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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여러분의 힘 (사도직 협조자 부름미사 강론)
   2016/01/27  9:29

사도직 협조자 부름미사


2016. 01. 24.

 

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필요한 사람을 직접 부르셔서 그를 통하여 백성들을 가르치며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아브라함도 그렇고 모세와 사무엘과 다윗왕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하면서 일생을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도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우선적으로 하신 것이 제자들을 부르시는 일이었습니다. 당신 구원사업에 필요한 사람들을 제자로, 그리고 사도로 부르시고 3년 동안 그들과 동고동락하시면서 가르치고 양성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당신의 구원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거의 다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부활의 증인으로 살았으며 초대교회를 이끌어 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부르신 사람도 사울 왕이나 유다 사도 같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사람을 잘못 뽑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고 자신의 꾐에 빠져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하여튼 우리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면서 부르신 그분의 뜻에 따라 살기로 다짐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특별히 부르실 때는 어떤 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대부분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도 성전과 회당에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내용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느헤미야 8,2-4.5-6.8-10 은 새 성당 봉헌미사에서 많이 봉독되는 성경말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유배에서 벗어나 예루살렘에 돌아오니 성과 성전이 다 파괴되고 없었습니다. 그래서 온 백성이 성을 다시 세우고 성전을 다시 지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새로 지은 성전에서 사제 에즈라가 율법서를 읽는데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제 에즈라는 백성들을 타일렀습니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 땅에서 성전도 없이, 성경말씀도 제대로 듣지 못하면서 압박과 설음으로 살았던 그들이 자신들이 지은 성전 안에서 하느님께서 손수 뽑으신 사제의 입을 통하여 말씀을 듣게 되니까 얼마나 감격하였겠습니까!
오늘날 우리들은 하느님 말씀을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오늘 복음(루카 1,1-4; 4,14-21)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나자렛의 한 회당으로 들어가셔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펼쳐서 읽으시는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18-19) 
예수님께서 그야말로 희년을 선포하셨습니다. 당신의 오심이, 당신의 존재가 희년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21)
오늘 복음말씀은 복음 선포자가 어떤 일을 하여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에즈라 사제는 백성들을 격려하면서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느헤미야 8,10)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이 우리들의 힘입니다. 우리들은 그 기쁨으로 사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복음 선포자가 주님이 주시는 기쁨이 아니라 세상이 주는 즐거움으로 살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한 2년 전에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을 발표하셨고, 작년 자비의 주일에는 칙서 ‘자비의 얼굴’을 통하여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하셨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오늘날 복음 선포자들이 무엇을 선포해야 하는지, 그리고 복음 선포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복음의 기쁨으로 살고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비로운 것처럼 우리들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주님의 ‘자비의 얼굴’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당신 사람으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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