산으로 피난 와서 무료진료병원을 세웠고 평생을 의사로서 살면서 많은 환자들을 고쳐주었고 또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만,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집 한 채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자신을 두고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가 하고 말들을 했을 때 그는 ‘바보라는 말을 들으면 그의 삶은 성공한 삶입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남수단에서 사제로서, 또 의사로서 봉사하며 살다가 한 5년 전에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님도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바보처럼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를 ‘바보’라고 했던 분이 또 계십니다. 김수환 추기경이십니다. 추기경께서는 ‘남의 밥이 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남의 밥이 되고 싶다’는 사람처럼 바보스러운 사람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던 분들이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며 복된 사람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5,1012)은 산상설교 중에서 참된 행복, 진복팔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에서 여덟 번 “행복하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자비로운 사람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약삭빠른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불행하다고 여길 정도의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이 진복팔단의 참뜻을 우리는 잘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천국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계시는 모든 성인들을 기리며 그분들을 본받고자 오늘의 이 축일을 지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성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 하면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진복팔단을 그대로 살았던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대구 가톨릭 의사의 날 주제가 ‘주님! 저 여기 있습니다.’ 이지요? 성경에 주님께서 부르셨을 때 많은 예언자들과 제자들이, 그리고 성모님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분부만 하십시오. 제가 대령했나이다.”

 이렇게 대답하며 주님을 따르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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